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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지스' 만들던 LF, '식품 사업'에 눈 돌린 까닭은

  • 2025.07.02(수) 16:59

LF푸드, 소스 제조기업 인수…500억원 투입
식품 사업 경쟁력 강화…B2B·B2C 동시 공략
'생산→유통→납품' 자체 진행으로 원가 절감

/그래픽=비즈워치

LF가 식품 자회사 LF푸드의 몸집 키우기에 나섰다. 인수합병(M&A)을 통한 사업 확대로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서다. 이를 통해 '패션-부동산-식품'이라는 삼각편대를 더욱 굳건하게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원스톱' 시스템 구축

LF푸드는 지난 1일 소스전문 제조업체 엠지푸드솔루션의 지분 100%를 취득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인수에 투입하는 금액은 총 500억원이다. LF푸드가 많은 식자재 기업 중에서도 엠지푸드솔루션을 품에 안기로 한 건 수직 계열화가 용이하기 때문이다.

LF푸드의 한식 HMR 브랜드 '한반12' 제품./사진=LF푸드 제공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LF푸드는 '모노키친'과 '한반12', '하코야' 등 가정간편식(HMR)·레스토랑 간편식(RMR) 브랜드 제품에 필요한 소스류를 대부분 외주에 의존해왔다. 쉽게 말해 식품의 핵심으로 꼽히는 소스를 외부 업체에서 사들여 사업을 영위했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번 엠지푸드솔루션 인수를 계기로 식품 제조부터 유통, 납품까지 내부에서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 토대를 구축하게 됐다. '원스톱 밸류체인'을 만든 셈이다. 중간 유통 단계를 생략해 원가 절감을 노릴 수 있는 데다, 품질 유지와 제품 개발 속도를 향상시킬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그래픽=비즈워치

업계에서는 이번 M&A가 LF푸드의 실적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분기 기준 LF푸드의 매출은 384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408억원)보다 5.9%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4억원에서 1억원으로 줄었다. 본업인 패션 다음으로 매출 규모는 크다. 하지만 식품 사업의 경우 지난 2007년 출범 이후 20년 가까이 공을 들인 데 반해 성적은 저조하다.

LF푸드는 HMR·RMR 뿐만 아니라 면류, 육가공과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기획 초기 단계부터 주재료와의 조화를 고려한 통합적 레시피를 설계해 완성도를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히트 소스의 자체 개발과 레시피 자산화는 물론 LF푸드의 고유한 '맛 포트폴리오'를 통해 HMR 시장 내에서의 입지를 강화할 계획이다.식품이 곧 성장 동력…급식 사업 나설까

일각에선 LF푸드의 이번 M&A를 두고 급식 사업에 진출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기도 한다. 그동안 LF는 아워홈과 함께 '범 LG가(家)'에 속한다는 이유로 아워홈이 전개하는 급식 사업을 피해왔다. 범 LG가는 분가 이후 각자의 주력 사업에 서로 침범하지 않는다는 것에 암묵적으로 동의해다. 그러나 지난 5월 아워홈이 한화그룹에 인수되면서 LF도 급식 사업에 진출할 수 있는 명분이 생겼다.

/그래픽=비즈워치

특히 급식의 경우 식자재 유통사업 중에서도 수익성이 높은 분야로 꼽힌다. 일회성이 아닌 정기적인 공급이 이뤄지는 데다, 일정한 수요가 발생하는 구조라서다. 여기에 대량의 식사가 필요한 만큼 유통업체가 식자재 단가를 직접 조절할 수 있어 일반 식자재 유통과 달리 폐기율이 낮다는 점도 장점이다.

급식을 비롯한 병원, 외식 프랜차이즈 등 식자재 유통시장이 신성장 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점도 이런 관측에 무게를 싣고 있다. 한국식자재유통협회에 따르면 국내 식자재 유통시장 규모는 2015년 37조원에서 올해 64조원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이 시장은 그동안 영세 도매상 위주로 운용돼 대기업 점유율이 20~30% 수준에 그친다. 대기업 입장에선 그만큼 시장을 공략할 만한 여지가 남아있다는 의미다.

지난해 파리 프랭땅 백화점에서 열린 LF 헤지스 쇼./사진=LF 제공

LF는 LF푸드를 앞세워 식품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말 오규식 LF 부회장을 LF푸드 회장직에 앉히기도 했다. 오 부회장은 내부에서 패션에 편중된 LF의 사업 구조를 식품·뷰티·부동산 등으로 다변화시킨 인물이다. 무엇보다 현재 LF가 집중하고 있는 패션과 부동산은 날씨나 경기에 영향을 많이 받는 탓에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신사업이 시급하다는 분석이다.

LF 관계자는 "식품 사업 전반의 핵심 경쟁력을 내재화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라며 "최근 K푸드가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으면서 독창적인 맛을 갖춘 한국형 소스가 부상하고 있다는 점도 이번 M&A의 배경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B2B 식자재 유통 확대와 국내외 식품 제조사 및 대형 유통채널과의 전략적 협업 추진에 나설 계획"이라면서 "급식 사업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바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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