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의 운용 방식을 개편하고 국내 투자에 특화한 '생산적 금융 ISA'를 도입하기로 하면서 투자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습니다. 기존 ISA 장점을 줄이면서까지 국내 투자용 ISA에 혜택을 집중할 필요가 있느냐는 거죠. 세제 혜택을 미끼로 투자금을 국내 증시로 돌리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입니다.
그렇다고 손 놓고 있을 수는 없겠죠. 기존 가입자가 올해 안에 챙겨야 할 납입한도와 만기일, 두 ISA를 함께 활용하는 방법까지 짚어봅니다.

2016년 서민 재산 형성을 위해 출시된 ISA는 예·적금과 펀드, 주식 등을 한 계좌에서 운용하는 대표 절세 상품입니다. 계좌에서 발생한 이익과 손실을 합친 순수익 중 200만원(서민·농어민형 400만원)까지 비과세하고, 초과분에도 9.9%의 낮은 세율을 적용합니다. 국내 상장 미국 S&P500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장기간 모으는 투자자들에게 인기를 끌었죠.▷관련기사 : [돈MORE]출시 10년 ISA, 세금 확 줄여주는데 아직 없으세요?(2026.04.04)
만기 5년·이월 폐지…장기투자 매력 줄었다
그런데 최근 발표된 세제개편안에 따르면 2027년부터 새로 가입하거나 계약을 연장하는 ISA의 만기는 최대 5년으로 제한됩니다. 앞으로는 최대 5년마다 계좌를 해지하고 세금을 정산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지금은 의무가입기간이 3년일 뿐 최대 만기는 따로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만기를 계속 연장하면 세금을 당장 내지 않고 그 돈까지 다시 투자해 복리 효과를 키울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어려워지는 거죠.

다만 기존 가입자가 이미 설정해 둔 계약기간은 인정됩니다. 만기를 '9999년'처럼 초장기로 설정한 계좌라면 당장 새 규정을 적용받는 것은 아닙니다.
납입한도 이월 기능도 사라집니다. 지금은 연간 한도 2000만원을 채우지 못하면 남은 금액이 다음 해로 넘어갑니다. 첫해 500만원만 넣었다면 이듬해 남은 1500만원을 더해 최대 3500만원까지 납입해 돈을 굴릴 수 있습니다. 앞으로는 쓰지 못한 한도가 사라져 성과급이나 퇴직금 등 목돈이 생겨도 연간 2000만원을 넘겨 넣기 어려워집니다.
매년 한도를 채우는 투자자에게는 영향이 크지 않지만 소득이 불규칙한 자영업자·프리랜서나 목돈을 뒤늦게 넣으려는 가입자에게는 불리해지는 거죠. 이런 이유로 서민의 재산 형성을 돕겠다는 ISA 취지와 어긋난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잘 쓰던 ISA 왜 건드리나
정부는 이를 세제 혜택 축소가 아닌 '제도 정비'라고 설명합니다. 계약을 연장할 때 소득 기준과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 여부 등 가입 요건을 다시 심사해 과세 형평성을 높이고 최대 5년마다 계좌 내 소득을 정산·과세하겠다는 겁니다. 납입한도 이월 폐지의 경우 단기·일시적 투자보다 적립식 투자를 유도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습니다.
국내 투자에는 혜택을 더 늘렸습니다. 새로 도입되는 생산적 금융 ISA는 이자·배당소득을 전액 비과세하고 총 납입한도와 계약기간을 각각 2억원과 최대 10년으로 확대했습니다. 하지만 국내 주식과 국내 주식형 펀드 등에만 투자할 수 있어 국내 상장 해외지수 ETF는 담지 못합니다.▷관련기사 : 전액 비과세+소득공제까지 주는 ISA 나온다(2026.08.04)

시장 수요와 엇박자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ISA 운용자산에서 해외 ETF가 차지하는 비중은 26.5%로 알려졌습니다. 국내 상장 해외지수 ETF 등에 투자해온 가입자 입장에서는 기존 ISA의 활용도는 낮아지는 반면 국내 투자 전용 계좌에는 더 큰 혜택이 주어지는 셈입니다.
이런 흐름은 이번이 처음도 아닙니다. 지난해 해외주식형 토탈리턴(TR) ETF가 배당수익을 펀드 안에서 재투자하지 못하고 분배하도록 바뀌면서 과세이연 효과가 줄었습니다. 이번 ISA 개편까지 더해지면서 해외투자보다 국내투자에 세제 혜택을 집중하는 정책 방향이 더 선명해졌다는 겁니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주주환원과 지배구조, 시장 신뢰 등 국내 증시의 근본적인 문제는 그대로 둔 채 세제로 투자자의 선택을 바꾸려 한다"고 꼬집고 있습니다.
올해가 마지막 기회?…납입한도·만기부터 확인
그렇다면 기존 ISA 가입자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선 올해까지 쌓인 납입 가능 한도를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미사용 한도 이월이 폐지되면 그동안 쌓아둔 한도로 목돈을 넣는 방식이 어려워지는 만큼, 여유자금이 있다면 올해 안에 넣어둘 수 있는 만큼 넣어두는 게 좋다는 겁니다. 만기일도 확인해야 합니다. 2027년 1월 1일 이후 계약을 연장하면 새 규정이 적용되기 때문에 지금 연장이 가능한 가입자라면 만기를 최대한 길게 잡아두는 것도 방법입니다.

개편안이 아직 국회를 통과한 것은 아닌 만큼 서둘러 계좌를 해지할 필요는 없습니다. 특히 의무가입기간 3년을 채우기 전에 해지하면 기존에 받은 세제 혜택을 돌려줘야 할 수 있습니다. 만기 연장 가능 시점과 누적 납입한도를 먼저 확인한 뒤 국회 논의 과정을 지켜보는 게 낫습니다.
두 계좌를 함께 활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일반 ISA와 생산적 금융 ISA는 중복 가입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홍지현 신한PWM서초센터 PB팀장은 "기존 ISA와 생산적 금융 ISA를 모두 보유하면 활용도가 높다"며 "두 계좌를 합치면 연간 4000만원, 총 3억원까지 비과세·분리과세 혜택을 받으며 운용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ISA 만기자금을 개인형퇴직연금(IRP)으로 이전하면 장기간 과세이연 효과도 누릴 수 있어 상품 구조와 혜택을 잘 활용하면 재테크에 유용한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