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고정밀 지도 데이터의 해외 반출을 조건부 허용하면서 국내 플랫폼·모빌리티 업계에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단기적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우세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시장의 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는 최근 구글이 요청한 1대5000 축적 지도의 국외 반출을 허가한다고 밝혔다. 보안 시설 가림 처리 등을 전제로 한 조건부 승인이다. 실제 반출까지는 약 6개월이 걸릴 전망이다. 구글은 국내 고정밀 지도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사 지도 서비스의 정밀도를 높일 수 있게 됐다.
네이버, 카카오 등 지도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기업들은 일단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지도 서비스의 핵심경쟁력은 단순 좌표가 아닌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상세 장소 정보(POI)와 현지화된 운영역량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플랫폼업계 관계자는 "실시간 교통 정보와 최신 상점 데이터는 시간과 비용을 투입해 구축해야 하는 영역으로 구글이 이를 단숨에 뛰어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중장기적 우려는 여전하다. 구글은 물론 애플을 비롯한 미국 기업, 또 중국 등 해외 기업까지 데이터 반출을 요구할 가능성이 열렸기 때문이다.
특히 자율주행과 경로 최적화에 공들이고 있는 카카오모빌리티, 티맵 등 모빌리티 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글로벌 빅테크가 동일한 데이터를 손에 쥐고 진입할 경우 국내 시장의 우위를 장담할 수 없다는 기류가 읽힌다.
모빌리티업계 관계자는 "고정밀 지도는 단순한 지도가 아니라 자율주행 등 고도화에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다. 국내 자율주행 산업이 미국, 중국에 비해 발전이 더딘 상황에서 빗장이 풀려버릴 경우 골든타임을 놓쳐버리는 것이 아닐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공간정보산업 생태계 전반의 타격도 예상된다. 지도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램(API)를 활용해 지도 제작 및 가공 서비스, GPS 센서 등을 개발하는 영세 업체들은 향후 구글의 점유율이 확대될 경우 비용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 플랫폼업계 관계자는 "반출 결정이 내려진 만큼 시행 전까지 영세 사업자를 보호할 제도적 보완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