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별손보, KDB생명. 최근 교보생명이 이름을 올렸던 인수·합병(M&A)인데요. 결국 교보생명이 선택한 매물은 악사(AXA)손해보험 입니다.
아직은 검토단계이긴 합니다만 악사손해보험 인수를 위한 자문사 선정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여기서 신창재 교보생명 대표겸 이사회 의장의 M&A 접근 방식이 흥미롭습니다.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는 그의 보수적 행보가 고스란히 묻어 있기 때문입니다.

악사손보와 올해 초 인수를 마무리한 SBI저축은행을 보면 공통점이 눈에 띕니다. 업종은 다르지만 두 회사 모두 교보생명 입장에선 완전히 낯선 매물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악사손보는 과거 교보생명이 직접 운영했던 회사이고, SBI저축은행은 오너는 물론이고 회사대 회사로서도 오래 제휴관계를 맺어온 SBI홀딩스가 보유했던 회사입니다. 두 곳 모두 교보생명엔 친숙한 회사이고 잘 아는 곳이란 얘기죠.
이번엔 20년 전 팔았던 회사
최근 검토에 들어간 악사손보는 교보생명과의 인연이 가장 직접적인 매물입니다.
교보생명은 현재 악사손보 인수를 위한 자문사 선정 절차를 진행 중입니다. 아직 초기 검토 단계로, 자문사 선정 이후 실사 등을 거쳐 인수 타당성을 살펴볼 것으로 보입니다. 교보생명 측도 악사손보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구체적인 인수 여부나 조건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힌 상태입니다.
악사손보의 전신은 교보생명이 직접 인수해 운영했던 교보자동차보험입니다. 교보생명은 2001년 한국자동차보험을 인수해 교보자동차보험으로 운영하다가 2007년 프랑스 악사그룹에 매각했습니다. 이후 교보악사자동차보험, 교보악사손해보험을 거쳐 현재의 악사손보가 됐고요. 이번 인수가 성사되면 교보생명이 약 20년 만에 과거 직접 운영했던 손보사를 다시 품게 되는 셈입니다.
교보생명은 2020년과 2023년에도 악사손보 인수를 검토했지만 가격 차를 좁히지 못해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시 자문사 선정에 들어가며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물론 현재의 악사손보를 과거 교보자동차보험과 동일한 회사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악사그룹 아래에서 사업구조와 조직, 상품 포트폴리오 등이 달라졌고 자동차보험 외에 장기보험 등으로 사업 영역도 넓어졌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과거 직접 사업을 운영했다는 경험은 교보생명 입장에서 다른 손보 매물보다 상대적으로 더 잘 '아는' 곳일 수 있습니다. 거래 상대방과도 성공적으로 거래를 한 경험이 있고요. 물론 생보 중심인 사업 포트폴리오에 손보라는 새로운 축을 더할 수 있다는 점이 결정적 배경으로 꼽힙니다.

SBI저축은행, 오랜 파트너와의 거래
올해 초 인수를 마무리한 SBI저축은행도 교보생명과 인연이 깊은 곳입니다.
교보생명은 지난해 4월 SBI홀딩스와 주식매매계약을 맺고 SBI저축은행 지분 50%+1주를 약 90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습니다. 금융당국의 대주주 변경 승인을 받은 뒤 올해 4월 지분 인수를 마무리했습니다. ▷관련기사: 교보생명, SBI저축은행 인수 확정…금융위 대주주 변경 승인(2026년 3월18일)
저축은행이라는 업종 자체는 교보생명에 새로운 영역이지만 매도자인 SBI홀딩스와의 관계는 오래됐습니다. 양사의 인연은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SBI홀딩스가 교보생명 지분 약 5%를 사들이면서부터입니다. 이후 양사의 관계는 우리은행 지분 인수 추진(2014년), 제3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논의(2019년) 등으로 이어졌습니다.
물론 SBI저축은행은 매물로서의 가치도 충분했습니다. 지난해 말 기준 자산 13조1315억원의 업계 1위 저축은행입니다. 교보생명으로서는 보험 외 금융업에 진출하면서 고객 기반과 영업 인프라를 확보할 수 있는 매물이었던 것이죠.
업계에서는 SBI저축은행 인수를 지주사 전환을 염두에 둔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의 일환으로 해석했습니다. 교보생명이 저축은행을 통해 비보험 금융사업의 한 축을 확보하고 향후 그룹 지배구조를 재편할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겁니다. ▷관련기사: SBI저축은행 새판 짠 교보생명…신창재, 은행 '숙원' 풀고 지주사로(2026년 3월20일)
돌다리 건너도 '아는 길'로 간다
신창재 의장의 M&A 스타일이 더욱 명확해 보입니다. 교보생명은 그동안 M&A 시장에서 경쟁사보다 상대적으로 신중한 모습을 보여왔습니다. 예별손보 인수를 타진하고 KDB생명 인수전에도 예비입찰에 참여했지만, 본입찰에는 나서지 않았습니다. ▷관련기사: 예별손보 인수 '4파전'…교보생명은 불참(2026년 6월30일) ▷관련기사: KDB생명 7수 만에 팔리나…한화·흥국·한투 3파전(2026년 8월7일)
지나치게 신중해서 오해 아닌 오해를 사기도 했는데요. 결국엔 단순한 외형성장이나 모양(종합금융지주) 만들기가 아니라 잘 아는 매물을 통해 시너지 등 M&A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취지로 해석됩니다.
이같은 행보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금융지주 전환과 기업공개(IPO) 등에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