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MG손보 매각 물꼬…잠잠했던 보험사 M&A 힘 받나?

  • 2024.04.23(화) 07:30

예보, MG손보 예비인수자 2곳 선정
롯데손보도 조만간 투자설명서 발송
ABL·동양생명 등 쌓이는 생보사 매물

/그래픽=비즈워치

MG손해보험 매각이 물꼬를 트면서 한동안 잠잠했던 보험사 인수합병(M&A)시장에 다시 훈풍이 불지 관심이 쏠린다. 현재 매물로 나온 생명·손해보험사는 총 6곳인데, 특히 생보사들이 새 주인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새 회계기준(IFRS17)이 도입된 지 1년밖에 지나지 않아 몸값에 대한 컨센서스(전망치)나 건전성 지표가 안정화되지 않았다는 우려가 팽배해서로 분석된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M&A 시장에 매물로 나온 보험사는 6곳이다. 손보사는 MG손보·롯데손보, 생보사는 ABL생명·동양생명·BNP파리바카디프생명·KDB생명 등이다. 대부분이 2~3년 전부터 새 주인을 찾고 있지만, 투자시장 위축으로 여의치 않은 상황이었다.

매각 시동 건 MG손보·롯데손보

다만 최근엔 MG손보 매각이 첫걸음을 떼며 기존과 다른 분위기가 감지된다. 예금보험공사는 MG손보 공개매각을 위한 인수의향서(LOI) 접수를 마감한 뒤, 2곳의 사모펀드가 응찰해 유효경쟁 요건이 성립됐다고 밝혔다. MG손보 최대주주는 사모펀드인 JC파트너스지만 2022년부터 부실 금융기관에 지정돼 예보가 업무위탁을 맡아 매각을 진행하고 있다.

인수에 뛰어든 회사는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인 데일리파트너스와 미국계 사모펀드 JC플라워로 알려졌다. 예비 인수자들은 오는 24일부터 5주간 MG손보에 대한 실사를 진행한 뒤 5월 말부터 6월 초 본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MG손보 예상 매각가는 약 2000억~3000억원대로 추정된다.

롯데손보 매각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매각주관사 JP모건은 주요 금융지주사를 포함해 잠정 매수자에게 투자설명서(IM) 발송을 준비 중이다. 최대주주인 JKL파트너스는 사상 최대 실적을 견인하고 있는 롯데손보의 몸값을 약 2조~3조원대로 보는 것으로 파악됐다. 시장에서는 추정하는 2조원 안팎과 차이가 있다.

생보사 M&A '감감무소식'

그나마 시동을 건 손보사와 달리 생보사는 감감무소식이다. 중국 다자보험그룹 계열사인 ABL생명, 동양생명도 매수자를 찾고 있지만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다. ABL생명의 경우 지난해 매각을 시도했으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실패했다. BNP파리바카디프생명 역시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KDB산업은행은 지난 10년 동안 진행한 매각을 잠정 중단하고 KDB생명을 자회사로 편입키로 했다.

시장에 보험사 매물들이 쌓이는 건 비교적 높은 가격과 재무건전성 개선을 위한 추가비용 탓이 크다. KDB생명과 MG손보의 지난해 3분기 기준 지급여력비율이 경과조치(K-ICS 적용 유예) 후 각각 134%, 64.5%로 당국의 권고치(150%)와 최소요구기준(100%)을 밑돌았다. 매수 후 건전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비용도 고려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생보사는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영향을 손보사보다 더 많이 받는다. 손보사 대비 매력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일례로 지난해 매출(수입보험료)에서 손보사(125조2017억원)가 생보사(112조4075억원)를 처음으로 앞질렀다. 보험사 매물을 내놓은 매각 측은 자금력 및 대주주 적격성 등에서 안정적인 금융지주사 참여를 원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희망과 달리 금융지주들은 보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초반엔 보험사 포트폴리오 경쟁력이 비교적 약한 하나·우리금융지주 등이 매물을 인수할 가능성이 크다고 점쳐졌지만, 적극적으로 나서는 곳은 없는 상태다. 우리금융지주는 되레 한국포스증권 인수에 박차를 가하며 보험사 인수를 미뤄뒀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시장에 보험사 매물들이 계속 쌓이면서 매력도가 낮아지고 있다"며 "가격에 대한 눈높이 차이가 크거나 건전성 지표가 좋지 않은 회사들은 새 주인 찾기가 더 힘들어 질 것"이라고 말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