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매교역팰루시드와 서울 디에이치방배 등 입주를 앞둔 대단지 아파트에 잔금대출 길이 열렸다. 가계대출 총량관리로 은행들이 대출을 조이면서 입주예정자들의 피해 호소가 이어지자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입주 차질을 최소화해달라고 주문하면서다. ▷관련기사 : "잔금대출 안나와 입주 못해"…대통령 "황당무계한 일 최소화"(7월23일)
하지만 일반 가계대출에 대한 총량관리는 그대로인 상황에서 일부 입주단지에 잔금대출이 별도로 공급되면서 형평성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잔금대출 지원 대상이 된 단지와 달리 일반 주택 매수자들은 여전히 좁아진 대출 문을 두드려야 하기 때문이다.

상반기 4조 줄었지만…하반기 대단지 잔금대출 대기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집단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152조2200억원에서 올해 7월 말 148조2300억원으로 3조9900억원 감소했다. 은행별로는 NH농협은행이 1조2500억원으로 가장 많이 줄었고 KB국민은행도 1조700억원 감소했다. 하나은행은 6900억원, 신한은행은 6200억원, 우리은행은 3600억원 각각 줄었다. ▷관련기사 : 은행 집단대출도 5조원 감소…대출 규제에 중도금도 '빗장'(5월12일)
집단대출 잔액이 줄어든 데는 건설경기 침체로 주택 분양·입주 물량이 감소한 영향이 컸다. 여기에 농협·신협·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권이 집단대출 물량을 상당 부분 가져가면서 시중은행 집단대출 잔액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다만 하반기부터는 분위기가 달라질 조짐이다. 서울에서는 이달 '래미안 트리니원(서울 반포)'을 시작으로 10월 '아크로 리버스카이(서울 동작)', 12월 '드파인 아르티아(동작)'와 '써밋 더힐(동작)' 등 대단지 집단대출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하반기 잔금대출 수요만 약 26조원, 중도금대출까지 더하면 은행권이 소화해야 할 집단대출 규모는 50조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문제는 은행들이 이 물량을 소화할 여력이 넉넉하지 않다는 점이다. 5대 은행의 올해 가계대출 증가 관리 목표는 정책성 대출을 제외하고 총 4조3363억원인데 이미 목표치를 넘어선 상태다. 입주대란 막자니…일반 차주 형평성 논란
하반기 예정된 집단대출 물량을 소화하는 과정에서 일반 주담대 차주가 상대적으로 밀릴 수 있어 형평성 논란도 남는다. 이미 은행권에선 가계대출 총량을 맞추기 위해 차주별 대출 한도와 영업점별 취급 한도를 줄이는 등 자체 관리 수위를 높이고 있다.▷관련기사 : [가계대출 점검]일찌감치 닫힌 은행 대출 창구(2026.08.10)
A은행 관계자는 "잔금대출은 기존 중도금대출이 상환되는 부분이 있다보니 주담대나 신용대출과 동일선상에서 비교하기는 어렵다"며 "다만 한정된 가계대출 관리 여력 내에서 특정 대출 수요가 집중될 경우 실수요자 금융 접근성이 제약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실수요자와 일반 차주 모두에게 과도한 제약이나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도록 균형있는 관리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는게 업계 공통된 의견이다. B은행 관계자는 "입주단지들을 위한 잔금대출을 늘릴 경우 상대적으로 다른 일반주담대나 신용대출이 줄어들 수 있다"면서 "가능한 단지별로 1000억원 등 대출 캡을 씌워서 쏠림이나 다른 차주들 불이익을 최소화 하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핀셋 ' 거듭할수록 형평성 논란도…"규제 일부 풀어야"
정부는 잔금대출뿐 아니라 청년·신혼부부 등 실수요자 대출도 '핀셋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지난해 6·27 대책을 시작으로 9·7, 10·15 부동산 대책과 올해 4·1 가계부채 관리방안까지 네 차례에 걸친 대출 규제 강화 방안을 밝혔다.
규제 큰 틀은 유지한 채 실수요자 보호를 위한 예외와 보완책을 계속 덧붙이면서 부동산 금융 규제가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집단대출 등 일부 대출을 예외로 인정할 경우 총량관리 취지 퇴색 문제도 지적된다.
금융권에서는 대출별로 예외를 늘리기보다 총량 목표 자체를 탄력적으로 조정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총량규제를 일부 완화하더라도 가계대출이 곧바로 폭증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주장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총량규제를 완화하면 가계대출이 늘 수 있지만 은행들이 무작정 대출 규모를 확대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은행별 포트폴리오와 자체 리스크 관리 범위 안에서 대출을 취급하는 데다 수도권·규제지역은 대출 한도도 6억원으로 제한돼 있어 우려할 정도로 폭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총량관리는 높은 가계부채 비율을 낮추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집값 상승을 억제하고 생산적 금융으로 자금 흐름을 돌리는 수단으로도 활용된다"며 "차주별 대출 한도가 이미 정해져 있는 만큼 총량규제를 일부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