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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본 카뱅·BNK]체격·체력 다 따라잡힐라

  • 2026.08.31(월) 08:00

부울경에 기댄 BNK vs 가계에 기댄 카뱅
"비은행 해법 찾아야"…지역 강소은행 잠재력도

지방은행의 경쟁력 약화흐름은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대구은행은 iM뱅크로 사명을 바꾸며 시중은행으로 전환했다. 옛 대구은행이 대구·경북을 영업기반으로 두고 있었다면 부산은행은 부·울·경(부산 울산 경남)이라는 더 넓은 영업구역을 지니고 있지만 제한된 영업구역이란 한계는 분명했다. 지역경기 악화와 전통 제조업 기반의 산업 약화에도 직격탄을 맞았다.

가계대출을 축으로 성장한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와는 대출 포트폴리오가 확연히 다르다. 이같은 차이는 건전성과 비용에서 격차를 더욱 벌렸고 조달과 수익성에 이르기까지 단기간에 다시 뒤집기 어려운 구조가 됐다.

카카오뱅크와 부산은행 자본 및 자산/그래픽=비즈워치

부울경에 기댄 부산·가계로 큰 카뱅

6월 말 기준 부산은행 총자산은 85조1000억원으로 카카오뱅크보다 12% 컸다. 하지만 상반기 순이익은 2012억원으로 카카오뱅크(3280억원)의 61%에 그쳤다. 덩치에 맞지 않는 수익을 내고 있는 셈이다.

부산은행은 원화대출 64조4000억원 가운데 기업대출이 41조1000억원으로 63.8%를 차지했다. 이 중 중소기업이 35조원이다. 가계대출은 20조7000억원이다. 대출 구성을 보면 지역 경기 위축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2분기 BNK금융지주가 부실에 대비해 쌓은 충당금은 2285억원으로 전분기보다 42.5% 늘었다. 대출 규모 대비 충당금 비율(대손비용률)은 0.72%로 0.2%p 올랐다.

증권가에서는 지역 기업의 신용등급 하향을 주된 원인으로 지목했다. 또 몇 분기째 실적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이익 안정성과 가시성에 대한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봤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로 인한 건전성 문제도 여전하다. 부실 사업장을 정리하는 리밸런싱 작업을 이어가고 있지만 부산은행의 부동산 PF 익스포저는 여전히 2조원대다. 고정이하여신비율과 연체율이 개선되고 있지만, 지역 부동산 경기 회복이 지연되면서 정리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

반면 카카오뱅크는 원화대출 48조2000억원의 92.4%인 44조5000억원이 가계대출이다. 기업대출 3조7000억원이 있지만 이는 개인사업자대출이다. 주택담보대출 등 안정적인 가계대출을 중심으로 성장했기에 건전성 관리에 유리할 수밖에 없다. 

가계대출이 총량규제로 가로막힌 상황에선 개인사업자대출을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이 역시 담보·보증 등을 기반으로 하기에 일반적인 기업대출처럼 은행이 큰 리스크를 감당하는 상황은 아니다. 카카오뱅크 2분기 말 연체율은 0.51%,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54%로 부산은행의 절반 수준이다. △관련기사: ▷관련기사: '사장님 대출' 늘리는 인터넷은행 "담보 더!"…김용범 체리피킹 비판은?(2026년 8월18일)

지역 기업·PF가 발목…체력도 약해진다

전문가들은 지방은행의 부진이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고 짚었다. 영업 기반이 특정 지역에 묶여 있는 만큼 해당 지역 경제가 살아나지 않으면 예금도 대출도 늘리기 어렵다는 것이다. 여기에 지점을 줄이는 흐름까지 겹치면서 대면 영업이라는 지방은행의 강점도 옅어지고 있다.

지방은행의 구조적 위기론은 꾸준히 제기돼왔다.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는 지난달 JB금융지주와 BNK금융지주에 합병 타당성 검토를 요구했다. 영·호남 인구가 2032년까지 136만5000명 줄고 수도권 대비 지역내총생산 비중도 2016년 66.6%에서 2024년 59.3%로 낮아지는 상황에서, 개별 생존만으로는 시중은행과의 격차를 좁히기 어렵다는 이유였다. 지난해 영·호남 지방은행의 원화대출 점유율은 6.0%로 주요 시중은행(55.5%)의 9분의 1 수준이다. 

대규모 자금이 들어가는 IT 투자를 양사가 분담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지방은행이 이를 홀로 감당하지 않고 협력해 효율성을 높이자는 취지다. 현실화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그만큼 지방은행의 생존과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쉽지 않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여신 구성 비교/그래픽=비즈워치

"중소기업·비은행 살아나야"

해외 지방은행도 비슷한 길을 걷고 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일본 지방은행의 예금 증가율은 2020년 8.9%에서 2024년 1.6%로 떨어졌다. 일본에서도 디지털 은행 예금 규모가 기록적으로 확대되면서 지방은행의 경쟁력이 약화됐다는 분석이다.

대형은행과 달리 고객에게 금리를 전가하기 어려워 금리 인상기에도 수혜가 제한적이라고 봤다. 삼일PwC가 미국 지역은행을 분석한 결과도 동일했다. 지역은행이 대출 수요 둔화와 NIM·수수료수익 감소 등 이중고에 빠진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전체적인 비용 절감은 성장동력 약화와 경쟁우위 상실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효율성 요인을 더 정밀하게 따져야 한다고 짚었다.

일본 지방은행은 이미 통합에 나섰다. 정부가 나서 같은 현에 있는 지방은행이 합병해 점유율이 높아져도 독점금지법을 적용하지 않는 특례법을 만들고, 재편 비용도 일부 보조했다. 지난해 아오모리현의 두 은행이 합병해 현 내 점유율 80%를 확보하기도 했다.

이상헌 iM증권 수석연구위원은 "기업 기준으로는 지역에 있는 중소기업들이 잘 돼야 하는데 상황이 녹록지 않고, 개인 기준으로도 접근성, 경쟁력 모두 인터넷은행이 앞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단기적으로는 비은행이 해법"이라며 "은행으로서는 한계가 분명한 만큼 전국 단위 사업 기반을 갖춘 계열사로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지방은행의 기반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그동안 쌓아온 자산을 감안하면 반등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한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부산은행의 대출자산이 전통 제조업 기반이어서 인공지능(AI)과 같은 새로운 패러다임 시대에는 한계가 있긴 하다"면서도 "지역경제가 살아나면 다시 수익성을 회복할 수 있는 잠재력은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부울경 맹주라는데 안주해선 안되고 강소은행으로서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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