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석우 사장 "신제품 99%에 AI 심을 것"
시장 주도권 시험대…TV사업 위기설 일축
소니-TCL 변수에도 "충분히 경쟁 가능"
삼성전자가 'AI TV 대중화'를 선언하며 전략 전환에 나섰다. 프리미엄 중심에서 출하량 확대까지 축을 넓혀 중국 업체들의 물량 공세를 정면으로 받아치겠다는 의도다. AI 기능을 전 제품군에 확대 적용해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中 추격에 '전략 전환' 맞불
삼성전자는 15일 '더 퍼스트룩 서울 2026' 행사에서 올해 TV 신제품을 공개하고 국내 출시 제품의 99%에 AI 기능을 탑재하겠다고 밝혔다.
용석우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은 "프리미엄 매출뿐 아니라 전체 출하량까지 고려한 라인업 재편"이라며 "AI 기능을 기반으로 소비자 선택 폭을 넓히고 매출과 출하량을 동시에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핵심은 'AI의 전면 확장'이다. 빅스비·퍼플렉시티·마이크로소프트 코파일럿 등 복수 AI 플랫폼을 탑재, TV를 단순 시청 기기가 아닌 '통합 AI 서비스 허브'로 진화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음성 명령 기반 콘텐츠 탐색·저해상도 영상 개선·장면 분석 기반 화질 최적화 등 기능이 기본으로 적용된다.
스포츠 특화 기능도 강화했다. 'AI 축구 모드 프로'는 경기 장면을 실시간 분석해 공의 움직임과 색감을 정밀하게 구현한다. 또 'AI 사운드 컨트롤 프로'는 해설과 관중 소리를 분리해 사용자 맞춤형 사운드를 제공한다. 북중미 월드컵을 겨냥한 수요 선점 전략으로 읽힌다.
프리미엄 전략도 한층 공격적으로 바뀌었다. 초고가 제품에 머물던 '마이크로 RGB' TV를 65형부터 100형까지 확대하며 '매스 프리미엄' 시장 공략에 나섰다. 기존 115형과 향후 출시될 130형까지 더하면 초대형부터 중형까지 풀 라인업이 완성된다. 보급형에서는 '미니 LED'를 추가해 가격대별 선택지를 촘촘히 채웠다.
중국 업체들의 물량 공세에 대응하기 위한 성격도 짙다. 매출 기준에서는 여전히 삼성전자가 1위를 유지하는 등 한국 기업들이 프리미엄 제품 중심의 경쟁력으로 우위를 지키고 있다. 그러나 TCL·하이센스 등 중국 브랜드들이 출하량 기준 점유율을 빠르게 끌어올리며 시장 판도를 흔들고 있다. 이에 삼성은 '프리미엄 수익성'에 '물량 확대'를 더하는 방향으로 전략 축을 넓힌 것으로 풀이된다.
용 사장은 "중국 업체들의 출하량 증가는 개별 기업이 아니라 여러 업체를 합산한 결과"라면서도 "삼성 역시 프리미엄뿐 아니라 전체 물량까지 함께 관리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이 RGB TV를 출시하며 추격하고 있지만 마이크로 단위 LED 제어 등 기술력 차이는 여전히 존재한다"며 "더 빠르게 앞서 나갈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TV 수요 견조…"위기설 과장"
시장 환경에 대한 진단도 비교적 낙관적이다. 용 사장은 "최근 3년간 글로벌 TV 출하량은 연간 2억800만~2억900만대 수준으로 큰 변화가 없다"며 "OTT 확산에도 불구하고 실제 TV 수요는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이후 교체 수요가 도래한 점도 긍정 요인으로 꼽았다.
다만 원가 부담은 변수다. 메모리 가격 상승 등 비용 압박이 이어지고 있지만 내부 원가 절감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원가 상승 요인을 최대한 흡수해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제기된 '삼성 TV 사업 위기설'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용 사장은 "시장에 나오는 전망 중 상당 부분이 과장돼 있다"며 "VD사업부가 우려할 수준의 상황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이어 "사운드바·모니터·사이니지 등 B2B 사업과 서비스 비즈니스를 포함한 포트폴리오로 대응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실제 TV 디바이스를 기반으로 한 콘텐츠·구독형 서비스 수익이 확대되면서 실적 구조도 변화하고 있다. 업계 일각선 지난해 적자를 기록했던 삼성 VD사업부가 올해 1분기 흑자 전환, 개선 흐름에 들어설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 사업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최근 중국 일부 언론이 삼성의 현지 TV 사업 철수 가능성을 제기한 가운데 용 사장은 "중국 사업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철수 여부를 단정하기보다 다양한 방식으로 사업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지 생산·판매·개발 기능 전반에 대한 구조 재정비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소니-TCL 합작법인 출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봤다. 그는 "소니 출하량은 삼성의 10분의 1 수준"이라며 "단순 결합만으로 시장 판도를 바꾸기 쉽지 않다"고 평가했다. 이어 "시너지는 있겠지만 삼성은 그 이상으로 축적된 기술 역량이 있어 충분히 경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날 서울 행사를 시작으로 글로벌 주요 도시에서 신제품 공개를 이어갈 계획이다. 중국 공세 속 AI 전략 및 라인업 재편이 시장 지위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