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건강 음료(리프레시먼트) 부문이 좀처럼 반등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화장품과 생활용품 사업이 수익성을 회복하는 동안 복합적인 악재에 발목이 잡히면서다. 단순한 부진을 넘어 음료 사업의 성장 전략을 재점검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요원한 회복
LG생활건강 음료 사업부의 상반기 기준 영업이익은 89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7% 감소했다. 같은 기간 화장품과 생활용품의 영업이익이 각각 33.6%, 4.8%씩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대조되는 분위기다.
LG생활건강은 화장품과 생활용품, 음료 세 개 사업부로 운영되고 있다. 이 중 화장품은 중국 해외 시장을 다각화하면서 수익성이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생활용품도 '원인균 제거' 등 기능성을 강화한 전략이 성과로 이어졌다.
반면 음료 사업부는 반등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음료 사업부의 부진이 올해만의 일이 아니라는 점도 문제다. 음료 사업부의 영업이익은 2022년 2122억원에서 지난해 1420억원으로 3년 사이 33.1% 줄었다. 상반기 기준 실적도 2년 연속 뒷걸음질치면서 단순한 일시적 부진이 아니라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에선 음료 사업부의 수익성 악화의 원인을 코카콜라에서 찾고 있다. LG생활건강은 미국 코카콜라 본사로부터 원액을 공급받아 국내에서 코카콜라를 '병입 생산(보틀링)'하고 있다. 현재 코카콜라는 LG생활건강 음료 사업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효자다. 문제는 코카콜라가 최근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는 '제로콜라' 시장에서 강자가 아니라는 점이다.
최근 탄산음료 시장은 건강 관리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높아지면서 오리지널 콜라 수요가 줄어드는 반면 '제로' 제품을 중심으로 한 경쟁은 치열해지는 추세다. 실제로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국내 제로콜라 시장 규모는 2021년 73억원에서 지난해 2882억원으로 약 40배 확대됐다.
코카콜라는 2000년대 초 국내에 제로 제품을 출시한 이후 15년 가까이 '오리지널의 대체재' 역할을 하며 제로 시장에서 독주를 이어간 바 있다. 그러나 2021년 펩시가 제로콜라 특유의 이질감을 해소한 '펩시 제로 라임'을 내놓고 공격적인 마케팅까지 펼치면서 '원조'인 코카콜라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기준 코카콜라의 제로콜라 시장 점유율은 53%까지 낮아진 상황이다.
레드오션
코카콜라에 의존하는 사업 구조는 해외 진출 측면에서도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코카콜라 미국 본사와 국내 판매를 전제로 한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운영 중이다. 자체적으로 이들 제품의 수출을 확대할 수 없다. 국내 음료업체들이 내수 침체의 돌파구를 해외에서 찾는 것과 달리 음료 사업의 성장을 꾀하기 어려운 구조적인 한계를 안고 있는 셈이다.
LG생활건강이 코카콜라를 대체할 만한 다른 음료를 발굴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LG생활건강은 지난 1분기 몬스터에너지 핑크 자몽맛 제로 슈거 '울트라 판타지 루비 레드' 출시한 데 이어 2분기에는 포도맛 '울트라 바이올렛'을 출시하며 변화하는 소비자 트렌드에 대응하기도 했다. 다만 몬스터에너지는 코카콜라처럼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갖추지 못해 코카콜라의 성장 둔화를 상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업계는 LG생활건강의 음료 사업이 회복하기 위해선 제품 다각화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최근 음료 시장은 제로 음료를 선택하는 트렌드를 넘어 기능성 성분을 강화한 제품에 대한 관심도가 커지고 있다. 여기에 LG생활건강이 지난 2011년 인수한 해태htb(옛 해태음료) 매각에 착수하면서 음료 사업 자체가 축소될 여지도 남아 있는 만큼 제품 차별화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LG생활건강 역시 포트폴리오 재편을 중점적인 과제로 보고 있다. LG생활건강은 해태htb 매각 이후 음료 사업의 무게중심이 코카콜라에 쏠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추가적인 음료 브랜드 인수, 자체 음료 브랜드 육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비대면 소비 시대에 맞춘 온라인 채널 육성에도 적극 나서겠다는 구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음료 시장은 이미 성장이 어느 정도 정체된 데다, 제로 제품을 중심으로 한 업체 간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어 단순히 신제품을 계속 내놓는 것만으로는 판매량을 크게 늘리기 쉽지 않다"며 "코카콜라를 안정적인 수익원으로 유지하면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얼마나 만들어낼 수 있느냐가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