한화그룹의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범LG 계열 급식·식자재 유통업체 아워홈을 인수한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11일 구본성 전 아워홈 부회장과 둘째 구미현 아워홈 회장 외 특수관계인 2인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이들이 보유한 아워홈 지분 1337만6512주(58.6%)를 8695억원에 양수할 예정다. 양수 예정 일자는 오는 4월 29일이다.
인수대금 중 2500억원은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대고 나머지는 재무적 투자자(FI)와 인수금융을 통해 조달할 계획이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이번 인수를 위해 '우리집에프앤비(가칭)'를 설립한다. 우리집에프앤비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로부터 2500억원을 출자 받아 아워홈 인수 주체로 나선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우선 1155만950주를 인수한 후 나머지 182만5562주(8.00%)를 당사자간 합의한 기한 내에 매수하기로 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이번 인수로 5년 만에 급식·식자재 유통업에 다시 뛰어든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지난 2020년 단체급식·식자재 유통(FC) 부문(현 푸디스트)을 별도 법인으로 분할하고 사모펀드(PEF) 운용사 VIG파트너스에 매각하면서 시장에서 철수한 바 있다.
이번 인수는 한화그룹 3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한화호텔앤드리조트 부사장이 주도했다. 김 부사장은 아워홈의 급식·식자재 유통업을 통해 안정적인 매출을 낼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아워홈은 고(故) 구자학 선대회장이 2000년 LG유통(현 GS리테일) 식품서비스 부문을 들고 LG그룹에서 독립하며 세워진 회사다. 아워홈은 최근 10년간 구자학 선대회장의 장남 구본성 전 부회장과 막내딸 구지은 아워홈 전 부회장간의 경영권 분쟁을 겪었다. 구본성 전 부회장은 동생 구미현 회장과 손을 잡으며 지난해 경영권 분쟁에 승기를 잡은 후부터 회사 매각을 추진해왔다.
한편 구지은 전 부회장은 아워홈 매각에 반대하고 있다. 구지은 전 부회장은 아워홈 지분 20.67%를 가진 2대 주주다. 구 전 부회장은 우선매수권을 들어 법적 대응에 나설 전망이다. 아워홈 정관에는 주주 중 누군가가 지분을 팔 때 나머지 주주들이 이 지분을 먼저 살 수 있는 우선매수권이 명시돼 있다. 다만 이 조항의 효력에 대해서는 한화그룹과 구본성 전 부회장, 구미현 회장 측과 구지은 전 부회장 측의 입장이 엇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