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섬유가 다가 아니다. 원양어업을 주력으로 하는 중견 신라(SILLA)그룹 창업주 2세의 주력사 신라교역 상속주식도 마찬가지다. 차명주식과 포괄유증에 대한 잇단 법정 재산분할 판결에 따라 30억원 규모의 주식을 세 누이 등에게 돌려줬다.
신라섬유 경영 창업주 일가, 신라교역 16.2% 소유
신라교역은 신라그룹 17개 국내 계열사 중 사업 중추사다. 원약어업 및 수산물 유통, 철강, 농산물중개, 외식업(파파이스) 등을 벌이고 있다. 총자산(2024년 말 연결기준) 7650억원에 작년에는 매출 4960억원, 영업이익 164억원을 기록했다.
2014년 4월 고(故) 박성형(1929~2014) 신라그룹 창업주 별세 이후 경영권을 접수한 동생 박준형(89) 현 회장이 자신(100%)을 정점으로 지주회사 신라홀딩스(40.18%)→신라교역으로 이어지는 탄탄한 지배체제를 갖추고 있다.
박 회장은 두 곳 모두 이사회 멤버로 적을 두고 경영을 챙기고 있기도 하다. 대표직은 신라홀딩스는 박 회장의 장남이자 후계자인 박성진(52) 부회장, 신라교역은 전문경영인 김호운 사장에게 맡기고 있다.
반면 신라그룹 계열사 중 신라섬유를 독자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박 창업주 집안도 신라교역 지분을 상당량 가지고 있다. 창업주의 주식 상속에 따른 것으로, 1남3녀 중 장남 박재흥(58) 신라섬유 대표 7.94%를 비롯해 일가 6명이 16.22%를 보유 중이다.
앞서 ‘[거버넌스워치] 신라 ①편’에서 기술한 신라섬유처럼, 최근 창업주 일가 소유의 신라교역 주식에도 적잖은 변동이 있었다. 마찬가지로 창업주 내외의 상속 주식에 얽힌 재산분할 판결에 따른 것이다.
부친 차명 상속주식, 모친 유류분 잇단 분할판결
박 창업주 별세 당시 신라교역 주식은 19.22%(780억원)다. 2003년 3월 18.57%를 박 회장 부자에게 넘겼다가 경영권 분쟁이 발생해 법원 판결을 통해 2005년 7월 되돌려 받았던 주식이 대부분이다. 여기에 차명주식 2.45%(100억원) 등 총 21.68%다. 금액으로는 작고 당시 주식시세로 879억원 규모다.
창업주 본인 주식은 2014년 10월 부인 고 이술이씨(1.5)와 아들 박 대표 및 세 딸 박숙희·상희·주희씨 등 5명에게는 민법상 비율대로 1.5대1대1대1대1(5.5), 친족 박수진·연진씨 2명에는 1의 비율로 전량 상속됐다.
차명주식은 달랐다. 신라섬유 차명주식 16.9%의 경우 작고 이후 이듬해 3월 재산분할이 이뤄진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박 대표가 상속인들을 대표해 신라교역 주식을 차명인 으로부터 돌려받은 뒤 가지고 있었다. 올해 8월 말에야 법원 판결로 재산분할이 이뤄졌다.
이에 따라 전체 차명주식 중 모친(1.5)과 박 대표(1) 몫 2.5에 대한 38.5%를 제외하고, 61.5%의 주식을 4등분해 박 대표가 세 누이와 친족 2명에게 반환했다. 당시 박 대표의 지분 10.03% 중 1.51%다. 현 시세로 22억원(4일 종가 8960원)어치다.
박 대표는 이어 지난달 말에도 8억여원 규모의 0.58%를 셋째누나 박주희씨와 친족 2명에게 추가로 돌려줬다. 이번에는 신라섬유 주식처럼, 모친의 신라교역 상속주식에 대해서도 유류분((遺留分) 반환소송이 확정된 데 따른 것이다.
2015년 9월 모친 작고 당시 박 대표가 129억원어치 지분 4.62%를 포괄유증(包括遺贈)을 통해 전량 상속받자 셋째누이 등이 소송을 제기했던 것이다. 일가 3명은 이번 판결로 전체 유류분의 12.7%를 돌려받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