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일본 요코하마에 집결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롯데바이오로직스 등 대형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부터 신약개발 바이오벤처까지 일본 및 글로벌 제약사를 상대로 수주와 기술수출, 공동개발 기회 찾기에 나섰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바이오산업협회가 주최하는 제약·바이오 행사 '바이오재팬(BioJapan) 2026'이 전날(7일) 일본 요코하마 퍼시피코 컨벤션센터에서 개막했다. 올해는 세계 40개국 1700여개 기업·기관이 참여하며 행사 기간 2만2000명 이상이 현장을 찾을 전망이다.
바이오재팬은 신약 후보물질 도입부터 공동연구, 생산계약 등 실질적인 사업개발(BD)을 논의하는 일대일 파트너링이 활발한 행사다. 지난해에도 1500개 이상 기업이 참여해 2만5000건 넘는 미팅을 진행했다.
대형 CDMO부터 벤처까지 일본행
올해 4년 연속 참가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개막 첫날 세미나를 열고 아시아·태평양 지역 고객사를 대상으로 본격적인 수주 활동에 돌입했다. 일본 제약사들의 투자가 집중되고 있는 항체약물접합체(ADC)와 펩타이드 등 신규 모달리티 분야 수요를 적극 공략한다는 구상이다.
제임스 최 삼성바이오로직스 부사장은 "일본 내 ADC, 펩타이드 등 신규 모달리티 개발이 활발해지면서 CDMO 관련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러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7월 약 2조7000억원을 투입해 글로벌 펩타이드 CDMO 폴리펩타이드그룹 인수를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일본 현지 사업 기반도 넓히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5년 도쿄 영업사무소를 개소한 뒤 현지 고객사와의 접점을 확대해왔으며, 현재 일본 상위 10개 제약사 가운데 다수를 포함한 고객사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 역시 단독 부스를 마련해 미국 시러큐스 공장과 인천 송도 바이오캠퍼스를 연계한 생산 역량을 알리고 있다. 올해 1월 일본 라쿠텐메디칼과 생산 계약을 맺은 데 이어 현지 잠재 고객 확보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셀트리온과 비티젠(BTGEN) 등도 현지에서 글로벌 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신약 기술 앞세운 K바이오벤처
신약개발 벤처들의 핵심 목표는 기술수출과 공동개발 파트너 확보다. 독자적인 파이프라인과 플랫폼 기술을 앞세워 현지 제약사와의 접점을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행사장에는 중소벤처기업부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국가독성과학연구소(KIT), 충북·대전테크노파크 등이 지원하는 'K-Startup@bio' 공동관이 꾸려졌다. 이곳에는 지투지바이오와 오가노이드사이언스를 비롯해 큐피크바이오, 엑솔런스, 엠씨이, 메디코스바이오텍, 리코드, 사이키바이오텍 등 국내 바이오벤처들이 대거 참가해 기술 알리기에 나섰다.
개별 기업 차원의 파트너링 미팅도 활발하다. 셀비온은 전립선암 방사성의약품 후보물질 '포큐보타이드 사테트라세탄(Lu177-DGUL)'을 전면에 내세웠다. 지난달 국내 임상 3상 시험계획(IND) 승인을 받은 만큼 행사 기간 약 19개 글로벌 제약·바이오기업과 일대일 미팅을 갖고 라이선싱 아웃과 지역별 상업화 가능성을 타진한다.
바이젠셀은 림프종 세포치료제 'VC-101'의 임상 성과를 앞세워 파트너링 미팅에 나선다. 지난 9월 일본 의약품의료기기종합기구(PMDA)의 자체 제조시설 실사까지 마친 만큼 기술이전은 물론 현지 재생의료 시장 직접 진출 등 다양한 사업화 경로를 열어둔다는 전략이다.
100조 시장 넘어 '파트너 시장'으로
일본은 세계 주요 의약품 시장인 동시에 글로벌 제약사가 다수 포진한 시장이다. 아이큐비아(IQVIA)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의료용 의약품 시장은 11조7039억엔, 우리 돈으로 약 100조원 규모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일본의 의미는 단순한 의약품 판매시장에 그치지 않는다. 다케다, 다이이찌산쿄, 오노약품 등 글로벌 신약개발 경험과 자금력을 갖춘 현지 제약사들이 외부 기술 도입과 공동개발에 적극 나서면서 국내 바이오벤처의 사업개발 파트너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실제 성과도 나오고 있다. 리가켐바이오는 2024년 오노약품에 ADC 후보물질 'LCB97'의 글로벌 개발·제조·판매 권리를 최대 7억달러 규모로 이전하고, 별도의 ADC 플랫폼 공동연구 계약도 체결했다. 같은 해 넥스아이도 오노약품에 면역항암제 후보물질 'NXI-101'과 백업 항체의 글로벌 독점 개발·상업화 권리를 이전했다.
양국 정부와 대형 제약사 간 협력도 강화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올해 2월 일본에서 아스텔라스·마루호·오노약품 등과 국내 바이오벤처의 공동 연구개발을 지원하기 위한 협력 체계를 마련했다. 지난해에는 아스텔라스가 창업진흥원과 손잡고 국내 신약개발 스타트업에 일본 츠쿠바 연구 인프라와 글로벌 네트워크를 제공하는 프로그램도 시작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