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K' 먹힌다…유통업계가 일본으로 향하는 이유

  • 2026.08.14(금) 10:00

화장품에 백화점까지…일본 공략 사활
친숙한 'K'…진입장벽 낮아진 소비 시장
브랜드 알리기 넘어 '경쟁력 증명' 시대

/그래픽=비즈워치

일본이 국내 유통업계의 핵심 수출 시장으로 다시 떠오르고 있다. 젊은 소비층을 중심으로 달라진 소비 문화와 K콘텐츠 확산에 따라 한국에 대한 친숙도가 높아지면서 분위기가 변화하고 있어서다. 한국 소비재가 현지 소비자들의 일상적인 선택지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진입장벽 낮췄다

최근 한국 브랜드는 일본 소비 시장에서 존재감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K뷰티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일본으로 수출된 화장품은 5억8000만달러(약 8194억원)로 나타났다. 지난 2022년 상반기 수출액이 4억1000만달러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5년 새 41.7% 증가했다. 강점을 가진 기초 화장품 비중이 전체의 65.7%를 차지하며 수출을 견인했다.

과거 일본 화장품 시장은 '대기업도 뚫기 어려운 철옹성'으로 꼽혔다. 자국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강해 해외 브랜드가 현지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까지 상당한 시간과 비용을 들여야해서다. 이 때문에 국내 뷰티 대기업인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2014년 일본 시장 진출 8년 만에 백화점용 럭셔리 브랜드였던 '아모레퍼시픽(AP)' 매장 문을 줄줄이 닫기도 했다.

/그래픽=비즈워치

하지만 이런 분위기는 최근 완화되는 추세다. 올해 상반기 '큐텐재팬 메가 뷰티 어워즈' 전체 수상 제품 50개 중 K뷰티 제품은 총 38개였다. 종합 부문에서는 코스알엑스와 아누아가, 자외선 차단(UV) 부문에서는 스킨1004와 조선미녀가 각각 1·2위를 차지했다. 큐텐재팬은 일본 젊은 소비자가 온라인에서 화장품을 구매하는 주요 이커머스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라는 강력한 확산 플랫폼이 생겼다는 점을 달라진 배경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한국 브랜드가 잘 되는 해외 시장은 대부분 SNS 침투력이 높다. 일본에 진출한 한국 화장품이 직접 현지 유통망을 확보하며 브랜드 이름을 알리던 때와 달리 시장 진입 전 SNS를 통해 소비자와의 관계를 형성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이는 비단 K뷰티에만 한정되지 않고 있다. K콘텐츠를 통해 한국 라이프스타일에 익숙해진 일본 소비자들은 이제 한국인이 입는 옷과 한국식 스타일 자체를 하나의 소비 대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K패션 대표 플랫폼' 무신사만 봐도 알 수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무신사 글로벌 스토어에서 발생한 일본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약 150% 증가했다.

지난 4월 열린 무신사 도쿄 팝업 스토어에서 방문객들이 쇼핑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무신사

무신사의 가장 큰 경쟁력은 일본 소비자가 원하는 'K패션 트렌드'를 한자리에서 보여줄 수 있는 점이다. 무신사는 한국에서 성장한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와 스트리트 브랜드를 다수 확보하고 있다. 이를 단순 온라인에만 머물지 않고 현지 주요 상권에 팝업 스토어를 오픈하는 등 K패션 브랜드와 일본 소비자를 서로 연결해주는 '게이트웨이'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전통적인 '내수 기업'으로 꼽혀온 백화점이 일본에 진출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현대백화점은 지난달부터 도쿄에서 플래그십 매장 '더현대'를 운영하고 있다. 무신사와 마찬가지로 통관부터 물류, 마케팅 등 개별 브랜드가 단독으로 추진하기 어려운 진출 과정 전반을 지원하고 있다. 오픈 직후 약 2주 만에 매출 목표치의 30%를 초과 달성했다.아시아 진출 교두보

국내 기업들이 일본을 주목하는 배경은 또 있다. 새로운 브랜드와 상품을 신중하게 선택하려는 특성이 강했던 일본에서 최근 확산되고 있는 '오시카츠'가 대표적이다. 오시카츠는 자신이 좋아하는 대상이나 콘텐츠 등을 적극적으로 응원하고 관련 상품에 기꺼이 시간과 돈을 투자하는 일본의 소비 문화다.

이는 곧 한국 브랜드에게 기회가 되고 있다. 취향과 정체성을 표현하는 문화가 확산하면서 새로운 브랜드가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한류의 범위가 K팝과 K드라마에 머물지 않고 일상적인 소비 영역까지 넓어지면서 한국 브랜드 역시 '일본 소비자가 좋아하는 대상' 중 하나로 편입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본 도쿄 오모테산도에 위치한 '더현대'./사진=현대백화점

일본 시장이 K브랜드의 아시아 시장 확대 과정에서 중간다리 역할을 한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일본처럼 경쟁이 치열한 선진 소비시장에서 실제 소비자의 선택을 받은 브랜드는 해외 바이어나 유통 기업이 바라보는 사업 안정성에서 차이가 날 수 있다는 게 이유다. 특히 인접한 동남아에서는 일본의 대중적인 소비 문화가 오랜 기간 영향을 주고 있다.

업계에서는 향후 국내 유통 기업의 일본 공략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국내에서 만든 상품을 수출해 파는 방식에서 벗어나, 유통기업이 직접 현지 인프라를 갖추고 K브랜드의 현지 성장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접근이 넓어지고 있어서다. 이에 따라 현지 법인과의 파트너십 구축은 물론 물류 인프라 확보 등 투자도 한층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일본 소비자에게 한국 브랜드를 알리는 것 자체가 중요한 과제였다면 지금은 얼마큼의 경쟁력이 있는지를 증명해야 하는 단계가 됐다"며 "일본 소비자들의 세분화된 구매 기준에 맞춰 상품력과 가격 경쟁력, 현지에 맞춘 운영 능력을 함께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naver daum
  • 오늘의 운세
  • 오늘의 투자운
  • 정통 사주
  • 고민 구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