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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경영수업 끝…금호석화 주총 이목 끄는 이유

  • 2022.06.13(월) 16:51

주총안건 사내이사 후보에 박준경 부사장
전문경영인 체제 끝내고 3세대 경영 신호탄

금호석유화학이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를 연 지 석달 만에 임시주총을 소집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오는 7월 열리는 임시 주총에서 박찬구 회장의 장남인 박준경 부사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이 상정되면서다.

업계에선 지난해 박 회장의 사내이사 사퇴 이후 꾸려진 '전문 경영인 체제'가 1년 만에 마무리되는 동시에 3세대 책임경영이 시작됐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 박 부사장은 12년간 경영수업을 끝내고, 대표이사까지 오를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박준경 금호석유화학 부사장 / 그래픽 = 김용민 기자 kym5380@

석 달 만에 주총 다시 소집하는 이유

최근 금호석유화학은 오는 7월21일 임시주총을 소집한다고 공시했다. 임시주총에선 박준경 사내이사, 권태균·이지윤 사외이사 등 3명에 대한 이사 선임안이 의결된다.

금호석유화학이 주총을 소집한 것은 지난 3월 이후 석달 만이다. 지난 3월 열린 정기 주총에서 회사 측이 내세운 박상수·박영우 사외이사가 선임된 바 있다. 

석 달 만에 주총을 다시 소집한 이유는 사외이사진에 공백이 생기면서다. 작년 3월 사외이사에 선임된 박순애 서울대 교수가 최근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에 내정되면서 지난 2일 사임했다. 또 다른 사외이사도 일신상의 이유로 사퇴 의사를 밝힌 상태다.

일 년 만에 끝나는 '오너 없는 이사회'

사외이사 공백을 메우기 위해 열리는 임시 주총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박 부사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 때문이다. 

박 부사장은 1978년생으로 고려대 환경공학과를 졸업한 뒤 2010년 금호석유화학에 해외영업팀 부장으로 입사했다. 이후 2012년 상무보, 2015년 상무, 2020년 전무, 2021년 부사장 등으로 승진하며 경영수업을 받아왔다. 12년간의 경영수업을 끝내고 사내이사로 책임경영에 나서게 된 것이다.

금호석유화학은 최근 1년간 '오너 없는 이사회'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박 회장이 작년 6월 사내이사에서 물러나고, 백종훈 대표이사(부사장)·고영훈 중앙연구소장(부사장)·고영도 관리본부장(전무) 등 전문 경영인 체제로 전환되면서다. 당시 박 회장은 작년 초 촉발된 경영권 분쟁, 취업제한을 두고 진행 중인 소송에 대한 부담 등의 이유로 사퇴를 결정했다. 

박 부사장이 사내이사에 선임되면 금호석유화학은 다시 소유와 경영이 일원화되는 체제가 된다. 지난 3월 금호석유화학의 지배구조를 보면 박찬구 회장(이하 보유 지분 6.73%), 박준경 부사장(7.21%), 박철완 전 상무(8.58%) 등이다. 경영권 분쟁을 일으킨 박 전 상무의 지분 관계가 정리되지 않은 만큼 아직 '불씨'는 남아있지만, 본격적인 3세 경영이 시작된다는 점은 명확해졌다는 분석이다.

대표이사까지 오를까

금호석유화학 정관에 따르면 '이사는 주주총회에서 선임하며 출석한 주주 의결권의 과반수로 하되, 발행주식 총수의 4분의 1 이상의 수로 해야 한다'고 명시됐다. 박 부사장이 사내이사에 오르기 위해선 임시 주총에 참석한 주주의 절반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작년부터 표대결 결과를 보면 주주들은 사측의 결정을 지지했다. 지난 3월 열린 주총에서 사측이 내세운 사외이사 후보 2명이 모두 선임되는 등 사측은 모든 안건에서 박 전 상무 측이 제시한 주주제안보다 2~3배의 지지를 받았다. 작년 3월 주총에서도 사측은 압도적인 표차로 박 전 상무를 표 대결에서 이겼다.

금호석유화학은 이번 임시 주총의 안건도 모두 통과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 부사장이 주총 고비를 넘게 되면, 대표이사까지 오를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게 된다. 대표이사는 이사회 결의로 선임할 수 있는 구조인데, 이사회는 사측이 제안한 이사진으로 꾸려진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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