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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이름, 다른 운명…홈플러스의 '두 갈래 길'

  • 2026.08.25(화) 09:22

영업 재개에도…홈플러스 재무 정상화 험로
익스프레스, 공급망 회복에 출점 속도 전망
엇갈린 사업 전략…회생과 성장의 '갈림길'

/그래픽=비즈워치

홈플러스와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익스프레스)의 운명이 엇갈리고 있다. 홈플러스는 재개장에도 불구, 체불 금액 변제와 협력업체 신뢰 회복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는 반면 익스프레스는 새 주인을 맞은 이후 공급망을 정상화하며 신규 출점까지 염두에 두는 모습이다. 한때 '한 지붕 아래에 있던 두 회사'의 경영 주체가 달라지면서 회생과 성장이라는 다른 길을 걷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험난한 회생

홈플러스는 지난 13일 전국에 있는 67개 점포 운영을 재개했다. 정식 운영 첫 날부터 사흘간 한우 전 품목을 최대 50% 할인하는 대규모 오픈 행사를 펼치며 고객 발길을 이끌기도 했다. 덕분에 17일까지 하루 평균 고객 수는 23만9600명, 일 매출은 8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 잠정 중단 이전(7월 2~6일)보다 각각 73.4%, 3배가량 증가한 규모다.

홈플러스가 지난달 전국 67개 점포의 영업을 재개했다. 사진은 경기도에 위치한 홈플러스 가오픈 매장 모습./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현장 분위기만 놓고 보면 홈플러스가 다시 정상 궤도에 올라선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빈 매대가 채워지고 고객이 돌아오는 것과 회사의 재무구조가 정상화되는 건 다른 문제다. 무엇보다 이번에 확보한 2000억원의 긴급운영자금(DIP)은 새로운 성장을 위한 투자금보다 인건비, 임대료 등 그동안 밀린 운영 비용을 충당하는 데 쓰이는 성격이 강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점포 매각을 통한 자금 조달 계획 역시 미지수다. 홈플러스는 오는 2028년 2월까지 동광주점과 유성점, 야탑점 등 자가 점포 19곳을 팔아 총 1조4192억원을 조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매각대금은 최대 채권자 메리츠금융그룹이 설정한 부동산신탁 담보채권을 우선 상환하는 데 사용할 예정이다. 해당 담보권을 해제해야만 나머지 보유 자가 점포들을 대출에 활용할 수 있어서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이 같은 시나리오가 현실화하기 위해선 탄탄한 수익 구조가 뒷받침 되어야 한다는 평가다. 하지만 홈플러스는 당장 영업을 통해 벌어 들일 수 있는 돈보다 써야할 돈이 훨씬 많은 상황이다. 실제로 홈플러스 상거래 공익채권단 협의회에 따르면 홈플러스의 상거래 공익채권은 지난 5월 말 기준 7939억원이다. 미지급금을 빠른 시일 내에 해결하지 못하면 원활한 상품 수급 자체가 어려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회생의 핵심'으로 꼽혔던 홈플러스 잔존사업부 인수합병(M&A) 역시 순탄치 않다. 홈플러스는 당초 대형마트와 온라인, 본사 등 잔존하고 있는 사업부문을 통째로 매각하는 인가 전 M&A를 진행해왔다. 다만 고액의 채권 문제가 아직 남아있는 데다, 다음 달 회생계획안 인가도 남아있는 만큼 홈플러스 인수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많다는 평가다.MBK 손 떠났더니

이와 달리 같은 '홈플러스' 간판을 달고 있는 익스프레스에는 활기가 돌고 있다. 익스프레스는 하림그룹의 자회사 NS홈쇼핑이 지난 6월 인수 절차를 마무리한 이후 전국 284개 점포의 상품 공급과 퀵커머스 운영 모두 안정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 중에서도 신선식품 수급률은 100% 가까이 회복됐다는 게 NS홈쇼핑의 설명이다.

NS홈쇼핑은 협력사들의 납품 불안을 해소한 것이 빠른 사업 재개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보고 있다. NS홈쇼핑은 인수 이전 협력사들 사이에서 홈플러스 재정난에 따른 상품대금 정산의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점을 감안해 지급 보증을 섰다. 납품업체들과의 신뢰 확보가 곧 상품 공급망 정상화로 연결된다는 판단에서다.

홈플러스 강동점./사진=윤서영 기자 sy@

이처럼 익스프레스와 홈플러스의 행보가 엇갈린 배경에는 경영 구조의 차이가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익스프레스는 유통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기업이 운영 주체로 올라선 반면 홈플러스는 사모펀드(PEF)가 운영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사모펀드는 인수 기업을 경영의 대상이 아닌 기업가치를 끌어올려 투자금을 회수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재무적 대상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실제로 홈플러스의 위기 역시 운영사 MBK파트너스의 급급했던 투자금 회수에서 비롯됐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MBK는 홈플러스 인수 당시부터 홈플러스 자산을 담보로 조달하는 차입매수 방식을 활용했다. 여기에 일부 점포는 건물을 매각한 뒤 다시 임차해 영업하는 '세일 앤드 리스백' 방식으로도 전환했다. 자산을 활용한 투자금 회수와 이익을 극대화하는 과정에서 홈플러스의 재무 부담이 커졌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와 달리 익스프레스는 단일 사업 자체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 있다. 대형마트와 온라인몰 등 홈플러스의 부실 사업으로부터 분리된 사업 구조로 독립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다. 여기에 하림그룹이 가진 식품 제조 역량과 NS홈쇼핑의 온라인 유통 경험을 연결할 수 있다는 점도 기존 홈플러스와는 다른 성장 기반으로 꼽힌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주류 매대./사진=NS홈쇼핑

이에 따라 두 회사의 향후 사업 전략 역시 상반된 방향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홈플러스가 기존 사업의 정상화와 채권자·협력업체 등 이해관계자와의 조정에 집중한다면 익스프레스는 독립된 경영 체제와 안정된 공급망을 바탕으로 점포 경쟁력 강화와 외형 확대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실제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익스프레스는 최근 점포 부지개발과 관련한 인력 채용에 나섰다. 신규 점포 후보지 발굴부터 예상 매출과 수익성 분석, 매장 오픈을 위한 각종 계약과 인허가 등의 업무가 주다. 단순 기존 점포를 운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신규 출점을 위한 조직 역량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업에서 사업의 경쟁력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지속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재무 여력과 신속한 의사결정 구조"라며 "익스프레스는 이제 독립된 사업자로서 성장 가능성을 증명해야 하고, 홈플러스는 회생 과정에서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얼마나 빠르게 회복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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