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그룹 부방(BUBANG) 2대 사주(社主)의 장남이 모태사 주주로 복귀했다. 6년여 만이다. 다만 후계구도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차남이 확고부동한 승계기반을 갖추고 있어서다.
원래는 장남-쿠첸 부방, 차남-테크로스 후계구도
이대희(55) 전 부방그룹 부회장은 지난 7월20일부터 8월7일에 걸쳐 장내매수 통해 ㈜부방 지분 0.51%(30만5000주)를 확보했다. 투자금액은 주당 평균 933원, 총 2억8400만원이다. 이에 따라 이 전 부회장은 2020년 2월 이후 처음으로 주주명부에 이름을 올렸다.
고(故) 이원갑(1914~1989) 창업주에 이어 2대 오너인 이동건(88) 회장의 2남2녀 중 장남이다. 즉, 이 전 부회장의 이번 주식 매입은 ‘동전주’ 상장폐지 위험을 벗어나기 위한 주가 부양 차원을 넘어 한 때 후계자가 경영에서 물러난 지 6년 만에 다시 주주로 복귀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부방그룹 계열은 이원(二元) 체제다. 최상위지주사 테크로스홀딩스 지배 아래 ▲모태사이자 중간지주 ㈜부방을 정점으로 전기밥솥 주력 쿠첸의 생활가전과 유통 ▲㈜테크로스를 위시한 선박·수(水)처리 환경, 에너지 계열로 나눠진다. 계열사는 총 21개사(국내 17개·해외 4개)다.
㈜부방이 지주 체제로 전환한 때는 2015년 8월이다. 당시 리홈쿠첸(현 ㈜부방)에서 쿠첸이 떨어져 나온 이래 대표를 맡아 경영을 주도했던 이가 이 전 부회장이다. 하지만 2017년 이후 쿠첸이 침체일로를 가고 있던 와중 2020년 1월 물러났다. (▷ 9월9일자 부방 ①편 참고)
특히 최대주주로서 보유하고 있던 ㈜부방 지분 30.04%도 2020년 1~2월 450억원에 한 주도 남기지 않고 테크로스(현 테크로스홀딩스)에 넘겼다. ㈜부방 부회장으로 적을 뒀지만 이사회 명단에는 없었다. 이 명함마저도 같은 해 9월에 버리고 부방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
차남 승계 유력…홀딩스 38% 1대주주
당초 부방그룹의 3세 후계구도는 장남-쿠첸 ㈜부방, 차남-테크로스 계열로 요약된다. 하지만 이 전 부회장의 경영 퇴진은 이 회장이 2010년대 초반부터 공을 들여왔던 형제 분할 승계구도를 뒤집는 계기가 됐다.
현재 이 전 부회장은 그룹과는 독립적으로 국내 스타트업 투자사인 와이앤아처그룹 의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액셀러레이터(AC)·벤처캐피털(VC)·사모펀드(PE)를 통합해 중소, 중견기업을 대상으로 한 인수합병(M&A)을 주력으로 한다.
대신에 이 회장의 차남 이중희(52) 현 부회장이 자타공인 단독 후계자로 부상했다. 경영 행보는 광폭이다. 양대 지주사 테크로스홀딩스와 ㈜부방의 전략기획담담 부회장이자 이사회 멤버다.
특히 올해 1월에는 쿠첸 단독대표에 올라 경영을 총괄하고 있다. 또한 최헌철(57) 대표와 함께 부방유통 공동대표직도 가지고 있다. 이외에 테크로스워터앤에너지 사내이사 등 주요 계열사에 포진해 있다.
계열 장악력도 확고하다. 2021년 7월 테크로스 물적분할 후 지주사로 전환한 테크로스홀딩스의 1대주주가 이 부회장이다. 지분은 37.83%(보통주·우선주 합계)다. 다른 오너 일가도 있지만 다 합해도 34.10%로 이 부회장에 못 미친다. 이 회장 22.19%, 부인 정영자씨 0.7%), 장녀 이희원(58)씨 5.62%, 차녀 이희정(57)씨 5.59%다.
한편 ㈜부방이 지난달 11일, 이달 9일 자사주 10.63%(638만5779주)를 전량 소각함에 따라 테크로스홀딩스는 ㈜부방 지분을 35.52%에서 39.74%로 확대했다. 여기에 이 회장 1.93%를 비롯해 일가 소유 7.7% 등 특수관계인을 합한 지분은 53.4%로 증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