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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버넌스워치] 일진 허정석 부회장 비상장 개인지주사 3대 승계 지렛대?

  • 2026.05.20(수) 07:10

[중견기업 진단] 일진③
일진파트너스, 원래는 일진전기 계열 금융사
허진규 창업주, 2006년 2세 개인회사로 전환
13년간 허 부회장 오너십 떠받쳐온 우회장치
최근 지분 100%→70% 축소 맞물려 3세 등장

작년 10월, 중견그룹 일진(日進)의 2대(代) 경영자가 오랜 기간 오너십을 유지하는 지렛대로 십분 활용해왔던 비상장 개인 지주사 지분을 소리 소문 없이 적잖이 정리했다. 20년 전 부친에게서 물려받았듯이 이제는 이 우회 안전장치를 3세 승계용으로 활용할지 주목거리다. 유한책임회사 ‘일진파트너스’가 진원지다.   

허정석 일진그룹 부회장

2대 지분 승계 ‘투트랙’의 한 축

‘[거버넌스워치] 일진 ②편’은 허진규(86) 회장이 후계자의 가업 입문 무렵인 1990년대부터 2008년 지주 체제 전환 때까지 지분을 몰아주는 작업을 통해 허정석(57) 부회장을 지금의 일진홀딩스 29.12% 최대주주로 올린 스토리를 담고 있다. 

이뿐 아니다. 허 창업주는 허 부회장의 지배력을 떠받칠 안전장치를 빼놓지 않았다. 즉, 2세 지분승계는 ‘투트랙(two track)’으로 진행했고, 그 한 축으로 삼았던 것이 일진파트너스다.  

1996년 11월 설립된 일진파이낸스가 전신(前身)이다. 1998년 7월 일진캐피탈→1999년 12월 일진기술금융을 거쳐 2006년 3월 일진캐피탈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사명(社名)에서 보듯 초창기에는 팩토링금융, 신용담보대출 등 금융사업을 벌였다.  

당시만 해도 지배구조 측면에서는 아무런 존재감이 없었다. 모태 주력사인 전선 및 중전기기 업체 일진전기가 지분 61.8%를 보유한 계열사일 뿐이었다. 이어 공업용 다이아몬드 업체 일진다이아 30.9%, 허 회장이 나머지 7.3%를 소유했다. 

2006년 12월 180도 바뀌었다. 허 회장과 일진전기와 지분 69.13%를 149억원에 허 부회장에게 전량 넘긴 데서 비롯됐다. 2007년 2월에는 일진다이아 또한 58억원을 받고 주식을 허 부회장에게 전량 매각했다. 

일진파트너스 주주 변동

2007~2008년 홀딩스 지분 25% 확보

결과적으로 허 창업주가 일진파트너스를 후계자의 개인회사로 탈바꿈시킨 것은 일진파트너스를 지분 승계 수단으로 이용하기 위한 사전정지작업이었다. 허 회장이 2007~2008년 4단계에 걸쳐 허 부회장 개인지분 강화 작업을 가속화할 당시 이와 병행해 각 단계마다 일진파트너스를 장남의 지배기반을 보강하는 장치로 활용했다.  

2007년 8월 일진전기가 변압기 등 중전기기 업체 일진중공업을 흡수통합하자 일진파트너스가 일진전기의 5.25% 주주로 등장했다. 당시 일진파트너스가 일진중공업 지분 17.14% 3대주주로 있어서다. 

2008년 3월에는 일진다이아 주주명부에도 이름을 올렸다. 허 회장이 일진다이아 지분 중 18.91%를 109억원(주당 1만3050원)에 매각할 당시 허 부회장 12.51%(72억원) 외에 6.4%(37억원)를 인수한 게 일진파트너스다. 

즉, 허 부회장으로서는 ▲허 부회장(45.6%)→일진다이아(20.41%)→일전전기 ▲허 부회장(8.39%)→일전전기 외에도 ▲허 부회장(100%)→일진캐피탈(6.40%)→일진다이아(20.41%)→일전전기 ▲허 부회장(100%)→일진캐피탈(5.25%)→일진전기를 통해 계열 장악력을 높일 수 있게 된 것이다. 

2008년 7월 일진전기와 일진다이아 인적분할 및 투자부문 합병을 통해 지주 체제로 전환하자 일진캐피탈의 위력은 더욱 뚜렷하게 드러났다. 최대주주 허 부회장 19.95%, 허 회장 10.95%에 이어 일진홀딩스의 5.5% 3대주주로 부상했다. 허 부회장의 지배지분이 25.45%에 달했다. 

이어 3개월 뒤 홀딩스의 522억원(주당 3755원)어치 현물출자 유상증자 뒤에는 일진파트너스의 홀딩스 지분이 9.31%로 뛰었다. 허 부회장과 마찬가지로, 일진전기(신설) 및 일진다이아(존속) 주식 각 5.09%․6.4%, 102억원어치를 모조리 홀딩스로 갈아탄 데서 비롯됐다. 

2013년 11월 허 회장은 마침표를 찍었다. 현물출자 뒤 보유하고 있던 홀딩스 지분 15.18%를 전량 173억원(주당 2300원)에 일진파트너스에 넘겼다. 최대주주인 허 부회장 29.12%에 이어 일진파트너스가 홀딩스 24.64%를 확보하며 2대주주로 올라섰다. 

똑같다. 13년 전, 허 부회장이 개인지분과 일진파트너스를 통해 확보한 홀딩스 지배지분 53.76%는 지금껏 단 한 주의 변동도 없다. 결국 허 부회장이 가업 승계 뒤 흔들림 없는 경영권을 유지하고 있는 비결은 전적으로 허 회장이 선제적으로 닦아놓은 치밀한 승계 전략 덕분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허진규 일진그룹 회장 지분 승계

2020년대 들어 3세 주주 등장

현재 일진파트너스는 매출 ‘제로(0)’의 페이퍼컴퍼니다. 오로지 홀딩스 지분 보유를 목적으로 하며 허 부회장 오너십을 지탱하는 역할만 하고 있다는 뜻이다. 작년 말 자산이 1420억원으로 홀딩스 주식 가치(1460억원)와 비슷하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금융업을 접은 지는 한참 됐다. 2010년 5월이다. 현 사명으로 교체한 것도 이 때다. 이후로는 일진전기의 수출 물류를 담당했다. 2012년에는 일진전기를 통해 136억원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오래가지는 않았다. 2018년 11월 법인형태를 주식회사→유한회사로 바꾸면서 자체 사업을 모두 정리했다. 

한데, 허 부회장이 일진파트너스 지분 100%를 보유해온 유일주주 체제에 2020년대 들어 심상치 않은 변화의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허 부회장의 두 자녀가 주주명부에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비상장·비외감법인으로 기업정보가 제한적이지만, 2021년 5월 허 부회장 지분이 97.00%로 축소되고, 허준혁·허준호씨가 각각 지분 0.03%를 소유한 것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이어 작년 10월 또다시 허 부회장 지분이 70%로 축소됐다. 

이런 이유로, 허 창업주가 후계자를 위해 그랬듯 허 부회장이 물밑에서 일진파트너스를 3대 승계용으로 활용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물음표가 달리고 있다. (▶ [거버넌스워치] 일진 ④편으로 계속)

허정석 일진그룹 부회장 지배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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