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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 K-바이오 최대규모 M&A…비만·당뇨 승부수

  • 2026.07.20(월) 09:57

2.7조 들여 스위스 폴리펩타이드 지분 100% 인수
글로벌 5개국 6개 거점·전문인력 1500명 확보
'GLP-1 치료제' 수요 폭발…제3바이오캠퍼스 시너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약 2조7000억원을 들여 글로벌 펩타이드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폴리펩타이드 그룹을 인수한다. 항체의약품을 중심으로 성장해온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글로벌 펩타이드 CDMO 기업을 인수하면서 비만·당뇨 의약품 분야에 본격 진출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일 스위스 소재 폴리펩타이드 그룹과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인수 금액은 14억6000만스위스프랑(약 2조7000억원)으로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에서 이뤄진 M&A 가운데 최대 규모다.

인수는 대주주 지분을 먼저 사들인 뒤 공개매수를 통해 지분 100%를 확보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관련 절차와 규제당국 승인을 거쳐 오는 12월 말 거래를 마무리한다는 목표다.

항체 중심 CDMO, 펩타이드로 영역 확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그동안 대규모 세포배양 설비를 기반으로 항체의약품 CDMO 시장에서 성장해왔다. 최근에는 메신저리보핵산(mRNA), 항체약물접합체(ADC) 등으로 사업을 확장했고, 이번 인수로 펩타이드를 새 성장축으로 추가하게 됐다.

펩타이드는 여러 개의 아미노산이 짧은 사슬 형태로 결합된 물질로, 체내에서 호르몬이나 세포 간 신호 전달 역할을 한다. 이를 인공적으로 합성해 치료제로 만든 것이 펩타이드 의약품이며 최근 시장이 급성장한 GLP-1 계열 비만·당뇨 치료제가 대표적이다.

항체의약품은 살아있는 세포를 배양해 단백질을 생산하지만, 펩타이드 원료의약품은 아미노산을 순차적으로 연결하는 화학합성 방식으로 만들기 때문에 생산설비와 공정, 품질관리 체계가 다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번 인수를 통해 폴리펩타이드 그룹이 보유한 합성·정제 기술과 전문인력, 고객 계약, 글로벌 생산거점을 한꺼번에 확보해 단기간에 시장 진입이 가능하게 됐다. 

1000건 이상 생산실적…5개국 6개 거점

폴리펩타이드 그룹은 1996년 글로벌 제약사 페링의 펩타이드 생산사업부에서 분사한 펩타이드 CDMO 전문기업이다. 스위스 바르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펩타이드 치료제와 관련해 1000건 이상의 개발·생산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스웨덴 말뫼, 벨기에 브레인, 미국 토런스·샌디에이고,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인도 암베르나트 등 5개국 6개 생산·연구개발 거점을 운영 중이며 임직원은 약 1500명이다.

펩타이드 신약 후보물질의 생산공정을 개발해 임상·상업 생산 규모로 확대하는 데 강점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는다. 합성 과정에서 유기용매 사용을 줄이는 제조기술도 보유해 원가 절감과 생산 효율성, 친환경성 측면에서도 경쟁력을 갖췄다는 설명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인수 후 폴리펩타이드 그룹의 기존 CDMO 계약을 승계한다. 신규 공장을 지은 뒤 고객을 확보해야 하는 일반적인 설비투자와 달리, 인수 직후부터 기존 수주 물량과 개발 프로젝트를 이어받을 수 있다는 것이 이번 거래의 장점으로 꼽힌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축적한 대규모 생산시설 설계·운영 및 품질관리 역량을 폴리펩타이드의 펩타이드 합성·정제 기술과 결합하면 생산성 향상과 추가 수주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제3바이오캠퍼스도 펩타이드 생산 후보지로 검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해외 전문기업 인수와 별도로 국내 펩타이드 생산 기반 구축도 검토하고 있다.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지난 6월 23일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송도 제3바이오캠퍼스를 차세대 모달리티 의약품 생산에 특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생산 후보로는 펩타이드와 소형 항체, 아데노부속바이러스(AAV), 세포·유전자치료제(CGT) 등을 제시했다. 다만 구체적인 생산 품목과 설비 구성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검토 단계다.

이번 인수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유럽·미국·인도의 상업 생산시설과 펩타이드 생산 기술을 즉시 확보하고, 향후 제3바이오캠퍼스를 통해 국내 생산능력까지 확충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해외 기존 시설로 시장에 우선 진입한 뒤 고객 수요와 수주 물량에 따라 국내 전용 생산시설을 구축하는 단계적 확장 전략이 가능해진 셈이다.

GLP-1 수요 폭발…글로벌 톱티어 도약 '가속'

이번 거래는 글로벌 비만·당뇨 치료제 시장의 급성장과도 맞닿아 있다. GLP-1 계열 치료제는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포만감을 높이는 체내 호르몬의 작용을 모방한 펩타이드 의약품이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비만과 당뇨뿐 아니라 항암, 면역질환, 뇌질환 등으로 펩타이드 후보물질을 확대하면서 생산 수요도 함께 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등의 분석에 따르면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은 국제적인 수요 급증과 치료 적응증 확대에 힘입어 오는 2035년경 최대 1500억달러(약 200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단일 질환 치료제로는 시장 성장성이 가장 두드러진 만큼, 핵심 원료인 펩타이드 기반 치료제 수요도 함께 동반 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이번 인수는 생산능력, 사업 포트폴리오, 글로벌 거점 등 삼성바이오로직스의 3대 성장축을 모두 아우르는 전략적 결정"이라며 "양사의 역량을 결합해 고객에게 더욱 폭넓은 솔루션을 제공하고 글로벌 CDMO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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