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월, 3대 후계자가 물류회사의 이사회 멤버로 합류했다. 비상장 계열사 중에 유일하다. 이쯤 되면 이 계열사의 쓰임새와 중요도가 뭔가 달라도 많이 다른 것이 분명하다.
중견 화학그룹 미원(美源·MIWON)의 가족사 미화물류는 그런 존재다. 2대 사주 김정돈(72) 회장의 장남 김태준(43) 미원에스씨 전무의 뒤를 받치는 우회장치이자 나아가 종손인 아들에게 물려주기 위한 통로다.

장손, 올해 3월 미화물류 이사회 합류
2017년 5월 미원그룹의 에너지경화수지(UV/EB curable resin) 업체 미원스페셜티케미칼(미원에스씨)이 인적분할을 통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이후 유독 미원홀딩스 지분 확보에 화력을 집중하는 계열 주주사가 하나 있다.
5개 비상장 가족사 중 하나인 미화물류다. 분할 당시 미원홀딩스 지분은 0.75%에 불과했다. 지금은 11.45%다. 김 전무(14.83%), 미원상사(12.63%)에 이어 단일주주로는 3대주주다. 김 회장(11.29%) 보다도 많다. 투입 자금도 165억원에 이른다.
2017년 6월 미원홀딩스의 425억원 제3자배정 유상증자 때 25억원을 출자했다. 홀딩스가 자회사(당시 지분 6.95%) 미원에스씨의 지분 요건(상장 20%·비상장 40%) 충족을 위해 김 회장 등 미원에스씨 대주주 6명으로부터 주식 13.05%, 424억원어치를 현물출자 받았을 때다.
2019년 7월~2020년 2월에 걸쳐 4차례 블록딜을 통해 김 회장의 모친 윤봉화(96)씨, 미성종합물산 등으로부터 4.14%를 39억원에 매입했다. 뿐만 아니라 2018년 7월부터 해마다 장내매입에 뛰어들어 올해 3월까지 주식을 사들였다. 2023년에만 걸렀다. 4.63%, 102억원어치다.
미화물류→미원홀딩스→미원에스씨 우회장치
미화물류는 2001년 1월 모태기업 미원상사가 생산하는 황산을 운송하기 위해 자본금 1억원으로 설립한 업체다. 김 회장 및 일가가 37%, 사장 20%, 울산공장장 20%, 현 대표인 이채중 당시 대리 10%, 기타 임직원이 13%를 댔다.
반면 2023년 주주를 보면, 자본금 2억원에 김 전무 12.75%, 부인 김지영(40)씨 6.38%, 장남 김윤현(13)군 14.63%, 차남 김이현(10)군 15.06% 등 4명이 도합 48.81%나 되는 지분을 보유했다.
특히 올해 3월에는 김 전무가 미화물류 이사회에도 합류했다. 미원에스씨 각자대표로 경영 최일선에 나섰을 때다. 미원홀딩스·동남합성 외에 비상장 계열사 사내이사직은 미화물류뿐이다. 미화물류가 실질적으로 김 전무의 가족사로 변모했음을 보여준다.
바꿔 말하면 김 전무가 미원홀딩스 개인지분(14.83%) 외에도 미화물류(11.45%)→미원홀딩스→미원에스씨, 동남합성, 잉크테크, 9개 해외법인으로 이어지는 지배력 보강 장치를 가지고 있는 셈이다.
게다가 지금은 김 전무의 장남이 미화물류의 단일 1대주주다. 2018년까지만 하더라도 김 회장이 17.5% 최대주주였으나 김윤현군이 2021년 12.25%에서 2023년 14.63%, 작년 18.38%로 지분을 확대했다. 미원물류를 통해 종손의 대물림 기반까지 닦아놨다는 얘기가 된다.
미원화학 등 계열 매출 거의 절반
대를 이어 승계 발판으로 삼기에 안성맞춤이다. 미화물류가 비록 기업 볼륨은 작지만 차츰 알짜로 진화하고 있어서다. 태생에서 보듯이, 무엇보다 계열사들이 일감을 밀어주는 터라 돈이 안 벌리는 게 오히려 이상하다. 최근 5년간 계열 매출 비중이 적게는 47.1%, 많게는 70.9%에 달한다.
미화물류는 자산(2025년 말) 213억원에 매출이 2021년 110억원에서 증가 추세를 보이며 작년에는 13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흑자 기조를 유지하며 2025년에는 5억원가량을 벌었다. 이에 따라 2022년과 2024년 주주들에게 4억원가량 배당금을 주고도 이익잉여금이 61억원 남아있다.
작년 매출 중 36억원이 미원화학으로부터 나왔다. 이는 미화물류 본점이 울산 남구 매암동의 미원화학 울산공장에 위치하고 있는 것과 궤를 같이 한다. 영업소 또한 충남 공주시 탄천면의 미원화학 탄천공장에 두고 있다.
미원화학은 2011년 1월 미원상사의 기능화학사업부 분사를 통해 설립된 뒤 분황·황산·계면활성제를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다. 법인만 바뀌었을 뿐, 미원화학이 미화물류의 주된 매출처 노릇을 하고 있는 것이다.
미화물류는 이밖에 동남합성(계면활성제) 15억원, 미원에스씨 10억원, 미원상사(계면활성제, 전자재료) 등 6개사를 포함해 7개사로부터 전체의 47.2%, 6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 [거버넌스워치] 미원 ④편으로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