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PMI)이 한국 비연소 담배 사업에 속도를 낸다. 그동안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에 집중됐던 카테고리를 액상형 전자담배까지 넓혀 성인 흡연자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는 게 핵심이다. PMI는 이번 투트랙 전략을 앞세워 한국 사업 구조를 비연소 제품으로 전환, 장기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액상형 승부수
PMI의 한국 법인 한국필립모리스는 지난 19~20일 양일간 서울 강남구 소재 아이코스 스토어 가로수길점에서 액상형 전자담배 디바이스 '비브 인 프라임'의 국내 공식 론칭을 기념하는 '비브 바이 아이코스' 기자 간담회를 진행했다. 한국필립모리스는 이 자리에서 비브를 비롯해 전용 액상 포드 '비비 인 프라임'을 소개했다. 두 제품은 오는 26일부터 전국 1만4000여개 편의점과 일부 베이프샵 등에서 판매될 예정이다.
PMI가 한국 시장에 액상형 전자담배를 선보인 건 이번이 처음이다. PMI는 그동안 유럽 시장을 중심으로 비브 사업을 전개해왔다. 특히 올해 상반기에는 독일, 루마니아, 그리스 등 주요 시장의 성장세에 힘입어 비브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72% 증가하기도 했다. 덕분에 비브는 현재 유럽 폐쇄형 포드 시장에서 1위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번에 출시된 비브 인 프라임은 글로벌에서 판매 중인 라인업에서 한 단계 진화한 프리미엄 버전이다. 한국 소비자들의 전자담배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한국 시장 내 액상형 전자담배 경쟁이 치열한 상황을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배터리 충전이 불가능했던 '비브 나우'와 '비브 원'의 코일 방식으로 가열하는 기술적 한계를 보완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어드밴스베이프 인덕션 시스템'이다. 기존 액상형 전자담배는 액상을 가열하는 과정에서 맛의 편차가 발생한다는 점이 약점으로 꼽혔다. 여기에 액상이 부족한 상태에서 제품을 사용할 때 탄맛이 느껴지는 경우도 많다. PMI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고자 액상과 포드 내부의 가열체 간 직접적인 접촉을 최소화, 액상을 균일하게 가열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사용자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스마트 햅틱 기능도 새롭게 추가했다. 사용자가 흡입할 때의 반응 등을 진동으로 알려주는 '리스폰시브 드로우'와 '액상 부족 감지'가 대표적이다. 사용자가 기기 상태를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기능들을 탑재해 액상형 전자담배에서도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의도다.
액상 사용 구조를 바꾼 점 역시 주목할 부분이다. 현재 국내에 유통되는 액상형 전자담배는 사용자가 액상을 직접 주입 또는 리필하는 오픈형, 기기와 액상 저장부가 서로 분리되지 않는 일체형 시스템이 대부분이다. 이와 달리 비브는 전용 액상 포드만 따로 구매해 교체하는 방식을 구현했다. 제품 성분과 사용 방식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한 결정이라는 설명이다.발 빠른 대응
업계에서는 한국 담배 제도 변화가 PMI의 시장 진출 배경이 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4월 개정 담배사업법이 시행되면서 담배의 법적 정의가 단순 '연초의 잎'에서 '연초 또는 니코틴'으로 확대됐다. 이에 따라 합성 니코틴을 사용하는 액상형 전자담배까지도 담배 규제 체계에 포함됐다. 기존 일반 담배와 마찬가지로 과세·관리체계 편입은 물론 온라인 판매, 택배 배송이 제한되면서 시장 진입 장벽이 한층 높아진 셈이다.
하지만 PMI에게는 오히려 기회라는 평가다. 일반 담배와 궐련형 전자담배 제품을 판매해온 경험과 전국적인 오프라인 유통망, 규제 대응 역량 등이 경쟁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필립모리스 역시 이번 담배사업법 개정에 따라 니코틴 원료, 표시 및 유통 방식에 대한 이해와 관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한국 전자담배 시장 자체가 성장하고 있다는 점도 PMI의 사업 확대를 뒷받침하는 요인이다. 실제로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일반 담배 사용률은 전년보다 1.0%포인트 감소한 반면 궐련형 전자담배와 액상형 전자담배는 각각 0.3%포인트, 0.5%포인트 확대됐다. 과거 일반 담배 중심이었던 소비 형태가 전자담배로 이동하는 흐름을 보이면서 제품군을 세분화할 여지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PMI는 오는 2030년까지 궐련형 전자담배와 액상형 전자담배 '양대 축'을 중심으로 전체 순매출 비중의 67%를 비연소 제품군에서 창출하겠다는 포부다. 지난해 기준 PMI의 비연소 제품군 비중은 42%다. 이를 위해 PMI는 최근 연구개발(R&D) 비용의 99.7%를 비연소 분야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2008년 이후 지난해까지 PMI가 비연소 제품 개발에 투입한 금액은 총 160억달러(약 22조5000억원)다.
한국필립모리스 관계자는 "태우지 않는 비연소 제품은 일반 담배 연기를 발생시키지 않아 유해 화학물질 생성 수준이 감소할 수 있어 흡연을 지속하는 성인에게 더 나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며 "품질, 사용자 경험, 책임 있는 접근 방식을 비브의 핵심 가치로 삼고 아이코스와 함께 국내 성인 흡연자에게 보다 신뢰할 수 있는 선택지를 강화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