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화약품이 지난해 3월 윤인호 대표이사 체제 출범 이후 주력 제품의 견조한 성장과 비용 효율화에 힘입어 올 상반기 뚜렷한 수익성 개선을 이뤄냈다. 큐립 등 신제품 안착과 의료기기 사업 확장이 더해지며 체질 개선에도 속도가 붙는 모습이다.
28일 동화약품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은 267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9억원에서 215억원으로 급증했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이 3억원 수준에 머물렀던 점을 고려하면 뚜렷한 실적 반등세다.
분기별 흐름도 안정적이다. 1분기 11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데 이어 2분기에도 103억원을 거두며 2개 분기 연속 100억원대를 유지했다. 외형 성장률보다 이익 개선 폭이 훨씬 가팔랐다.
본업 성장에 비용 효율화…수익성 회복
상반기 수익성 개선을 이끈 핵심 요인은 비용 효율화다. 상반기 판매비와관리비는 85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했다. 2분기 판관비 역시 425억원으로 전년 동기(495억원) 대비 14% 줄었다. 반면 제약사업 매출은 상반기 2149억원을 기록해 10% 늘었다.
기존 제약사업의 외형을 키우면서도 마케팅 등 판매관리 비용 부담을 덜어내면서 영업이익 증가 폭이 매출 성장률을 크게 웃돌았다. 지난해 신사업 확장과 조직 재편 과정에서 비용 부담이 컸던 것과 달리, 올해는 체질 개선을 통해 수익성을 빠르게 끌어올렸다.
주요 장수 브랜드도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했다. 2분기 판콜류 매출은 1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6% 증가했고, 활명수류와 잇치류도 각각 203억원, 100억원을 기록하며 2.7%, 2.1% 늘었다.
큐립·에크락겔 안착…새 치료 시장 공략
신규 의약품의 시장 안착도 눈에 띈다.
입술염 치료제 '큐립연고'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입술염 치료 목적으로 허가받은 일반의약품이다. 일반 립케어 제품의 보습 기능을 넘어 입술 갈라짐과 구순염·구각염 등 치료 영역을 겨냥해 기존 립케어 제품과 차별화했다
큐립은 2024년 7월 출시돼 2025년 7월 누적 매출 30억원을 돌파한 데 이어, 2026년 1월에는 50억원을 넘어섰다. 입술염 치료라는 새로운 약국 수요를 공략하며 시장에 안착하고 있다는 평가다.
전문의약품 시장에서는 올해 1월 출시한 원발성 겨드랑이 다한증 치료제 '에크락겔'이 영역을 넓히고 있다. 국내 외용제 최초의 원발성 겨드랑이 다한증 치료제로, 출시 5개월 만에 주요 병원 24곳에 진입했다.
일반의약품 비중이 높은 동화약품이 미충족 의료 수요를 겨냥해 전문의약품 영역에서도 새로운 치료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변화다.
의료기기 성장세…활명수 앞세워 미국 공략
제약 외 사업에서도 외형 확장이 이어지고 있다.
척추 임플란트 전문 자회사 메디쎄이를 중심으로 한 의료기기 사업의 상반기 매출은 15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2% 증가했다. 2분기 정형외과용 임플란트 매출은 75억원을 기록했고, 이 가운데 수출은 50억원으로 17.9% 증가했다. 메디쎄이는 최근 미국 시장을 겨냥한 제품 인증을 추가로 확보하며 해외 매출 확대를 추진 중이다.
글로벌 사업에서는 간판 제품 활명수의 미국 진출이 본격화된다. 동화약품은 활명수를 기반으로 개발한 '활명수1897액'을 글로벌 브랜드 'K.O.D(Korea Original Digestive)'로 선보이고 9월부터 미국 시장에서 판매를 시작한다. 현지 마트와 약국, 온라인 채널 등 유통망을 다각화할 계획이다.
129년 역사의 활명수를 국내용 장수 브랜드에 가두지 않고 해외 시장에 맞춰 재설계해 글로벌 성장동력으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한국 음식과 문화에 대한 글로벌 관심이 높아지면서 식사 후 섭취하는 '한국의 소화제'라는 새로운 시장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인호 체제 성과 가시화…베트남은 과제
이러한 사업 다각화는 오너가 4세인 윤인호 대표가 경영 전면에 나선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
윤 대표는 2019년 사내이사 선임 이후 2022년 최고운영책임자(COO)를 거쳐 지난해 3월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현재 유준하 대표와 각자대표 체제를 이끌고 있다.
올해 상반기 실적은 윤 대표가 경영 전면에 나선 이후 추진해온 사업 재편의 성과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장수 브랜드의 안정적인 매출을 기반으로 신제품, 의료기기, 해외사업으로 성장축을 넓히는 전략이 점차 구체화되고 있어서다.
다만 베트남 사업의 정상화는 과제다. 2023년 인수한 베트남 약국 체인 중선파마의 지주회사 TS Care는 올 상반기 25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적자 폭은 줄었으나 흑자 전환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다만 최근 중선파마가 베트남 보건 당국으로부터 공적 의료보험(Health Insurance) 적용 약국 지정을 대거 획득하면서 체질 개선을 꾀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