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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장 대 압축'…신규 IP 전략 두고 엇갈린 대형 게임사

  • 2026.08.14(금) 07:40

크래프톤·엔씨, 신작 앞세워 글로벌 공략
넥슨 이어 넷마블도 '선택과 집중' 선회

국내 대형 게임사들이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전환점을 맞이했다. 크래프톤과 엔씨는 여전히 효자 역할을 하는 프랜차이즈 지식재산권(IP)을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에 신작을 선보이며 새로운 IP 확보에 나선다.

넥슨과 넷마블도 신규 IP를 위한 움직임은 유사하다. 다만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치고 있다는 점에서 엔씨·크래프톤과는 사뭇 다르다. 특히 넷마블의 경우 올 상반기 다수의 신작을 선보였지만 성과가 신통치 않으면서 방향을 선회했다. 다수의 신작을 선보이는 대신 흥행 가능성이 높은 신작에 집중하면서 IP를 키워나가겠다는 전략이다.

'IP 곳간' 믿고 신작 늘리는 크래프톤·엔씨

크래프톤은 올해도 실적 성장세를 지속하며 상반기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배틀그라운드가 다양한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건재했고, 2분기에는 앞서해보기(얼리 액세스)로 출시한 서브노티카2가 더해졌다.

서브노티카의 경우 전작인 '서브노티카1'과 '서브노티카: 빌로우 제로' 역시 흥행했던 만큼 배틀그라운드와 함께 새로운 프랜차이즈 IP로 육성하겠다는 그림을 그렸다.

여기에 크래프톤은 이달 26일부터 열리는 글로벌 게임쇼인 '게임스컴 2026'에서 현재 준비하고 있는 신작 5종을 선보이며 글로벌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배틀그라운드를 만든 펍지 스튜디오의 미공개 신작을 비롯해 'NO LAW'와 '프로젝트 제타', '에이지 트위스터'와 '타래: 언바운드' 등이다. ▷관련기사: ▷관련기사: 실적 호조에도 목마른 크래프톤, '넥스트 배그' 찾을까(2026년 7월29일)

크래프톤은 2029년까지 매출 7조원 달성을 목표로 세웠는데, 이 가운데 신규 IP에서만 3조원을 벌겠다는 전망치를 제시한 상태다.

엔씨는 사업 재정비와 모바일 캐주얼 등 신사업 확장 효과가 본격화되고 있다. 엔씨를 대표하는 IP인 리니지가 굳건한 가운데 '아이온2'는 중국을 비롯해 글로벌 시장 출시 준비를 마쳤다.

여기에 모바일 캐주얼 사업은 플랫폼인 '저스트플레이(Justplay)'가 전분기대비 100% 성장했고 연결 실적에도 반영되며 성장세에 톡톡히 한몫했다. 엔씨는 추가적인 인수·합병(M&A)도 준비하고 있다.

엔씨 역시 게임스컴에서 아이온2와 '신더시티', '프로젝트 본파이어' 등 3종의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외에 엔씨가 특히 주목하는 작품은 북미 개발 스튜디오 아레나넷이 PC와 콘솔 플랫폼으로 개발하고 있는 '길드워3'다. 서구권 3대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로 꼽히는 길드워 시리즈로 14년 만의 공식 후속작이다.

박병무 엔씨 공동대표는 "길드워 시리즈는 서구권에서 월드오브워크래프트(와우), 파이널판타지와 함께 3대 MMORPG로 인기가 높은 IP"라며 "서머게임페스트에서 공개(트레일러 영상)한 후 길드워2의 월간 활성 이용자수(MAU)와 매출이 최고치를 찍는 등 프랜차이즈 전체를 키우는 효과가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를 기반으로 엔씨는 2030년 매출 5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가 더 일찍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포트폴리오 재편, 넥슨 다음은 넷마블

이와 달리 넥슨과 넷마블은 게임 포트폴리오 확장 대신 재편을 통한 구조 효율화를 택했다. 패트릭 쇠더룬드 넥슨 회장은 지난 3월 열린 자본시장 간담회(CMB)에서 광범위한 포트폴리오를 정리하고 프랜차이즈 IP 중심으로 사업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넥슨은 최근 25년 동안 라이브 해왔던 '크레이지 아케이드' 서비스를 종료했다. 넥슨의 장수 IP로 꼽히지만 이용자 수가 늘지 않고 지지부진하자 과감히 정리한 것이다. 대신 메이플스토리와 던전앤파이터, 마비노기 등 프랜차이즈 IP는 시장과 콘텐츠를 확장하는 등 힘을 싣고 있다.

넥슨은 비용 효율화와 프랜차이즈 IP의 성장에 힘입어 올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고 기록을 새로 썼다. 메이플스토리는 이용자 창작 콘텐츠(UGC) 플랫폼 '메이플스토리 월드' 매출이 작년보다 123% 성장했고, 서구권 신작 '아크 레이더스'도 출시 9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1630만장을 넘어서며 상반기 서구권 매출을 3배 이상 늘리는 데 기여했다.

넷마블은 퍼블리싱을 통해 다수의 신작을 선보이는 전략을 펼쳤지만 신통치 않은 성적표에 방향타를 바꿨다. 올 상반기 '스톤에이지 키우기'와 '일곱개의 대죄: 오리진', '솔: 인챈트'와 '몬길: 스타 다이브' 등 4종의 신작을 공개했지만 흥행에 성공했다고 할만한 게임은 솔 인챈트가 유일하다.

김병규 넷마블 대표 역시 "상반기 출시 타이틀은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다"고 언급하며 부진을 인정하기도 했다.

이에 하반기 신작 전략을 수정, 당초 5종을 출시한다는 계획에서 '나혼자만 레벨업: 카르마'와 '샹그릴라 프론티어', '프로젝트 이지스' 등 3개 작품만 출시하기로 했다. 신작을 출시하면 마케팅 비용 등 대규모 자원이 투입되는 만큼 최대한 효율성 높은 작품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겠다는 의미다.

특히 김병규 대표는 공개하는 신작 숫자는 줄이면서도 라이브 게임의 제품 수명주기(PLC)를 확장하겠다는 전략을 강조했다. 김 대표는 "7년 넘은 게임이 연 매출 1000억원 이상을 기록하고 매출도 증가세를 보이는 것은 IP가 견고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는 것"이라며 "다른 라이브 게임들에도 적용해 라이브 사이클과 매출을 점증적으로 늘리는데 집중하겠다"고 설명했다.

국내 게임업계를 주도하는 4개 대형사의 이같은 움직임은 체질 개선을 통해 지속 성장할 수 있는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게임 개발은 온전히 비용 부담인 만큼 핵심 IP에 집중하고, 동시에 새로운 시장을 공략하는 게임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해 성과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기존 IP가 돈을 잘 버는 게임사들은 신작에 더 힘을 실을 수 있어 공격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반면 대형 게임사여도 비용 부담이 커졌다면 다작을 통해 몸집을 키우는 게 아닌 효율성에 초점을 맞춰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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