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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은행 중·저신용자 대출규제, 경쟁촉진 걸림돌"

  • 2023.09.20(수) 17:21

인터넷은행법 제정 5주년 기념 토론회
금융위 "중·저신용자 비중, 큰 이슈 아냐"

인터넷전문은행이 은행권 경쟁을 촉진하려면 시중은행과의 차별적인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표적으로 중·저신용자 대출비율 목표 규제가 꼽혔다. 혁신 촉진과 소비자 포용이라는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취지 가운데 소비자 포용에만 무게를 둔 것이어서 시중은행과의 경쟁을 저해한다는 지적이다. 

20일 국회 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과 케이뱅크, 카카오뱅크, 토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 3사가 공동 주관한 '인터넷전문은행법 제정 5주년 기념 토론회'에 참여한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왼쪽부터),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 서호성 케이뱅크 대표 / 사진=유진아 기자 @gnyu4

"중·저신용자 대출 신규 기준 변경 필요"

20일 열린 '인터넷전문은행법 제정 5주년 기념 토론회'에서 강경훈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발제를 통해 "인터넷전문은행 도입의 긍정적 효과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금산결합 플랫폼 성장 등 변화하는 금융환경에 맞춰 금융규제 체계의 정비가 필요하다"며 "원칙중심의 감독체계 도입과 함께 사업다각화를 위한 비대면 겸영 업무가 완화돼야 한다"고 밝혔다.

강 교수는 이어 "인터넷전문은행의 역할 중의 하나인 포용금융이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라는 협의의 개념을 넘어 확장돼야 한다"며 "현재의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 기조를 이어가기 위한 기준 변경이나 담보여신 확대를 통한 건전성 관리 노력도 수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중저신용자 대출 규제에 대해 "현재 잔액 기준은 경직적이고 중도상환 등으로 비중 관리도 어려움이 있어 경기 여건들을 반영한 신규 취급액 기준으로 변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터넷전문은행들은 전체 신용대출 잔액 대비 중·저신용자 비율을 맞춰야 한다. 중·저신용자 대출은 개인신용평가회사 코리아크레딧뷰로(KCB) 기준으로 신용평점 하위 50%(4등급 이하)에 대한 대출이다. 올해 연말까지 카카오뱅크는 30%, 케이뱅크는 32%, 토스뱅크는 44%까지 이 비중을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를 맞추다 보니 건전성 유지에도 부담이 생기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관련기사: 중저신용자 늘렸더니 건전성이 문제?…인뱅 '속탄다'(7월6일)

최근 인터넷전문은행 3사가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인터넷전문은행 3사의 신용대출 연체율은 △토스뱅크가 1.58% △케이뱅크 1.57% △카카오뱅크 0.77% 순이었다. 중·저신용 대출만 따진 연체율은 △케이뱅크 4.13% △토스뱅크 3.40% △카카오뱅크 1.68%로 나타났다.

"지속해서 제 역할 하려면 규제 덜어야"

이날 토론에서 김은경 KCB 연구소장은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이후 새로운 신용평가 모형을 통해 취약계층의 금융 접근성 향상과 부채 부담 경감을 가져왔다"면서도 "최근 취약계층을 흡수하고 공격적으로 중금리 목표를 확대해 가는 과정에서 연체율이 급격하게 상승하고 있는데, 사회적인 이슈뿐만 아니라 인터넷전문은행의 지속성에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시목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는 "법인 및 대주주에 대한 신용공여 금지, 비대면 거래 방식 등에 있어서 지나치게 엄격한 규제를 일부 완화해 인터넷전문은행이 좀 더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 측 토론자로 참석한 신진창 금융위원회 금융산업국장은 "인터넷전문은행은 모바일 앱 등을 통해 간편하고 신속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금융 이용 편의성 제고에 기여하고 있다"면서 "시중은행과 차별화되거나 금융소비자의 비용 절감이 가능한 혁신적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신규취급액 기준으로 바꿔야 한다는 등 디테일한 부분은 고민을 해보겠다"면서도 "포용성과 수용성을 균형 있게 유지해 오고 있고 금융시장에 불안 요인이 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중·저신용자 비중도 그렇게까지 아주 큰 이슈가 아닐 것으로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박충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는 "인터넷전문은행의 설립 취지가 적절히 구현되고 자율 경영이 제고될 수 있도록 리스크 중심 감독·검사를 지속해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 좌장을 맡은 안수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벤처 특화은행, 소상공인 특화은행 등 비즈니스 모델이 특화된 전문은행의 설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임을 고려할 때 인터넷전문은행의 지속 가능한 경쟁력 제고 방안과 효과적 지원을 위한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는 국회 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과거 인터넷은행법을 대표 발의한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과 케이뱅크, 카카오뱅크, 토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 3사 공동 주관으로 열렸다. 토론회에는 윤한홍 정무위원회 국민의힘 간사, 성일종 의원 등과 서호성 케이뱅크 행장,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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