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연구개발(R&D)과 사업 추진 과정에서 겪는 최대 걸림돌로 'R&D 자금 확보'와 '투자유치'를 꼽았다.
초기 창업 기업뿐만 아니라 임상 단계에 진입한 기업들까지 후속 투자 유치에 실패하면서 신약개발 중단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단순히 지원 규모를 늘리는 것을 넘어, 적재적소에 자금이 흘러갈 수 있도록 지원 체계 전반을 뜯어고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1일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이 최근 진행한 '국가바이오혁신위원회 의제 발굴을 위한 제약·바이오헬스산업 지원 정책 및 현장 애로 의견 조사'에 따르면 '연구개발 자금 확보'가 가중점수 73점(94.7%)으로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투자유치'도 47점(73.7%)으로 뒤를 이어, 자금 조달 문제가 업계 전반의 최대 현안으로 나타났다.
세부 의견을 보면 신약개발 단계가 고도화될수록 연구비 부담이 급증하는 반면 정부과제 선정률과 투자시장은 위축되면서 안정적인 자금 확보가 어렵다는 의견이 다수 제시됐다. 또한 초기 바이오기업과 임상 진입 전후 기업에 대한 민간투자 위축으로 개발 지속성이 저하되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공공·민간 공동펀드 조성 및 정책금융 확대 필요성도 제기됐다.
조헌제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 전무는 현장의 자금난이 단순한 '재원 부족' 때문만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조 전무는 "국가 R&D 지원 시스템에 재원이 없는 게 아니라, 물꼬가 제대로 트이지 않아 적재적소에 가지 못하는 게 핵심"이라며 "정부 R&D가 특정 기술이나 정책 테마에 갇혀 시장의 다양한 연구개발 수요를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정부가 주제를 정하기보다 시장이 필요로 하는 '시장 수요 견인형'과 미래 기술을 육성하는 '미래 수요 견인형'으로 지원 체계를 이원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규제·제도개선 과제에서도 '투자·금융 및 세제 지원'이 75점(89.5%)으로 1위에 올랐고, '임상시험 및 인허가'가 61점(89.5%)으로 뒤를 이었다. 기술이전 및 사업화(27점, 42.1%), GMP 인증 및 제조시설(23점, 47.4%), 전문 인력 양성 및 확보(22점, 47.4%), 글로벌 진출 및 수출·통관(18점, 36.8%)이 뒤를 이었다.
구체적으로는 초기·성장단계 바이오기업에 대한 민간투자 위축, 펀드 만기 구조, 세제지원 부족, 정책금융 접근성 한계 등이 지적됐다. 조 전무는 "기존 제약사가 바이오벤처에 투자하거나 외부 파이프라인을 도입할 때 세제 혜택을 대폭 늘려야 한다"며 "기업의 오픈이노베이션을 유도해 산업 내부에서 자본이 선순환하도록 물꼬를 터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제약·바이오 산·학·연 20곳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은 이번 조사 결과와 정책 건의서를 국가바이오혁신위원회에 전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