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무너진 롯데, 책임은 누구도 지지 않았다"…신동주의 손배 청구서

  • 2025.07.11(금) 06:00

신동빈 타깃 주주대표소송 제기 후 첫 언론 인터뷰
"적자 속 고액보수, 이사회는 그저 방조했다"
"창업 철학 버리고 경영 책임 회피하는 구조 문제"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이 지난 10일 서울 용산구에서 진행된 인터뷰 중 기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사진=SDJ코퍼레이션

"경영 복귀가 목적이 아닙니다. 이사회와 경영진의 책임을 분명히 묻고, 롯데를 바로잡겠다는 것입니다."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이 총 144억엔(약 1440억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주주대표소송을 일본 도쿄지방재판소에 제기했다. 표적은 신동빈 롯데홀딩스 대표이사(롯데그룹 회장)와 현 이사회다. 총수가 포함된 이사회에 직접적인 법적 책임을 묻는 첫 시도다. "실적은 바닥인데 보수는 최고"라는 그의 말처럼 이번 소송은 경영책임 회피와 이사회 견제 실패에 대한 정면 비판이다.

이번 소송은 단순 경영권 분쟁이 아니다. 신 회장은 지난 10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롯데의 지배구조를 정상화하기 위한 첫걸음"이라며 "신동빈 회장이 물러나야 그룹이 바로 설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 이번 소송은 △롯데쇼핑의 배임 사건 △면세점 특혜 로비 △반복된 공정위원회 제재 △과도한 보수 수령 등 네 가지 사안을 통해 신동빈 회장을 포함한 이사들의 '직무 해태' 책임을 묻고 있다. "모회사 이사로서 자회사를 관리·감독할 책임을 저버린 전형적인 사례"라는 입장이다.

핵심은 '책임을 지지 않는 경영자' 그리고 '이를 견제하지 못한 이사회' 구조다. 그는 "경영 성과 없이 '회장의 아들'이라는 이유만으로 고속 승진한 인물에게 그룹을 넘기려는 흐름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신유열 롯데지주 부사장의 승계 가능성에도 선을 그었다. 그는 "비상 상황에도 일본에 대형 저택을 짓는 건 사익을 우선시하는 태도"라며 신 회장 부자의 행보를 비판하기도 했다.

그의 시선은 롯데홀딩스 전체를 겨냥한다. 유이자 부채만 6조엔, 연간 이자비용이 2600억엔을 웃도는 재무 구조 속 한국 계열사 실적 부진까지 겹친 지금이야말로 "이사회 책임을 되물을 분기점"이라는 게 그의 판단이다. 신 회장은 "원래 직원 급여나 배당금으로 쓰였어야 할 자금이 신동빈 회장의 고액 연봉에 집중되고 있는 현실은 매우 불합리하다"며 문제의 본질을 짚었다. 이어 "향후 소송 과정 중 신동빈 회장의 공시되지 않은 보수까지 드러난다면 이에 대해서도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법이 허용하는 모든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배임부터 뇌물까지…'4대 위법' 정조준

- 경영권 분쟁이 시작된 지 약 10년이 지났다. 그간의 경과와 현재 상황은?

▲ 지난 2015년 신동빈 회장을 중심으로 한 임원들에 의해 고(故) 신격호 명예회장이 본인의 뜻과 관계없이 대표이사직에서 해임됐다. 나 역시 경영 일선에서 배제된 이후, 롯데홀딩스의 최대 주주로서 경영에 대한 경고음을 지속적으로 내왔다. 하지만 롯데홀딩스 이사회, 특히 사외이사들은 신동빈의 경영 실태를 외면했다. 한국 롯데그룹의 상황을 우려하는 주주들의 목소리 또한 철저히 무시해왔다.

- 최근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한 이유와 목적은?

▲ 현재 롯데그룹은 실적이 악화되고 대규모 손실이 반복되는 심각한 상황에 놓여 있다. 이런 결과는 신동빈 회장이 그룹 전반서 법령 위반, 선관주의 위반 등 부적절한 경영을 이어온 탓이 크다. 하지만 그에 대한 책임은 전혀 추궁되지 않고 있다. 이에 창업가 일원이자 롯데홀딩스 주주로서 그룹 경영 정상화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번 소송을 제기했다.

- 주주대표소송 제기 이후 한국 롯데그룹은 공식 대응을 자제하고 있다. 향후 이 소송을 경영권 분쟁이나 개인적인 감정의 연장선으로 규정하며 반박할 가능성도 있는데, 이에 대한 입장과 대응 계획은 무엇인가.

▲ 현재 롯데그룹은 경영상의 실책으로 경영 악화를 겪고 있다. 스스로 비상경영체제를 선언했고, 임직원 구조조정과 우량 자산 및 부동산 매각까지 강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신동빈 회장만이 고액의 보수를 수령하고 있다는 점은 매우 불합리하다고 본다. 이 문제는 개인적인 주장을 넘어, 롯데 상장 자회사의 소수주주들과 의결권 자문기관들 역시 지적하고 있는 부분이다.

이러한 사실이 분명히 존재하는 이상, 롯데그룹이 이를 경영권 분쟁이나 개인 감정 문제로 축소하려는 시도는 설득력을 갖기 어렵다. 특히 그룹 최고책임자인 신동빈 회장이 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점은 부정하기 어려운 객관적 사실이라고 생각한다.

일본 롯데홀딩스 당기순이익 추이./그래픽=비즈워치

최근 공개된 2025년 3월기 결산에 따르면, 일본 롯데홀딩스는 연결 기준 1626억엔(약 1조 626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회사 설립 이래 최대 규모의 적자이자, 3기 만의 적자 전환이다.

재무 구조도 뚜렷하게 악화됐다. 같은 기간 유이자 부채 총액은 6조5859억엔(약 65조8590억원)으로, 2021년 대비 54% 증가했다. 전년과 비교해도 10% 늘어난 수준이다.

지급이자도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2022년 1103억엔으로 일시 감소했으나 이후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며, 2652억엔(약 2조6520억원)까지 확대됐다. 이는 전년 대비 11%, 2021년 대비로는 128% 늘어난 수치다. 같은 해 영업이익(391억엔)의 6.8배에 달해, 이자 비용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구조에 처해 있음을 보여준다.

일본 롯데홀딩스 재무지표 추이./그래픽=비즈워치

이날 인터뷰에는 이번 소송을 담당하고 있는 기타무라 히데키 변호사도 함께했다. 그는 신동빈 롯데홀딩스 대표이사를 포함한 이사 6인의 법적 책임을 어떻게 규명하고 있는지, 그 구조와 쟁점을 설명했다. 기타무라 변호사는 일본 도쿄 변호사회 소속으로 회사법 및 기업 지배구조 분야에서 주주대표소송을 다수 수행한 전문가다. 현재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과 광윤사가 제기한 롯데홀딩스 주주대표소송의 원고 측 대리인을 맡고 있다.

이번 소송은 크게 두 가지 청구로 나뉜다. 신동빈 개인에게는 약 133억엔의 손해배상 청구가, 신 회장을 포함한 이사 6인에게는 연대책임을 묻는 9억6350만엔의 배상 청구가 제기됐다. 소송의 본질은 '이사로서의 직무 해태'이며, 구체적으로는 자회사 관리 의무 위반 세 건과 선관주의 의무 위반 한 건으로 구성된다.

핵심 쟁점은 롯데쇼핑의 업무상 배임 사건이다. 신동빈 회장이 친족 기업에 매점 사업권을 넘긴 사안으로, 한국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됐다. 이에 따라 회사가 입은 손해는 약 77억4300만엔에 달한다. 기타무라 변호사는 "신 회장이 실질적으로 지시하고 관여한 만큼 자회사를 관리·감독해야 할 모회사 이사로서의 책임을 다하지 못한 전형적인 사례"라고 지적했다.

두 번째는 자회사 7곳이 관여된 뇌물 공여 사건이다. 과거 면세점 특허를 되찾기 위해 위해 당시 박근혜 대통령 측근 재단에 자금이 전달된 사안이다. 이 역시 한국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이 내려졌다. 관련 뇌물 금액은 약 7억엔이다. 자회사에 대한 관리 감독 의무를 소홀히 한 사례로 지적된다.

세 번째는 롯데쇼핑의 반복적인 대규모유통업법 위반이다. 지난 2014년부터 2020년까지 총 여섯 차례에 걸쳐 한국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정명령과 과징금 납부 명령을 받았다. 과징금 총액은 약 50억990만엔에 이른다. 그럼에도 신동빈 회장은 아무런 시정 조치 없이 이사직을 유지해왔다는 게 원고 측 주장이다. 기타무라 변호사는 "법 위반이 반복됐음에도 이를 방치한 것은 이사회가 책임을 회피한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은 신동빈 회장의 과도한 보수 수령 문제다. 그는 한국 상장 자회사들로부터 약 21억6530만엔의 보수를 받았다. 이는 롯데홀딩스 임원 보수 한도인 12억엔을 크게 초과한 금액이다. 초과분 약 9억6530만엔은 선관주의 의무 위반에 해당한다. 기타무라 변호사는 "일본 상장사 기준 이사 겸직은 통상 2~3곳, 많아야 8곳 남짓"이라며 "무려 22개 회사를 겸직하고 있는 신동빈 회장의 직무 수행이 입증되지 않는다면 이는 부당 수령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회장은 책임 없고, 아들은 고속 승진"

- 이번 소송의 근본적인 문제 중 하나는 경영의 투명성과 지배구조의 정당성으로 보인다. 그런 관점에서 신유열 부사장으로의 세습 승계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는데, 이에 대한 입장은 무엇인가.

▲ 지금 그룹의 다수 계열사들이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도 경영자는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은 채, 여러 회사에서 비정상적으로 높은 보수를 받고 있다. 동시에 많은 계열사에서 임직원 구조조정이 이뤄지고 있으며 주주들 역시 주가 하락에 따른 손실을 감당하고 있다. 원래 직원 급여나 배당금으로 쓰였어야 할 자금이 신동빈 회장에게 집중되고 있는 현실은 매우 불합리하다.

이런 상황에서 경영 성과가 뚜렷하지 않은 인물이 '회장의 아들'이라는 이유만으로 단기간에 고속 승진하고, 향후 그룹을 승계한다는 흐름에 대해선 나뿐 아니라 임직원과 주주들도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신유열 부사장은 불과 3년 만에 부사장 자리에 올랐다. 과연 그만한 실력이 있었는지, 경영자로서 적절한 인물인지에 대해서는 많은 분이 의문을 가질 것이라 생각한다.

지금과 같은 비상 상황에서도 신동빈 회장과 신유열 부사장은 자신들이 받은 고액 보수를 기반으로 일본 내에 대형 저택을 짓고 있다. 이는 그룹 전체보다는 사익을 우선시하는 태도로 해석될 수 있으며,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 한국 사업 부진을 언급했는데, 일본 롯데와도 관련이 있나?

▲ 당연히 있다. 롯데홀딩스는 한일 롯데를 지배하는 지주사다. 2025년 3월기 기준 유이자 부채만 6조5859억엔인데, 여기에 따른 연간 이자비용이 2652억엔으로 영업이익(391억엔)을 훨씬 넘는다. 최종적으로 1626억엔 순손실을 기록했다. 한국 사업의 부실이 일본 롯데홀딩스 재무에도 큰 부담이 되고 있다.

- 화해 가능성은?

▲ 지금까지 상대방 태도를 보면, 화해 가능성은 매우 낮다.

호텔롯데 지배구조./그래픽=비즈워치

한국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엔 ‘호텔롯데’가 있다. 일본 롯데홀딩스(지분율 19.07%)와 광윤사(5.45%) 등 일본 측 계열이 호텔롯데 지분 99%를 쥐고 있다. 이 호텔롯데가 다시 롯데지주를 지배하고, 롯데지주는 국내 롯데 계열사 대부분을 거느리는 구조다.

'광윤사→롯데홀딩스→호텔롯데→롯데지주'로 이어지는 연결 고리. 실질적으로 일본이 한국 롯데를 좌우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광윤사의 최대주주는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지분율 50.28%)이다.

이 구조를 바꿀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해법은 호텔롯데 상장이다. 신주 발행을 통해 일본 측 지분을 희석하고, 한국 중심의 지배 체제를 세운다는 시나리오다. 하지만 이 계획은 2016년 추진 이후 번번이 멈춰 섰다. 경영 비리 수사·사드(THAAD) 사태·박근혜 정권 국정농단·코로나19까지 겹치며 10년 가까이 표류 중이다.

- 소송에 이겨도 경영 복귀와는 무관하지 않나?

▲ 이번 소송의 목적은 경영 복귀가 아니다. 본질은 잘못된 경영에 대한 책임을 명확히 묻고, 이를 통해 그룹을 정상화하는 데 있다. 현재 상황을 바로잡기 위해선 신동빈 회장이 최고경영자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본다. 필요하다면 그 과정에서 내가 경영에 다시 참여하는 것도 하나의 선택지로 보고 있다.

- 신동빈 회장의 경영에서 가장 큰 문제는 뭐라고 보나?

▲ 롯데는 고 신격호 명예회장이 직접 현장을 누비며 임직원들과 함께 만들어낸 기업이다. 그런데 신동빈 체제 이후 창업 정신은 무시됐고, 경영진은 오직 자기 이익과 자리를 지키는 데만 집중하고 있다. 그 결과 한국 자회사 불법 행위체 따른 구속과 유죄 판결, 무리한 M&A, 자회사에 대한 관리·감독 실패 등이 반복되면서 롯데에 지속적으로 손해를 입히고 있다.

더욱이 신동빈 회장과 경영진은 미래 산업에 대한 비전과 인사이트가 부족하다. 롯데가 가진 우량 자산 덕분에 당장은 버틸 수 있겠지만,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청사진이 부재하다는 점이 본질적인 문제다. 유통의 온라인 전환, 중국발 공급 과잉 등 외부 환경 변화도 있었지만 이를 예측하고 대비하지 못한 책임은 경영진에 있다. 그럼에도 책임을 계열사 대표나 직원에게 전가하는 건 부적절하다.

신 회장이 추진 중인 메타버스·수소·생명공학, 충전식 배터리 등 4대 미래 사업 역시 회의적이다. 메타버스는 수익 모델이 부재하고, 수소는 취급이 까다롭고 수익성이 낮다. 충전식 배터리는 이미 수요가 줄고 있으며, 생명공학은 해외로 생산이 이전될 가능성이 높다. 기술력이 부족한 롯데가 이들 분야에서 성과를 내긴 어려워 보인다.

결국 미래 산업을 이해하고 현장을 아는 인물이 이끌어야 한다. 소비자에게 다시 신뢰받는 기업이 되려면 현장 중심의 경영으로 돌아가는 것이 우선이다.

2024년 재계 총수 보수 TOP5./그래픽=비즈워치

지난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국내 주요 그룹 총수 가운데 실질 연봉 기준 사실상 1위에 올랐다.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이 323억원으로 보수 총액 1위에 올랐으나, 이는 퇴직금과 특별공로금 등 일회성 보상이 반영된 결과다.

신 회장이 국내 7개 계열사에서 수령한 보수는 총 216억5300만원. △롯데지주 59억7200만원  △롯데케미칼 38억원 △롯데쇼핑 19억6400만원 △롯데웰푸드 26억500만원 △롯데칠성음료 34억9300만원 △호텔롯데 24억2300만원 △롯데물산 13억9600만원 순이다. 전년(212억8500만원)보다 1.7% 늘어난 규모다.

이에 대해 신동주 SDJ 회장은 "216억원에 달하는 보수는 일본 롯데 이사회가 정한 연간 보수 상한선(12억엔)을 약 9억 6530만엔(약 96억원) 초과한 것"이라며 해당 보수 결의에 참여한 일본 롯데 이사 6명에게 공동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공시 밖 보수까지 철저히 검증할 것"

- 신격호 창업주께서 살아 계셨다면, 지금의 롯데를 어떻게 평가하셨을지 궁금하다.
▲ 고 신격호 명예회장은 고객의 시점에서 경영하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여겼던 분이다. 유행을 좇기보다는 스스로 길을 만들어가야 한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었고, 현재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직접 개발하고 서비스하는 회사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항상 강조했다. 그런 철학 속에서 롯데제과(현 롯데웰푸드)나 롯데월드 같은 사업이 탄생할 수 있었다.

그룹의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고 결정할 때에도 주변의 말이나 일시적 분위기에 의존하지 않고, 철저한 시장 분석을 바탕으로 한 경영 판단과 장기적인 비전 설정이 있어야 한다고 말씀하셨을 것이다.

반면 지금의 롯데는 경영자의 독단적 판단에 따라 하이마트·중고나라·한샘·일진머티리얼즈 등 여러 회사를 인수했다. 결과적으로 대부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며 실패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을 주도하기보다 경쟁사를 따라가는 데 급급했고, 인수한 사업들 대부분이 몇 년 지나지 않아 적자로 전환되고 있다. 이러한 모습은 결국 경영자의 철학, 명확한 미래 비전, 시의적 판단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방증한다고 생각한다.

- 고 신격호 명예회장 유언장에 '후계자는 차남'이라고 명시됐다는 보도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지?

▲ 해당 유언장의 진정성에 대해 회의적이다. 첫째, 유언장에는 신동빈을 후계자로 명시하고 있지만 이는 생전에 총괄회장이 밝힌 생각과 전혀 다르다. 지난 2016년 4월 촬영된 고인의 육성 발언과 어긋나고, 오랜 기간 비서로 일한 인물의 증언과도 맞지 않는다.

둘째, 유언장이 발견된 경위 자체가 매우 부자연스럽다. 아버지는 2020년 1월 별세했고, 당시 롯데는 '유언장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고인이 별세한 지 5개월 가까이 지나서야 롯데홀딩스가 관리하는 집무실 내 금고에서 해당 유언장이 발견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금고는 생전 비서가 매달 내용을 확인하고 기장해오던 곳으로, 새로운 문서가 나올 가능성은 없었다는 게 그 비서의 일관된 증언이다.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이 지난 10일 진행된 인터뷰에서 기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사진=SDJ코퍼레이션

- 만약 신동빈 회장이 물러난다면, 이후 롯데의 지배 구조나 경영 체제는 어떻게 변화돼야 한다고 보는가.

▲ 지금 상황에서는 누가 경영을 맡더라도 신동빈 회장보다 더 나은 결과를 낼 수 있다고 본다. 현재 롯데는 이익을 제대로 내지 못하고 있고, 오히려 자산을 매각하거나 직원을 감원하는 방식으로 위기를 모면하려 하고 있다. 이러한 방식이 아니라 소비자들이 롯데 제품에 매력을 느끼고 자발적으로 구매하고 싶어지는 회사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고 신격호 명예회장은 언제나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전례 없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어 내는 데 집중했다. 과자·롯데월드·백화점 등 모두 당시엔 한국에 없던 새로운 개념을 도입한 결과였다. 소비자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고, 좋아할 만한 무언가를 지속적으로 만들어내는 것이 경영의 본질이라는 점을 실천해 왔다.

하지만 지금의 롯데그룹은 그렇지 않다. 기업을 인수하는 데 집중하지만, 정작 인수 이후에는 제대로 된 경영을 하지 못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이제는 과거의 창업 철학으로 돌아가 소비자 중심의 경영을 회복하는 것이 필요하다.

- 일본 롯데 경영에 대해선 어떻게 평가하나. 다마즈카 대표가 취임한 지 5년이 넘은 상황이다.

▲ 처음엔 롯데그룹을 위해 최선을 다해주길 바랐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결과만 놓고 보면 실적은 개선되지 못했고, 오히려 악화됐다고 보고 있다. 현 경영 체제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경영에 참여하게 될 경우 실현하고 싶은 방향은?

▲ 최고경영진의 과도한 보수나 한국 계열사에서 발생한 법령 위반 등에 대해 단호하게 대응할 생각이다. 임직원과 거래처 모두가 '롯데의 일원이어서 다행이다'라고 느낄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 이번 주주대표소송 외 향후 계획하고 있는 대응이나 활동이 있다면? 가령 추가적인 주주 제안이나 이사회 해임 청구 등 실질적인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지.

▲ 법률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가능한 모든 대응을 강구할 예정이다. 우선은 이번 주주대표소송을 통해 신동빈 회장의 책임을 철저히 추궁하고, 경영상의 문제에 대해 명확하게 책임 소재를 밝혀나가고자 한다.

현재 신동빈 회장은 한국 롯데 계열사 7곳에서 21억엔 상당의 보수를 받고 있다. 그러나 이 외에도 아직 공개되지 않은 다른 보수를 받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예컨대 롯데홀딩스의 보수 한도 총액은 12억엔으로 설정돼 있지만, 그 범위 안에서 신 회장에게 적지 않은 금액이 지급됐을 수 있다. 현재 공시된 금액 외에도 공시 기준에 미달해 외부서 파악되지 않는 보수가 존재할 수 있다. 만일 향후 소송 과정을 통해 이러한 내역이 드러난다면 이 또한 부당한 보수로 판단하고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경영 정상화를 실현하기 위한 활동 역시 계속 이어나갈 방침이다. 현재 신동빈 회장은 경영자로서 부적격하다는 점이 명확하게 드러난 상황이다. 그동안 종업원지주회 내 구성원들은 경영진의 방침을 따르는 경우가 많았지만, 롯데홀딩스가 설립 이래 최대 적자를 기록한 현 상황에서는 과연 이대로 괜찮은지 의문을 품는 것도 매우 자연스럽다고 본다. 앞으로도 이러한 문제를 더 널리 알리기 위해 지속적으로 활동해 나갈 계획이다.

인터뷰를 마친 신동주 회장은 곧장 한남동으로 향했다. 이날은 조부인 고(故) 신진수 씨의 기일이었다. 그는 고 신격호 명예회장의 장남이자, 12남매 중 장남인 신 명예회장을 대신해 오랜 시간 집안의 제사를 챙겨왔다. 창업주 일가의 장자로서 가족과 전통을 지키는 일상은 롯데홀딩스 최대주주라는 그의 공적 정체성과 맞물리며 이날 인터뷰의 끝을 더욱 묵직하게 만들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
  • 오늘의 운세
  • 오늘의 투자운
  • 정통 사주
  • 고민 구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