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건설자재그룹 한일시멘트 허(許)씨 일가의 재산분할에서 서울랜드는 아직 미완(未完)인 듯 보인다. 지금은 가업의 적통을 이은 창업주 장손의 지배 아래 있지만 원주인으로 각인돼왔던 삼촌의 영향권으로 차츰 넘어가고 있어서다.

창업주 4남 몫으로 분류됐던 서울랜드
㈜서울랜드는 1986년 1월 설립된 한덕개발(2013년 5월 사명변경)을 전신(前身)으로 한다. 경기도 과천시 서울대공원 내의 놀이동산 ‘서울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88서울올림픽을 앞두고 1988년 5월 문을 연 국내 최초의 테마파크다.
개장 이래 기부채납 방식으로 26년간 무상 운영한 뒤 2014년 서울시 사업자 공모에서 다시 선정돼 8년간 다시 운영해왔다. 이어 2022년 5월 입찰에서 낙찰돼 내년 5월까지 5년간 연장된 상태다.
㈜서울랜드는 또한 작년 6월 물적분할한 자회사 루미호스피탈리티를 통해 한식 레스토랑 ‘로즈힐(Rose Hill), ’캘리포니아피자키친(CPK)’ 등 외식 브랜드도 운영하고 있다. 독일 수제맥주 양조장을 운영하는 자회사 크래머리도 두고 있다.
원래 서울랜드는 고(故) 허채경(1915~1995) 한일시멘트그룹 창업주의 5남1녀 중 4남 몫으로 분류되던 계열사다. 한일시멘트그룹은 허 창업주의 장남·3남·4남이 승계해 뿌리 내린 그룹이다. 차남·5남 일가는 녹십자를 물려받아 경영하고 있다. 이 중 4남인 허남섭(75) 전 한일시멘트 회장이 서울랜드를 사실상 독자 경영했다.
허 전 회장이 서울랜드 대표에 오른 때가 맏형 허정섭(87) 명예회장이 가업을 승계했던 1992년이다. 이어 2002년 6월 대표에서 물러난 뒤로도 2007년 6월까지 2세 중 유일하게 이사회 멤버로 활동했다.
딱 여기까지다. 현재까지 서울랜드 이사진에 적(籍)을 둔 적이 없다. 또한 한일건설 회장(2003년 3월~2008년 12월)을 거쳐 한일시멘트 회장(2012년 3월~2016년 3월)직을 장조카인 허기호(60) 현 회장에게 물려준 뒤로는 경영자로서 존재감을 잃은 지도 한참 됐다.
代이어 서울랜드 경영에 발 들인 장남
한데, 지금은 양상이 달라졌다. 한일시멘트그룹이 2018년 7월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이래 허 회장(31.23%)→한일홀딩스(85.67%)→서울랜드로 이어지는 지배 체제에 이상 조짐이 일고 있다. 즉, 허 전 회장이 차츰 서울랜드에 대한 장악력을 높여가고 있다.
당초 허 전 회장이 서울랜드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분은 10.77%가 전부였다. 가족회사 한덕개발(옛 ㈜차우)과 세우리가 소유한 7.54%, 3.23%다. 개인 주식은 전혀 없었다.
최근 한일홀딩스가 제출한 2025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서울랜드 지분 19.92%(56만주)를 처분했다. 매각금액은 112억원(주당 2만원·액면가 5000원)이다. 기타주주도 0.71%(2만주)를 내놓았다. 도합 20.6%(58만주)다.
이를 계기로 허 전 회장이 직접 주주명부에 이름을 올렸다. 지분 13.16%(37만주·74억원)를 확보했다. 한덕개발 또한 7.47%(21만주·42억원)를 사들여 15.01%로 확대했다. 세우리까지 합하면 지배지분이 31.4%에 달한다.
결국 한일홀딩스의 지분 매각은 허 회장이 서울랜드를 셋째 숙부에게 넘기기 위한 수순이라고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다. 앞서 대(代)를 이어 아들이 서울랜드 경영에 발을 들인지도 한참 됐다.
앞서 2022년 3월 허 전 회장의 1남1녀 중 장남 허정규(35·미국명 허제이정)씨가 이사회에 합류한 것. 현재 전문경영인 최형기·신상철 공동대표를 비롯해 4명의 이사진 중 허씨 일가는 허정규씨가 유일하다.
반면 ㈜서울랜드의 벌이는 신통찮다. 총자산(별도 기준)은 688억원(작년 말)이다. 지난해 매출은 426억원이다. 2024년 9억원 영업적자로 돌아선 이래 작년에는 55억원으로 불어났다. 순이익은 2019년을 빼고는 2017년 이후 많게는 192억원 적자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