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33위 SM그룹의 2대 후계자가 대구의 ‘유령 건물’로 불리는 골든프라자를 사들였다. 26년간 방치돼 왔던 도심 빌딩이 새 주인을 찾게 되면서 정상화 수순을 밟게 될 지도 주목거리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실시한 대구광역시 북구 복현동 소재 ‘골든프라자(복현SKY)’ 공매 입찰에서 ㈜나진이 143억원에 낙찰자로 선정됐다.
대구 도심 복현오거리 인근에 위치한 골든프라자는 1989년 건축 허가를 받은 주상복합건물이다. 지하 7층~지상 17층에 토지면적 2784㎡(842평), 연면적 3만9994㎡(1만2098평) 규모다. 1989년 착공했지만 1999년부터 건축주의 자금난, 유치권 소송 등이 겹치며 공정률 82% 상태에서 장기간 방치됐다.
사업이 표류하자 시행사에 자금을 융자했던 HUG가 사업비 회수를 위해 2020년 12월에 300억원을 시작으로 공매에 나섰지만 유찰을 거듭했다. 이로 인해 골든프라자는 대구의 대표적인 ‘도심 속 흉물’로 남아 있다가 이번에 4년여 만에 최초 공매가의 반값에 매각이 이뤄졌다.
㈜나진은 건설·해운 주력의 SM그룹 오너 2세 우기원(33) SM하이플러스 대표의 개인 부동산 개발공급업체다. 우 대표는 창업주 우오현(72) 회장의 1남4녀 중 막내 아들이다.
우 대표는 후계자로서 SM그룹 3개 지주사격 계열사 중 삼라마이다스, ㈜삼라 지분을 우 창업주(74.01%·91.76%) 다음으로 각각 25.99%, 3.24% 보유하고 있다. 2세들 중 유일하다.

개인 자격으로 ㈜나진을 설립한 때는 2021년 11월이다. 당시 1000만원(현 자본금)을 출자해 현재 지분 100%를 전량 소유하고 있다. 또한 1인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우 대표는 ㈜나진을 통해 상가 등 비주거용 건물 개발사업에 나섰지만 뚜렷한 성과가 없었다. ㈜나진은 작년 말 자산 15억원 가량에 2022~2024년 3년간 매출이 전혀 없는 상태다. 다만 잇달아 토지를 매입했다.
2023년 5월과 작년 7월 두 차례에 걸쳐 법원 경매를 통해 서울 구로구 개봉동 일원의 땅을 사들였다. 취득가 약 5억원에 총 1648㎡(499평) 규모다. 지목은 대지이지만 개웅산 산자락에 위치한 약 30m 높이 임야 상태의 맹지다.
작년 1월에는 역시 법원 경매를 통해 광주광역시 서구 농성동에 위치한 토지 247.6㎡(75평)를 6억9100만원에 매입하기도 했다. 경열로 대도로변 서구보건소앞사거리에 위치한 땅이다.
따라서 대구 골든프라자 매입은 우 대표의 첫 분양 사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나진은 골든프라자를 낙찰 받음에 따라 SM 계열 건설사 경남기업으로 부터 15억원을 차입해 계약금 10%를 지불했다. 이어 중도금 40%, 잔금 50% 납입을 거쳐 오는 10월10일 취득을 완료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