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 충주 소용마을 농촌봉사활동 동행기
일손 돕기 외 사과 직거래 통한 도농 교류도 활발
퀴즈 1. 한 번에 달리는 사과 꽃의 개수는?
퀴즈 2. 사과 속에는 보통 몇 개의 씨가 들어있을까?
지난 20일 충북 충주시 대소원면 탄용리 소용마을 한 사과밭에선 이른 아침부터 퀴즈대회가 한창이다. 진행자는 충주 소용마을 이장을 맡고 있는 이수원 동호네농장 대표, 참가자는 NH투자증권 강서본부 산하 6개 WM센터 직원들이다.
◇ 일손은 덤…웃음과 정을 나누다
5월 봄 햇살을 가득 머금은 과수원 안에는 이제 막 녹음이 짙어지기 시작한 사과나무가 일렬종대로 빼곡히 들어차 있다. 풍성한 나뭇잎 사이로 뻗은 가지 끝에는 꽃이 떨어진 후 어른 엄지손가락만 한 열매가 달리기 시작했다.
이수원 이장은 농촌봉사활동을 위해 이곳을 찾은 NH투자증권 직원들에게 퀴즈를 내면서 분위기를 북돋운 후 사과 접과 작업에 대해 자세한 설명에 들어갔다. 사과꽃은 대개 한 가지 끝에 2~7개까지 달리지만 5개가 보통이다. 크고 좋은 사과를 위해선 가장 실한 열매 하나를 남겨 놓고 작은 열매는 미리 따줘야 한다. NH투자증권 직원들이 맡은 오늘의 '미션'이다.
덤으로 낸 질문에 들어간 사과 씨 개수는 사과 모양을 제대로 갖추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사과를 평소 자르는 방향이 아닌 가로로 잘라보면 5개의 씨방에 각 2개씩 총 10개의 씨가 있다. 열매 안에 10개의 씨앗이 제대로 자리 잡아야 잘 생기고 동그란 사과가 탄생한다. 씨앗이 없는 부분은 양분이 제대로 가지 않으면서 울퉁불퉁한 비정형 사과가 된다. 찌그러진 사과를 만나게 되는 이유다. 물론 맛은 똑같지만 상품성이 떨어진다.
오답을 남발하면서 한바탕 웃음소리가 과수원에 울려 퍼진다. 이장이 마련해 놓은 사과즙으로 목까지 축인 후 곧바로 삼삼오오 사과나무에 오밀조밀 붙어 접과 작업을 시작한다. 손이 닿지 않는 높은 부분도 플라스틱 사과 상자가 있어 걱정 없다. 나무 밑부분에서 접과 작업을 할 때는 곧바로 근사한 의자로 변신한다.
▲ 충주 소용마을에서 농촌봉사활동에 나선 NH투자증권 강서본부 직원들. |
◇ 농촌봉사활동이 맺어준 고향 친구 인연
#[NH투자증권]과 충북 충주 소용마을이 이어온 인연은 벌써 10년째다. 이수원 이장이 5년간 마을 대표를 맡고 있으니 그의 이장 경력보다 오래됐다. 첫 인연 때부터 매년 이곳을 찾고 있는 조재선 NH투자증권 수원 WM센터장은 이 이장이 이장 직함을 달기 전 마을을 찾을 때부터 알게 된 사이다. 서로 스스럼이 없이 지내다 충북 청주에서 함께 고교 시절을 보낸 고향 동갑내기란 사실을 알고 더 돈독해졌다.
봉사활동 초기만 해도 조 센터장은 매년 가을 즈음에 충주를 찾았다. 봉사활동을 마치고 옆 산으로 밤 주우러 가는 재미가 쏠쏠했다. 실제로 가족과 함께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직원도 여럿 된다.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마을 아이들과 잘 어울린다.
그러다 어느 해부터인가 봄철에 일손이 더 부족하다는 사실을 알았고, 그러면서 봉사활동 시기를 바꿨다. 일손이 더 많이 필요할 때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소용마을 주민들 입장에선 단순한 인건비 절약 이상이다. 농번기가 되면 일손 자체가 딸려 돈을 더 얹어준 데도 사람을 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봉사활동에 더해 충주 소용마을 사과도 계속 사 먹고 있다. 맛이 있으니 주변에 선뜻 소개하기도 한다.
물론 NH투자증권도 여느 기업과 마찬가지로 정해진 사회봉사활동 시간을 채우는 구조다. 하지만 충주 소용마을 방문은 이제 일상이 됐다. 자연 속에서 하루 종일 일하며 좋은 공기를 마시고, 직원들과 간간이 수다를 떨다 보면 보람도 있고 재미는 덤이다. 일하다 중간에 먹는 점심도 꿀맛이다. 기분 전환은 물론 마음도 꽉꽉 채울 수 있는 시간이다.
▲ 조재선 NH투자증권 수원WM센터 센터장. 조 센터장은 LG투자증권 시절부터 근 10년째 매년 농촌봉사활동을 위해 충주를 찾고 있다. |
◇ 일방적인 나눔에서 지속적인 소통으로
이수원 이장도 보통내기는 아니다. 청주에서 사업을 하다 7년 전에 귀농했고 남들과 다른 사과를 만들겠다는 신념으로 저탄소 농법을 고집하고 있다. 질소가 들어간 화학비료를 주지 않고 풀이 썩으면서 발생하는 유기물을 이용하는 풋거름 재배방식을 쓴 덕분에 그의 사과나무가 자라는 땅은 밟을 때마다 에어쿠션을 장착한 운동화를 신는 것처럼 푹신하다.
이 이장에게 농촌봉사활동이 고맙긴 해도 100% 만족스러웠던 것은 아니다. 농번기 때 우르르 다녀가면 그만이기도 했고 그냥 시간만 때우고 가는 직원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그래서 먼저 더 다가섰고 NH투자증권도 흔쾌히 여기에 부응했다.
"농번기 때 바쁜 일손을 도와주는 것도 감사하지만 그게 다면 뭔가 아쉽잖아요. 소중한 일손 덕분에 잘 자라고 익은 사과를 혼자 먹기는 아깝고요. 그래서 먼저 나서서 소통을 요구했어요. NH투자증권도 적극적으로 나서서 도와줬죠."
일시적이고 일방적인 봉사활동에서 한발 더 나아가 지속적인 소통을 위한 대표적인 행사가 직거래다. 지난해만 두 차례에 걸쳐 서울 여의도에서 직거래 장터를 열었다. 소용마을에서 먼저 요구하고 NH투자증권이 적극적으로 이에 부응한 결과다. NH투자증권 직원 입장에서도, 마을 입장에서도 '윈윈'이다.
▲ 이수원 충주 소용마을 이장. NH투자증권과 인연을 맺은 후 서울 여의도에서 직거래 장터를 여는 등 소통에 적극적이다. |
◇ 도시와 농촌 간 교류 창구 역할 '톡톡'
NH투자증권은 옛 우리투자증권 시절인 2005년부터 임직원이 직접 참여하는 차별화된 사회공헌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1사 1촌 자매결연도 2005년부터 시작했다. 경북 영양군 석보면에 있는 주남리마을에 이어 2011년에 충주 소용마을과 두 번째 인연을 맺었다.
두 마을 모두 사과가 유명한 곳이다 보니 매년 지역본부를 중심으로 5월 농번기 때는 접과 작업을, 11월 수확기에는 사과 수확과 밭매기 작업을 통해 모자란 일손을 도왔다. 여기에 자매결연을 통해 사과 직거래를 하면서 마을 주민들은 농수산물 시장 경매비와 물류운송비를 절감하고, 직원들은 도매가로 저렴하게 사과를 공급받고 있다.
2015년 NH투자증권이 농협의 새 식구가 된 후에는 경기도 보릿고개마을과 강원도 춘천 수동1리 마을 등 총 4곳으로 자매결연을 확대했다. 농촌경제 살리기의 일환으로 보릿고개마을에서는 농촌체험과 함께 농산물도 구매하고 있다. 참여하는 직원들은 고향의 풋풋한 정을 느끼고, 마을 경제에도 도움이 되는 통로가 되고 있다.
지난 주말에는 범농협 차원의 도농 혁신사업인 '또 하나의 마을 만들기' 운동 차원에서 NH투자증권 임원을 충주 소용마을 명예이장으로 위촉하는 행사도 했다.
이 때문인지 조재선 센터장은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계속 소용마을을 찾겠다는 말을 연신 되뇌었다. "옛 LG투자증권에 다닐 때부터 봉사활동을 해왔어요. 올 때마다 보람도 있고 즐거운 곳이에요. 게다가 농협 계열이 되면서 농촌활동이 더 의미 있게 다가옵니다. 앞으로도 계속할 생각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