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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자르고, 면박주고…' 출근하면 머리 아픈 이유

  • 2022.06.27(월) 10:37

설문응답자 100% 6개월내 직장내 무례 경험
58.7% "반복해 경험"…50% "그냥 참는다"
직장인 열에 여덟 "대처법 연습 필요해"

직장인 315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전원이 최근 6개월내 직장에서 무례함을 경험하고 있다는 결과가 27일 발표됐다. 사단법인 한국EAP협회와 비폭력대화연구소가 공동으로 실시한 '직장 내 무례함 경험 실태'에 관한 설문조사다. 

응답자중 3.2%는 직장내 무례함을 '매일 경험한다'고 답했다. '자주 경험한다'는 응답자는 13.3%, '가끔 경험한다'는 42.2%였다. 반복적으로 무례함을 경험한다는 응답이 58.7%에 달한 것이다. 나머지 41.3%도 6개월 내에 한두번 무례함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자료=한국EAP협회 제공

가장 많은 유형(중복응답)은 '말을 자르거나 의견을 무시한다'로 63.5%였다. 이어 '자신의 상태를 함부로 판단하고 단정 짓는다'가 43.5%, '다른 사람 앞에서 면박을 준다'가 38.7%, '알아야 할 정보를 주지 않는다'가 37.8%였다. '성과·능력·노력을 무시한다'(29.5%), '외모 및 성격 등 개인 특성을 비하한다'(14.0%) 등의 항목에도 다수가 답했다.

자신에게 무례한 행동을 하는 사람은 대부분 상사(61.6%) 또는 선배(27.9%)였다. 직장 내에서의 서열이 높은 사람이 하위 직급의 구성원에게 무례한 행동을 하는 것이다. 이와 연계해 연령이 낮을수록 무례함을 당한 경험도 잦았다. 무례함을 '자주 또는 매일' 당한다는 응답자는 20대 30%, 30대 19%, 40대 10%, 50대 7%였다.

직장내 무례함 경험은 그 자리에서 털어지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심리적 불편을 초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70.2%가 시간이 지난 후에도 무례함에 대한 경험이 기억에 마음이 불편하다고 응답했다. 

또 응답자의 3분의 1은 무례함을 당하는 상황에서 자신이 대처를 잘 못한다고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례한 상황에 자신이 '매우 또는 대체로 대처를 잘한다'라고 응답한 비율은 18.2%에 불과한 반면, 34%는 대처를 '매우 또는 대체로 잘 못한다'고 응답했다. 

응답 연계 분석 결과 자신이 대처를 잘한다고 응답할수록 무례함으로 인해 마음이 불편한 정도가 낮다고 나타났으며, 대처를 못한다는 응답자일수록 심리적 불편함이 무거운 경우가 많았다.

대처 반응은 절반이 그저 '참는 것'이었다. '무례함을 경험했을 때 어떤 행동을 하는가?'라는 질문에 50.8%가 '참는다'라고 응답했고, 이어 '상사나 동료에게 상담한다'와 '이직을 고민한다'가 각각 17.8%의 응답률을 기록했다. '부당한 언행에 시정을 요청한다'는 응답은 13.7%였다. 

자료=한국EAP협회 제공

직장인 응답자 10명중 8~9명은 무례한 상황에 대처하는 방법을 배우거나 연습해야 한다고 답했다. 응답자 85.7%는 '적절한 대처 방법을 배운 적 없다'고 답했는데, 대처법 연습 필요성에 대해 25.1%는 '매우 필요하다', 59.4%는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비폭력대화연구소 이연미 박사는 "직장내 무례함은 정식으로 문제를 제기하기에는 애매하고, 그냥 넘기기에는 마음이 불편해지는 상황으로 대처하기가 매우 까다롭다"며 "반복적으로 경험하면 개인의 정신건강과 직장생활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EAP협회 민병률 상임이사는 "직장내 무례함을 방치하면 구성원과 조직 모두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며 "구성원 개개인들이 적절히 대처할 역량을 가진다면 자신을 보호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무례한 행동을 하는 사람에게도 이를 삼가게 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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