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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바이오 야심 '1조원대 블록버스터 5개 이상 배출'

  • 2026.09.21(월) 09:00

10개 부처 '의약공업 15차 5개년' 합동 발표
R&D부터 약가·보험까지 전주기 전방위 연계
한국 '3개 창출'과 격돌…실행 인프라 경쟁

중국이 2030년까지 글로벌 연매출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를 넘어서는 블록버스터 의약품 5개 이상을 배출하고 글로벌 최초 혁신신약 비중을 세계 25%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내놨다.

단순 후보물질 발굴이나 개발 건수 중심의 양적 성장에서 벗어나 임상, 생산, 약가 및 의료보험, 시장 진입까지 아우르는 국가 차원의 '신흥 주력산업'으로 바이오의약을 육성하겠다는 전략이다.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거둔 실질적인 상업화 성과와 연구개발 결실에 기반한 강한 자신감이 이번 공격적인 중장기 로드맵 수립에 고스란히 반영됐다는 평가다.

21일 한국바이오협회, 중국 외신 등에 따르면 중국 공업정보화부와 국가발전개혁위원회, 국가위생건강위원회, 국가의료보장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 등 10개 부처는 지난 18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의약공업 발전 제15차 5개년(2026~2030년) 계획'을 합동 발표했다. 지난 8월 말 확정된 계획의 구체적인 가이드라인과 해설을 최근 공식화한 것이다.

양적 팽창→질·시장성으로

이번 계획의 핵심은 정량 목표의 구체성과 상업적 성과에 방점이 찍혀 있다는 점이다. 중국 정부는 2030년까지 일정 규모 이상 의약공업 기업의 매출을 3조5000억위안(약 720조원) 이상으로 확대하고, 혁신신약 산업 규모는 연평균 20% 이상 성장시키기로 했다. 글로벌 연매출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를 넘어서는 블록버스터 품목 5개 이상을 배출한다는 목표를 명시했다.

혁신의 '질'을 가늠할 지표도 별도로 뒀다. 글로벌 계열 내 최초 혁신신약 가운데 중국 비중을 25%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신약 파이프라인과 출시 건수를 세계 선두권에 올려놓는다는 계획이다. 혁신 의료기기 200개 이상 출시, 상장 바이오제약기업의 평균 연구개발(R&D) 투자 비중 연 10% 이상 유지 등도 제시했다.

기업과 산업 생태계 육성에도 투자를 확대한다. 연매출 100억위안(약 2조원) 이상 기업을 50개까지 늘리고 산업 규모 1000억위안(약 20조원) 이상의 의약산업단지 20개를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단순 신약 개발 건수를 넘어 연구개발 투자, 개별 기업 규모, 산업 클러스터 집적도까지 정책 지표로 관리하겠다는 의미다.

파이프라인 세계 1위 도약…축적된 성공 경험

이 같은 공격적인 목표의 배경에는 지난 14차 5개년(2021~2025년) 계획 기간 축적한 신약개발 성과가 자리 잡고 있다. 중국 공업정보화부에 따르면 이 기간 중국에서는 혁신신약 230개와 혁신 의료기기 292개가 출시·활용됐으며, 개발 중인 신약 수는 세계 2위 수준으로 올라섰다. 일정 규모 이상 의약공업의 부가가치도 연평균 4.1% 늘었다.

질적·양적 성장세는 최근 들어 한층 뚜렷해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중국에서 승인된 혁신신약 38개 중 80%가 넘는 31개가 중국 자체 개발 품목이었다. 2025년 말 기준 중국의 개발 단계(파이프라인) 혁신신약은 4751개로 전 세계의 3분의 1을 차지하며, 개발 중인 의약품 수 기준 세계 1위로 올라섰다.

산업 전반의 실적과 글로벌 진출도 가파르다. 올해 상반기 연간 매출액 2000만위안 이상인 중국 제약기업의 부가가치 생산액은 전년 동기 대비 6.4% 증가했다. 글로벌 기술수출(라이선싱) 역시 폭발적으로 늘어 올해 중국 혁신신약의 해외 기술수출 계약 총액은 전년 대비 36% 증가한 1200억달러를 돌파했다.

중국발 신약이 글로벌 시장에서 실제 블록버스터로 안착한 성공 경험도 나오고 있다. 중국 레전드바이오가 개발해 존슨앤드존슨(J&J)과 공동 상업화한 다발골수종 CAR-T 치료제 '카빅티'가 대표적이다. 카빅티는 연간 글로벌 순매출 10억 달러를 돌파하며 상업적 대형 성공 사례를 남겼다.

임상·약가·보험 원스톱 정비…병목 해소 

이번 계획에서 주목할 대목은 R&D 이후 단계에서 발생하는 구조적 병목 해소에 정책 역량을 집중했다는 점이다. 중국 정부는 신약 후보물질 발굴에 머무는 연구를 넘어 실제 환자 치료와 매출 창출로 직결되는 '전주기 산업화 체계'를 정조준했다.

이를 위해 AI 활용뿐 아니라 임상 전환 효율화, 공정개발·스케일업(대량생산), 필수의약품 공급망, 해외 진출 등 8개 분야 25개 중점과제를 가동한다. 실험실에서 나온 유효 물질이 대량 생산 공정이나 임상 단계에서 지연되지 않도록 국가가 직접 산업화 통로를 열어주겠다는 구상이다.

부처 간 장벽을 허문 전방위 제도 연계도 뒤따른다. 10개 부처는 산업·과학기술 정책과 규제·의료·의료보험 제도를 하나로 묶었다. 심사·허가 절차를 단축하는 동시에 신약이 개발된 뒤 병원 현장에서 신속히 처방될 수 있도록 약가 책정과 건강보험 급여 진입 체계를 연계해 시장 안착 속도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韓 2030년 '3개' 목표…실행력이 관건

한국 역시 2030년을 주요 분기점으로 삼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9월 'K-바이오 의약산업 대도약 전략'을 통해 2030년까지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 3개 창출, 바이오의약품 수출 2배, 글로벌 임상 3위 달성이라는 목표를 내놓은 바 있다. 한국도 허가·급여평가·약가협상 동시 진행, AI 활용 허가심사 단축, 100만 명 바이오 빅데이터 구축 등 전주기 지원책을 추진 중이다.

결국 한국, 중국의 향후 글로벌 바이오 경쟁의 승부처는 발표된 청사진을 현실로 바꿀 정부의 강력한 추진 의지와, 임상부터 글로벌 시장 진입까지 가로막는 구조적 병목을 뚫어줄 생태계의 완성도에서 갈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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