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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LB 첫 FDA 신약, '상업화·적응증' 미국 시험무대 오른다

  • 2026.09.30(수) 07:20

담관암 2차 치료제 승인…4Q 美 본격 출시
작은 시장·계약구조 좁은 담관암 돌파 필수
암종 불문 2상·유럽 허가로 시장 확대 추진

HLB가 담관암 치료제 '리픽투(LYRFIGTU·성분명 리라푸그라티닙)'로 첫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획득하면서, 시장의 시선이 허가 이후 성적표로 쏠리고 있다.

미국 시장 안착을 위한 상업화 역량과 담관암 시장을 넘어설 적응증 확대 등이 리픽투의 성패를 가를 핵심 과제로 주목받는다. 

리픽투, 우수한 효능 앞세워 4Q 미국 출시

첫 시험대는 리픽투의 미국 내 상업화다. HLB의 미국 자회사 엘레바테라퓨틱스는 오는 4분기 리픽투를 미국 시장에 정식 출시할 계획이다.

긍정적인 면은 경쟁자 대비 우수한 효능이다. 이번 허가의 근거가 된 1/2상 ReFocus 임상 결과에 따르면, FGFR 억제제 치료 경험이 없는 담관암 환자 116명의 객관적반응률(ORR)은 45.7%, 반응지속기간 중앙값(mDOR)은 11.8개월,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은 11.3개월로 나타났다.

앞서 허가를 받은 인사이트 '페마자이레'(ORR 36%, mDOR 9.1개월)와 타이호온콜로지 '리트고비'(ORR 42%, mDOR 9.7개월)의 성적과 비교해 유효성 측면에서 두 약물을 모두 웃돈다.

문제는 선발주자들이 처방 시장을 이미 선점한 데다 시장 규모 자체도 협소하다는 점이다. FGFR2 변이 담관암 시장에는 이미 인사이트의 페마자이레(2020년 4월)와 타이호 온콜로지의 리트고비(2022년 9월)가 진입해 있다.

여기에 처방 대상도 제한적이다. 미국에서 매년 약 8000명의 담관암 환자가 새로 진단되지만, 리픽투의 표적인 FGFR2 융합·재배열은 주로 간내담관암 환자의 10~15%에 불과하다. 희귀암 가운데에서도 특정 유전자 변이를 가진 2차 치료 환자로 대상이 좁혀져 시장의 절대적인 크기가 작다.

미국 시장 조기 진입 '승부수'

HLB는 우선 리보세라닙의 허가와 출시를 준비하며 구축해온 조직과 시스템을 활용해 시장에 조기에 진입한다는 계획이다. 진양곤 HLB그룹 이사회 의장은 지난 24일 공식 유튜브를 통해 "리보세라닙의 미국 출시를 염두에 두고 이미 준비해 놓은 매뉴얼과 조직이 있기에 빠른 론칭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요 암센터와 종양내과 전문의를 대상으로 한 영업뿐 아니라 FGFR2 변이 환자를 찾아내기 위한 유전자검사 지원, 보험 접근성, 전문의약품 유통망 등이 처방 확대를 좌우할 전망이다.

국내 한 사업개발 전문가는 "FGFR2 변이 담관암은 환자 수가 적은 희귀암 시장인 만큼 일반 의약품에 비해 제약사의 브랜드 인지도가 처방에 미치는 영향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며 "후발주자인 HLB에도 충분히 기회가 있는 시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관건은 기존 업체들이 선점한 주요 암센터와 전문의 네트워크에 얼마나 빠르게 진입하고 처방 기반을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작은 담관암 시장 넘어 '암종 불문' 노린다

리픽투의 실질적인 수익성은 원개발사인 릴레이테라퓨틱스와 체결한 계약 구조와도 직결된다.

엘레바는 2024년 12월 릴레이로부터 글로벌 개발 및 상업화 독점권을 최대 5억달러(약 6800억원) 규모로 확보했다. 릴레이에 따르면 계약금과 FDA 허가 등 규제 마일스톤이 최대 7500만달러, 상업화 마일스톤이 최대 4억2500만달러에 달하며 글로벌 순매출에 따라 로열티가 별도로 붙는다. 엘레바는 올해 6월 말 기준 계약금 500만달러를 포함해 총 1870만달러(약 250억원)를 릴레이에 지불했다. 이번 FDA 승인에 따른 추가 규제 마일스톤 규모는 아직 미공개다.

계약 규모에 비해 현재 허가받은 담관암 시장만으로는 성장의 한계가 뚜렷하다. 실제 선발 약물인 페마자이레는 담관암 외에도 골수·림프구 신생물 등 추가 적응증을 확보했음에도 지난해 매출액이 8670만달러(약 1200억원)로 연간 1억달러에 미치지 못했다.

리픽투의 중장기 상업성을 좌우할 핵심 과제로 적응증 확대가 꼽히는 이유다. 

좁은 환자군 벗어나…미국 넘어 유럽

이에 따라 HLB와 엘레바도 리픽투를 암이 발생한 장기가 아니라 특정 유전자 이상을 기준으로 치료하는 '암종 불문(tumor-agnostic)' 항암제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의 좁은 환자군을 벗어나 췌장암과 폐암, 위암, 난소암 등 서로 다른 암종의 FGFR2 변이 환자를 하나의 치료시장으로 묶는다는 전략이다.

엘레바는 지난 6월 담관암 이외의 FGFR2 융합 또는 재배열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글로벌 임상 2상 'ReFocus202'의 첫 환자 투약을 시작했다. 진 의장 역시 이번 승인을 두고 "담관암 신약 승인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을 넘어 판매지역 확대도 함께 추진한다. 엘레바는 미국 승인 직전인 지난 15일 유럽의약품청(EMA)에 리픽투의 품목허가신청서를 제출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HLB의 리픽투는 국내에서 보기 드문 글로벌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FDA 허가를 이뤄냈다는 점에서 분명 긍정적인 성과"라며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실질적인 상업적 성공으로까지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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