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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틴자 살아남았다'…7년만에 빛 보는 국내 유일 '지주회사 ETF'

  • 2025.06.11(수) 08:00

2017년 먼저 상장했던 'KBSTAR지주회사', 2년 반만에 상장폐지
가능성 믿고 7년 견딘 'TIGER지주회사', 상법 개정 수혜 한몸에

국내 유일의 지주회사 상장지수펀드(ETF) 'TIGER 지주회사'가 상장 7년여만에 빛을 보고 있다. 이재명 정부 출범과 함께 상법개정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수익률이 급등하고 있는 것이다.

'TIGER지주회사'는 정권교체 기대감을 반영한 연초부터 5월말까지 40%에 육박하는 수익률을 기록했고,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한 지난 4일에는 하루만에 148억원의 개인 자금을 흡수하며 전체 주식형 ETF 중 개인 순매수액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대선 과정에서 증시부양 공약이 잇따라 발표됐고, 특히 지배구조 개선을 골자로 하는 상법개정안이 처리될 경우 지주회사들의 가치가 상승할 거라는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그래픽=비즈워치

최초는 상폐...버텨 낸 후발주자에 기대 집중

지주회사ETF는 기업지배구조 개선에 우호적이던 문재인 정부에서 싹 틔웠지만 오랜 기간 빛을 보지 못한 상품으로 꼽힌다.

현재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지주회사'가 국내 유일의 지주회사 ETF로 주목 받고 있지만, 사실 처음 관련 상품을 낸 곳은 KB자산운용이었다.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7년 11월 30일, KB자산운용은 'KBSTAR지주회사' ETF를 상장했다. 당시 기관투자자들이 기업 의사결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하는 스튜어드십코드 활성화 및 다중대표소송제 등 기업지배구조개선 제도 도입이 예상되면서 발빠르게 맞춤형 상품을 내 놓은 것이다.

'KBSTAR지주회사'는 WISE 지주회사테마지수를 기초지수로 하고,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현 한국앤컴퍼니), CJ, 아모레G(현 아모레퍼시픽홀딩스), LG, 롯데지주, LS, 한미사이언스, SK, GS, SK이노베이션 등 총 43개 지주사를 담았다.

당시 한국거래소는 KBSTAR지주회사 ETF의 상장 사실을 알리면서 "향후 지주회사의 현금흐름 및 기업가치 할인 요소가 개선되어 투자 매력도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ETF의 상장 기대효과까지 강조했다. 정책 기대감을 담아 ETF 홍보역할까지 맡은 셈이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에서의 기업지배구조 개선은 쉽지 않았다. 권고사항에 불과한 스튜어드십코드는 기관의 참여가 적어 힘을 받지 못했다. 대기업 총수일가의 지분관리 대상인 지주회사 주식은 저평가 됐지만 오르지 않았고, 오르지 않을 주식을 모아 놓은 ETF를 살 사람도 많지 않았다. 

결국 KB자산운용의 'KBSTAR지주회사'는 2020년 3월 ETF 원본액이 한달 넘게 50억원 미만인 30억원대로 떨어졌고, 다음 달 곧바로 상장폐지됐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TIGER지주회사' ETF를 상장한 것은 'KBSTAR지주회사'가 상장한 지 1년 뒤인 2018년 11월이다. Fn가이드 지주회사지수를 기초지수로 하면서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하는 지주회사 중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30개를 담았다. 마찬가지로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기대한 상품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지주회사'도 사정이 좋지 않았다. 코로나 유동성이 몰려들던 2021년을 제외하곤 상장가격인 1만원을 넘긴 적이 별로 없었다. 지난해 밸류업 정책 수요를 받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상폐까지는 가지 않았다. 미래에셋자산운용측은 저평가된 지주회사의 가능성이 상폐를 막은 동력이었다고 밝혔다. 버티고 살아 남는 자가 이긴다는 공식이 ETF업계에도 통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의현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은 "상장 당시에도 배당 확대 여력이나 지주사의 디스카운트가 크게 되어 있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앞으로의 가능성을 봤던 상품"이었다며 "상품의 주요 환경에 변화가 있었다면 상폐를 고민했겠지만, 그 상태가 유지됐기 때문에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효과를 보는데 오래걸린 것 뿐"이라고 설명했다.얼마나 더 오를까..."지주회사 장기 비전 봐야"

지주회사에 대한 관심을 유도한 상법개정은 정점에 다가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회사 및 주주'로 확대하는 내용의 상법 개정안을 조만간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할 방침이다.

선반영 효과로 상법이 개정 이후 주가가 조정을 받을 지, 상법개정에 따라 실제 지주회사에서 발생하는 결과물들이 주가를 더 밀어 올리게 될지 주목된다.

우선은 최근 주가가 단기간에 급격히 뛰었다는 점에서 경계의 목소리가 나온다. 신한투자증권 은경완 연구위원은 "상법개정안, 자사주 소각 의무화 등 정책 기대감이 지주회사 급등현상을 촉발했다"면서도 "무분별한 추격매수 보다는 주력 사업의 업황, 자체 상승모멘텀 보유 여부 등을 고려한 선별적 투자가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는 장기적인 성장모멘텀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낸다.

정의현 본부장은 "지주사들의 배당성향이나 배당여력, 주주친화적 정책은 지속적인 투자 유입을 이끌 것이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바라보기 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투자자금이 계속 유입될 상황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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