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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 피케티 "부자에게 세금 더 매겨라”

  • 2014.10.10(금) 18:29

토마 피케티 著 ‘불평등 경제’

부모에게 100억원대의 재산을 물려받은 사람이 있다고 해보자. 이 사람 때문에 사회가 불평등해졌으니 책임을 지라고 할 수 있을까.


지난 4월 '21세기 자본'의 출간과 함께 전 세계에 '피케티 신드롬'을 일으킨 토마 피케티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부자로 태어난 개인에게 불평등의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고 말한다. 가난한 부모 밑에서 태어나는 것과 마찬가지로 부유한 부모 밑에서 태어나는 것도 내 맘과 뜻대로 되는 일은 아니다. 그는 대신 가난하게 사는 사람들을 구제할 책임은 국가에 있다고 강조한다.

 

분배의 문제를 세계적인 화두로 떠오르게 한 프랑스의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가 7년 전 저술한 책 ‘불평등 경제’가 번역 출간됐다. 지난 1997년 프랑스에서 초판을 찍은 이 책은 개정을 거듭해 이제 7판 인쇄를 앞두고 있다. 부의 집중화와 소득의 재분배에 대한 그의 핵심적인 생각이 담겨 있다. '21세기 자본론'의 축약본인 셈이다.


그는 힘들이지 않고 물려받는 ‘세습 재산’이 ‘임금’보다 훨씬 더 불공평하게 분배된다고 짚는다. 특히 세계 최상위층이 돈을 불려나가는 속도는 보통 사람이 따라 잡을 수 없을 정도다. 지난 1987~2013년 세계 최상위 부의 성장(6~7%)은 세습 재산 및 소득의 평균 성장(1.5~2%)보다 3배 이상 높다. 자고 일어나면 통장에 이자로만 수 천 만원씩 찍히는 부자를 무슨 수로 따라 잡을 수 있겠는가.


피케티는 이 상황을 타개하는 방법으로 ‘세금’과 ‘재정 이전’을 제시한다. 소득이 많을수록 높은 세금을 매기는 ‘누진세’만이 세습 재산으로 인한 불평등을 완화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그는 또 재정 이전으로 가난한 사람들에게 돈을 푸는 것이 효율적인 분배 방식이라고 주장한다.


근로 소득은 소득불평등의 핵심이다. 미국의 경우 지난 2012년 기준 연봉 상위 1%의 소득은 지난 2011년에 비해 5.5% 늘어났지만 하위 80%는 오히려 1.7% 줄었다. 임금에 차이가 나는 이유는 사회적 출신, 타고난 재능 등 애초에 개인의 의지와는 상관없는 요소들이 얽혀 있다고 지적한다.


저자는 재분배 유형으로 ▲소득세, 사회적 분담금 등 세금 ▲의료, 교육 등 국가가 직접 비용을 부담하는 기초적 재분배와 ▲노동시장에 대한 직접 개입 ▲사회보험 ▲케인즈식 수요의 재분배 등 효율적 재분배를 든다.

 

이 책의 저자 토마 피케티는 지난 1971년 프랑스에서 태어나 22세에 파리사회과학고등연구원(EHESS)과 런던정경대에서 부의 재분배에 관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프랑스사회연구국립센터(CNRS), 파리사회과학고등연구원(EHESS)을 거쳐 지난 2007년부터 파리경제대학교의 교수로 재직 중이다. 지난 2012년 포린폴리시 선정 100대 사상가에 이름을 올렸다.

 

[지은이 토마 피케티/ 옮긴이 유영/ 펴낸곳 마로니에북스/ 240쪽/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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