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국책사업인 부산 가덕도신공항 공사가 공사비를 둘러싼 간극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시공업체들은 우선시공분 계약 체결이 예정된 11월 전까지는 물가 상승분 반영 여부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정부는 특례 적용과 특별법 제정 등 형식을 두고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전자는 정부 차원에서 추진이 가능한 반면 후자는 국회를 거쳐야 한다. 공사비 현실화를 위한 데드라인이 다가오는 가운데 정부가 어떤 결론을 낼지 관심이 쏠린다.
계약 눈앞인데…
1일 업계에 따르면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 수의계약 예비 대상자인 대우건설 컨소시엄이 제출한 기본설계도서가 지난달 23일 중앙건설기술심의위원회 심의를 통과했다. 대우건설 컨소시엄은 앞서 같은달 7일 기본설계도서를 제출한 바 있다. 컨소시엄은 대우건설이 주관사이며 HJ중공업, 중흥토건, 동부건설, BS한양, 두산건설과 부산·경남 지역 건설사 13개사가 참여하고 있다.
대우건설 컨소시엄은 향후 조달청으로부터 실시설계 적격자 선정을 통보받은 뒤 내달부터 실시설계에 착수하게 된다. 이후 11월 우선시공분 착공 및 내년 상반기 본공사 착공이 예정돼 있다. 그러나 일정이 예상대로 진행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11월 우선시공분 착공을 위한 계약을 앞두고 물가 상승분 반영에 대한 결론이 나지 않아서다.
대우건설을 비롯한 컨소시엄 구성사들은 중동 전쟁으로 인해 원가가 급격하게 올랐다며 공사비 증액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현행 총사업비 관리지침상 입찰공고일과 계약체결일 사이 물가 변동분에 대해서는 반영할 법리적 근거가 없는 만큼 이를 특례 제정 등을 통해 보장해달라고 주장한다.▷관련기사: [인사이드 스토리]가덕도 또 암초?…공공공사의 '굴레'(2026년 8월3일)
앞서 지난달 18일 국회에서 열린 '가덕도신공항 공사비 현실화를 위한 간담회'에서 대한건설협회 부산광역시회 관계자는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 입찰 이후 상당히 기간이 경과했다. 해당 기간 동안 발생한 물가 상승분을 시공사와 공동 수급업체가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특히 재무 역량이 취약한 지역 건설업체들의 부담이 크다"고 짚었다.
이어 "물가 상승분이 반영되지 않을 경우 시공업체들은 공사 수행 과정에서 수익성 저하나 유동성 악화로 인해 심각한 경영 위기를 겪게 될 것"이라며 "컨소시엄 구성원 탈퇴나 사업 중단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공항 적기 개항에도 차질이 생길 우려가 있다"고 바라봤다.
관건은 '어떻게'
정부 또한 공사비 증액 필요성을 인지하고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달 18일 국토교통부와 부산광역시,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을 구성원으로 하는 '가덕도신공항 사업추진협의체'를 발족하고 킥오프 회의를 진행했다. 회의에선 공사비 상승분을 계약 금액에 반영하는 방안 등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다만 물가 상승분 반영을 '어떻게' 할지에 대해서는 쉽게 결론을 내지 못하는 모양새다. 시공업체들은 국토부 훈령 등 특례 제정을 통해 계약 체결 전이라도 총사업비를 조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는 자칫 특혜 시비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국토부를 비롯한 기획예산처 등 관계부처들이 난색을 표하고 있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지난 17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정부 내 지침 개정만으로 물가 반영 기준을 변경하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의견에 따라 법령 개정 필요성 등이 논의됐다"며 "그 방안의 하나로 가덕도공항특별법에 특례 조항을 반영하는 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특별법 개정은 절차상 국회를 통과해야 하는 만큼 특례 제정에 비해 절차가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김태훈 HJ중공업 상무는 지난 18일 토론회에서 "현재 정기국회가 12월9일까지 예정돼 있는데 이때 특별법 개정이 통과되더라도 관련 지침이 개정되려면 내년으로 넘어갈 수밖에 없다"며 "통과가 안 되면 2~3월 임시국회로 가게 돼 일정은 계속 늦춰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선계약 후협상?
좀처럼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선계약 후 공사비를 추후 확정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김태오 국토부 가덕도신공항건립추진단장은 "가덕도신공항 프로젝트가 2035년까지 예정된 만큼 업체만 동의한다면 중간에라도 (공사비 증액분을) 반영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컨소시엄 구성사들이 이를 받아들일지는 의문이다.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달 29일 SNS에서 "청와대는 가덕도신공항 공사비 증액과 관련해 계약 체결을 먼저 하고 나중에 공사비를 정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가덕도신공항특별법 개정으로 방침을 정했다고 한다"며 "과연 대우건설 컨소시엄이 이에 응할지 강한 의문이 든다"고 꼬집었다.
이어 "막대한 자재비 상승 등을 감당하기 어려운 부산·경남 건설사들은 예비계약 체결 전 공사비 증액이 확정되지 않으면 컨소시엄 탈퇴까지 검토하는 절박한 상황"이라며 "결국 컨소시엄을 어떻게 설득할지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조만간 시공업체들을 불러 공사비 증액과 관련한 의견을 모을 계획이다. 김 단장은 "이른 시일 내 업체 간담회를 개최해 개별 업체들의 입장을 청취할 예정"이라며 "정부에서 어떤 형식을 띠는 것이 업체 입장에서 수용하기 좋을지 들어보고 최대한 접점을 찾을 것"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