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를 보는 스마트한 눈' 비즈니스워치가 SBS CNBC '백브리핑 시시각각' 프로그램을 통해 각계 최고경영자(CEO)의 소식을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이번 회에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휴대폰 사업 부문이 엇갈린 성적표를 내놓으면서 두 회사 내의 위상도 달라졌다는 소식입니다. 본 기사는 콘텐츠 제휴를 통해 비즈니스워치 홈페이지와 SBS CNBC 방송 공동으로 제공됩니다.[편집자]
<앵커>삼성전자가 선도하던 스마트폰 시장에 변화의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습니다. 애플이 대화면 아이폰으로 모처럼 이름값을 하고 있고, 중국 샤오미같은 신흥메이커들도 질주하는 분위깁니다. 여기에 LG전자마저 약진하면서 '휴대폰 명가'의 저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놓고 보니까, 유독 삼성전자만 뒷걸음치는 양상이네요. 온라인 경제전문 매체 비즈니스워치 임일곤 기자 연결해보죠. 임 기자. 올 3분기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휴대폰 사업이 엇갈린 실적을 내놓았죠. 삼성은 울고 LG는 웃었다' 이렇게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울상이라는 삼성전자의 실적, 정리 좀 하고 넘어가죠.
<기자>네 지난주에 두 회사 실적 확정치가 나왔는데요. 삼성은 예상대로 휴대폰 부문이 크게 빠지면서 전체 성적도 고꾸라졌습니다. 휴대폰 사업을 이끄는 IM(정보기술·모바일)부문의 영업이익이 1조7500억원에 그쳤는데요. 2조원에도 못 미친 것은 3년여만에 일입니다. 이로 인해 삼성전자 내에서 IM 부문이 차지하던 위상도 한 단계 떨어졌는데요. 간판 사업인 IM 부문은 반도체에 1등 자리를 내주고 뒤로 물러났습니다.
<앵커>'갤럭시 쇼크'가 예상보다 심각하지만 반도체가 호조라는 것이 위안이네요. 임기자 반면, LG전자는 휴대폰 사업만 유독 실적이 좋았다죠? 정리 좀 해주시죠.
<기자>네 이번 LG전자에서 단연 두각을 나타낸 것은 휴대폰을 맡고 있는 MC(모바일 커뮤니케이션) 부문인데요. MC부문은 LG전자 4대 사업부문 가운데 최대 이익을 기록하면서 새로운 간판으로 떠올랐습니다. MC부문은 1674억원의 영업이익으로 전기보다 95% 늘었고, 전년동기 797억원 적자에서 흑자전환했는데요. 매출 역시 전기와 전년동기 대비 두자리수씩 각각 늘면서 다른 사업부문 모두가 마이너스 성장한 것과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앵커>구본준 부회장이 구원투수로 들어온 뒤 간만에 웃은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드네요. 임 기자, 두 회사 휴대폰 사업의 명암이 갈렸는데, 왜 그런 겁니까.
<기자>잘 나가던 삼성 휴대폰 사업이 휘청인 것은 스마트폰 산업이 이미 저성장 국면으로 진입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삼성전자는 3분기에 스마트폰 판매량이 전분기보다 오히려 소폭 늘었다고 밝혔는데요. 판매량이 늘어도 매출이나 수익성이 떨어진 것은 고가폰보다 중저가 모델이 더 많이 팔렸기 때문입니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고가폰 시장이 포화에 이르면서 유통 재고를 관리하기 위해 구형 모델 가격을 떨어뜨린 것도 수익성 하락에 결정타로 작용한 것 같습니다.
반면에 LG전자는 고가폰과 중저가 모델이 모두 고르게 많이 팔리면서 휴대폰 사업이 살아나고 있는데요. 시장조사업체 SA에 따르면 3분기에 LG전자 글로벌 점유율은 5.2%로 전년동기보다 0.5%포인트 살짝 상승했습니다. 같은 기간 삼성 점유율이 24.7%로 무려 10%포인트나 떨어진 것과 대조됩니다.
<앵커>LG전자는 한때 ‘휴대폰 명가‘ 소릴 듣던 곳 아닙니까. 실적만 놓고 보면 옛 영화를 다시 찾아가고 있다. 뭐 이렇게 봐도 되는 겁니까?
<기자>그렇습니다. 사실 LG전자 내에서 휴대폰 사업은 '천덕꾸러기 미운 오리새끼‘ 신세에서 '화려한 백조'를 오가는 파란만장한 길을 걸었는데요. 10년 전만 해도 '초콜릿폰' 등으로 흥행 신화를 썼으나 스마트폰 시대를 적극적으로 대비하지 못해 애플과 삼성전자 등에 완전히 밀리기도 했습니다. LG전자는 뒤늦게 스마트폰 사업에 착수했는데요.
박종석 사장이 지난 2010년 사업을 맡아 연구개발(R&D)을 본격화하고 TV 광고 같은 마케팅을 대대적으로 펼쳤습니다. 때문에 휴대폰 사업이 최근까지 3분기 연속 적자 행진을 기록하기도 했는데요. 올 상반기 들어 프리미엄 G 시리즈의 인기몰이에 더해 중저가 모델까지 선전하면서 결국 회사의 간판 사업으로 떠오르게 됐습니다.
<앵커>바닥을 뚫고 올라간 것이라서 LG전자는 잔치분위기일 것 같군요. 삼성은 좀 어떻습니까?
<기자>네 삼성전자는 지난 1일 창립 45주년을 맞았는데요. 스마트폰 사업으로 한창 잘 나가던 1년 전과 올해의 분위기는 정 반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분기 영업이익은 절반 이상 줄었고, 향후 전망도 밝지 않았기 때문인데요.
이런 분위기 속에서 지난달 31일 수원 디지털시티 모바일연구소에서 기념행사가 열렸습니다. 이 자리에 권오현 부회장과 윤부근, 신종균 사장 등 600여명이 참석했는데요. 권 부회장은 퍼스트무버(First-mover), 게임 체인저(Game changer), 밸류 크리에이터(Value creator)라는 3개 단어를 제시하면서 현재 어려운 상황을 돌파하자고 강조했습니다.
<앵커>삼성 휴대폰의 실적하락이 하이엔드 시장의 몰락이라고 보기엔 좀 어려운 것이 하이엔드 스마트폰의 대명사인 아이폰6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는 거니까요. 그 지점도 신종균 사장이나 권오현 부회장의 고민을 깊게하는 부분 아닐까 싶네요. 임일곤 기자, 오늘 얘기,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