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하다. 모태기업인데 한평생을 두고 늘 어렵다는 ‘백년손님’에게 맡기고 있다. 가업의 적통을 이은 2대 사주는 일절 간여하지 않는다. 사위가 최일선에서 경영을 챙기고 있다. 꽤 됐다.
중견 화학그룹 미원(美源·MIWON)의 미원상사 얘기다. 향후 계열 분리 여부야 쉽게 점칠 수 없지만 현 단계에서는 미원 ‘한 지붕’ 아래 딸 몫으로 가르마가 타져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미원 핵심 ‘4인방’ 중 하나…영업이익 2위
미원상사는 2009년 2월과 2011년 1월 각각 특수화학사업부와 기능화학사업부를 미원스페셜티케미칼(이하 ‘미원에스씨’)과 미원화학으로 분사한 이후 계면활성제, 전자재료, 플라스틱 첨가제, 렌즈용 모노머 등의 화학제품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중국 판매법인 1개사를 계열사로 두고 있다. 원래는 동남합성과 태광정밀화학도 있었지만, 2017년 5월 미원에스씨 지주 체제 전환을 시작으로 2대 사주 김정돈(72) 회장이 오너 일가 계열 분할에 나선 이후 각각 장남 김태준(43) 미원에스씨 전무의 미원홀딩스→미원에스씨 계열과 매제 김형웅(70) 미원에스씨 회장에 넘겼다.
성장 정체 상태이기는 하나 미원그룹 핵심 계열사 4인방 중 하나로서 여전히 모태사다운 면모를 가지고 있다. 작년 말 총자산(연결기준)이 4930억원에 이른다. 매출은 4410억원으로 미원에스씨(5320억원), 미원홀딩스(동남합성 포함·4930억원) 다음이다. 영업이익은 436억원으로 미원에스씨(655억원)에 이어 2위다.
이에 더해 합작사 아시아첨가제㈜를 가지고 있다. 미국 화학기업 SI Group과 1996년 4월 설립했다. 각각 35%, 65%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산화방지제, 자외선 흡수제 주력업체다. 2021~2025년 매출 540억~820억대에 영업이익은 적게는 33억원, 많게는 148억원을 벌었다. 이익률이 6.1%~17.9% 수준으로 견실하다.
미원상사는 김 회장이 18.84% 최대주주다. 여기에 오너 일가 27명이 25.72%, 2개 계열 주주사가 18.58% 도합 63.14%를 보유 중이다. 김 전무가 미원홀딩스 지분 확보를 위해 2017년 2~11월 미원상사 지분 2.69%를 54억원에 전량 장내처분한 뒤로, 자녀 중에는 장녀 김소영(46)씨만 주주로 남아 있다.
다만 개인지분은 얼마 안 된다. 3.2%에 불과하다. 남편 강신우(50) 미원상사 전무 0.35%와 아들 3형제 강민석(19)·형석(16)·윤석(15)군 0.91%를 합해도 4.46%로 5%가 채 안 된다.
미성종합물산, 미원상사 지분 5%→18%
미원상사 계열 주주사의 면면을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5개 비상장 가족사 가운데 ‘미성(美盛)’ 3인방 중 하나인 미성종합물산이 김 회장에 이어 18.4% 단일 2대주주다. 당초 4.95%에서 2017년 중반부터 2022년 11월까지 해마다 주식을 사모은 결과다.
미원홀딩스, 동남합성, 태광정밀화학, 미성통상 등이 2019년 2월까지 주식을 처분해 차례차례 주주사에서 이탈했던 것과 대비된다. 투입자금도 354억원이나 된다. 현재 자산(6월 말)이 1003억원에 이르고 있는 것도 미원상사 지분이 915억원 지분법투자주식으로 잡혀서다.
알짜다. 1994년 11월 미원상사의 화학제품 소매업체인 미성통상에서 분사한 업체다. 부산 서부산유통단지에 본점을 두고 지방산, 화장품 원료, 식품 첨가제, 도료·잉크, 윤활유, 무기약품 등을 판매하고 있다.
확인 가능한 범위로, 2014사업연도(6월결산법인) 이후 줄곧 영업흑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2021~2025년에는 190억~240억원대 매출에 6억~11억원가량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이익잉여금은 752억원에 이른다.
원래는 미성통상이 1대주주로서 지분 21.3%, 이어 김 회장의 모친 윤봉화(96)씨가 20.0%를 들고 있었다. 2017년 무렵 주주 구성에 큰 변화가 일었다. 김소영씨가 25.3%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미성종합물산이 미원상사 주식 매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시기와 겹친다.
현재 김소영씨(25.3%)→미성종합물산(18.4%)→미원상사(35%)→아시아첨가제로 이어지는 출자구조가 형성돼 있는 이유다. 결국 미원상사를 중심으로 진행한 김 회장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은 미원상사를 딸 몫으로 떼 주기 위한 수순이라는 얘기가 된다. 현 경영구도는 이를 보다 확실하게 방증한다.
사위, 미원상사·아시아첨가제 각자대표
예나 지금이나, 김소영씨는 미원그룹 경영에는 참여하고 있지 않다. 대신에 남편이 뛰고 있다. 강 전무는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기계공학 석사, 미시간대 경영학 박사 출신이다. 맥킨지 한국사무소, SK경영경제연구소,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조교수로 활동했다.
2019년 2월 강 전무가 처갓집 경영에 첫 발을 들인 계열사가 미성종합물산이다. 이사회 멤버로 합류했다. 곧바로 한 달 뒤 미원상사의 경영지원부문장이자 이사회 멤버로 직행했다. 김 회장이 2015년 3월 미원상사 대표에서 물러나 전문경영인 대표 체제로 운영하던 시기다.
강 전무는 2023년 3월에는 미원상사 각자대표 자리도 꿰찼다. 입사 4년만이다. 이와 맞물려 김 회장은 이듬해 3월 등기임원직을 내려놨다. 김 회장이 미원상사의 경영을 사실상 사위에게 맡기고 있는 셈이다.
이뿐만 아니다. 강 전무는 미원상사 경영 최일선에 나설 무렵 김 회장으로부터 아시아첨가제의 사내이사직도 물려받았다. 1년 뒤에는 처고모부 김형웅 회장의 뒤를 이어 합작사의 공동대표에 올라 경영을 주도하고 있다. 아내가 지배력을 확보하고 있는 계열사에 집중돼 있다. (▶ [거버넌스워치] 미원 ⑤편으로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