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13일 대국민 앞에 고개를 숙였다. 선거 관련 뇌물수수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것을 비롯해 농림축산식품부 특별감사로 각종 비위, 특혜 등 논란이 불거지자 내린 결정이다. ▷관련기사 : 강호동 농협회장 뇌물수수 혐의에 공금 낭비까지…내부통제 난맥상(1월8일), 고개 숙인 강호동 농협회장 "농민신문·농협재단서 물러나겠다"(1월13일)
업무에 비해 과다한 연봉과 퇴직금 등으로 특혜 논란을 빚었던 농민신문사 회장 겸직 자리와 농협 재단 이사장 자리에서도 내려왔다. 최종 감사 결과 전 "뼈를 깎는 쇄신"을 하겠다고도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보여주기식 쇄신'이란 지적이 여전하다. 이번 사태의 책임을 지고 주요 임원들이 자진 사의를 표했으나 정작 가장 무거운 책임을 지고 있는 회장이 사퇴 의사를 밝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강 회장을 비롯해 이번에 사의를 표한 임원들의 잔여 임기가 두 달여 남짓인 점도 이 같은 지적이 나오는 이유로 꼽힌다.
사과는 했지만…책임은?
13일 농협중앙회에 따르면 이날 대국민 사과와 함께 지준섭 농협중앙회 전무이사(부회장), 여영현 농협상호금융 대표, 김정식 농민신문사 사장 등 주요 임원이 자진 사임 의사를 밝혔다. 최근 불거지고 있는 각종 논란에 책임을 지고 조직 내 인적 쇄신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강 회장은 이날 대국민 사과와 함께, 조직 전반에 대한 쇄신 및 제도개선 방안을 발표하며 신뢰 회복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번 사안을 단순한 위기 수습으로 끝내지 않고 농협 존재 이유와 역할을 바로 세우는 출발점으로 삼겠다"라며 "국민 신뢰를 다시 얻을 수 있도록 뼈를 깎는 쇄신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농식품부의) 최종 감사 결과가 확정되기 전 선제적 혁신으로 인적 쇄신, 제도개선, 자체 혁신을 추진하겠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들 임원 모두 2024년 3월 강 회장 취임 후 발탁된 인사들로 임기가 올해 3월 만료될 예정이었다. 사실상 임기 두 달을 남겨둔 상황에서 사의를 표한 셈이다. 강 회장이 내려놓기로 한 농민신문사 회장직 역시 오는 3월 임기가 끝날 예정이었다.
무거운 책임을 느끼고 사퇴 의사를 밝혔으나 일각에서는 책임 없이 사과만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강 회장은) 선출직으로서의 위치도 있고 사퇴만이 꼭 책임을 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책임지고 개혁을 끌어내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핵심 겸직을 내려놓을 만큼 심각하게 문제를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사를 비롯한 경영 전반을 사업전담 대표 이사 등에 맡기고 농정활동에 집중하는 등 개혁을 차질 없이 진행하려 한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농협 내부에서도 볼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농협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불거지는 문제들로 인해 내부에서도 획기적인 인적 쇄신을 바라고 있다"면서 "진행 중인 경찰 수사 결과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 있겠지만 '결자해지'가 필요해 보인다"라고 말했다.

지배구조 개혁 앞둔 농협금융지주도 영향
특히 이번 농협중앙회 특별감사는 자체 쇄신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농협의 자금줄인 NH농협금융지주, NH농협은행 등 금융권까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관련기사 : '강호동 회장발' 지배구조·내부통제 정조준…농협금융도 사정권(1월13일)
농협중앙회 주관부처인 농식품부는 지난 12일 농협중앙회 지배구조와 내부통제에 대한 대대적인 개혁에 나서기로 했다. 이어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이 참여하는 범정부 합동 감사체계를 만들어 추가 감사를 추진하기로 해 금융지주, 은행 등으로 개혁 대상이 확산할 것으로 분석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금융위, 금감원 등이 (추가 감사에) 함께 참여하면 (중앙회와) 지배구조가 연결된 금융지주, 은행 등 금융권 검사 및 지배구조, 내부통제 강화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