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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버넌스워치] 글로벌세아 오너가의 부실기업 결국 세아상역에 넘겼다

  • 2024.10.15(화) 07:10

[중견기업 진단] 글로벌세아⑦
갤러리 S2A 김웅기 세 딸 소유…대표는 아내
3년간 적자 이어져 결손금 85억 완전자본잠식
541억 빌려준 세아상역이 지분인수·자본확충

창업주의 2세들이 손을 털었다. 3년간 해마다 예외 없이 적자가 불어나 완전자본잠식에 빠져 있던 세 딸 소유의 부실 회사다. 사업자금을 적잖은 빌려줬던 주력사가 결국 가져갔다. 

대물림에 관한 한, 글로벌세아그룹 2세 개인회사들의 진화 과정은 여러 형태로 나타난다. 막내딸 1인 회사인 ㈜태범이 빌딩 매각으로 순식간에 알짜로 둔갑한 반면 에스투에이(S2A)의 경우 세자매는 손절(損切)했지만 자본확충의 짐은 덜었다. 

글로벌세아그룹의 서울 강남구 대치동 3개 사옥 중 지주회사 글로벌세아(주) 소유의 에스-타워(S-TOWER·오른쪽)와 세아빌딩. 에스-타워 1층에 갤러리 ‘S2A’가 자리하고 있다. /네이버 지도

유력 후계자 김진아 S2A 경영 참여

글로벌세아그룹의 간판 계열사인 의류 제조·수출업체 세아상역은 지난달 24일 S2A를 100% 자회사로 편입했다. 인수가격이 주당 1원(액면가 500원) 총 610만원이다. 한마디로 부실회사를 사들였다는 의미다. 이어 1900% 액면할증된 주당 1만원에 총 95억원을 출자했다. 

문제는 S2A의 주인이 창업주 김웅기(73) 회장의 세 딸이었다는 점이다. 김세연(42) 제이디링크(JD Link) 대표 34%, 김진아(40) 글로벌세아㈜ 사장과 김세라(33) 세아상역 부사장 각 33% 등 지분을 전량 소유했다. 막내딸 소유의 ㈜태범과 마찬가지로, 24개 국내 그룹사 중 글로벌세아㈜를 정점으로 한 지주 체제에서 벗어나 있던 가족사다. 

S2A는 2013년 12월 설립됐다. 세자매 중에는 일찍부터 경영에도 발을 들여왔던 이도 있다. 차녀이자 현재 유력 후계자로 거론되고 있는 김 사장이다. 2021년 11월부터 이사회 멤버로 활동 중이다. 

사실상 모녀 경영 체제다. 김 창업주의 부인 김수남(66) 세아재단 이사장이 전문경영인 심철식(61) 현 글로벌세아㈜ 사장(각자대표)→김기명(67) 그룹 총괄 부회장에 이어 작년 5월부터 대표를 맡고 있어서다. 김 부회장을 제외하고는 이사진이 모녀뿐이다.   

반면 S2A는 현 재무구조가 썩 좋지 않다. 결손금(2023년 말)이 85억원 쌓여있다. 자산(512억원) 보다 부채(567억원)가 55억원 많은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미술품 매매업으로 업종을 갈아타면서 촉발됐다.  

에스투에이(S2A) 주주 변동
김웅기 글로벌세아그룹 회장 세 딸 계열 지분

2021년 미술시장 진출하며 재무 악화

S2A는 원래는 세아글로벌씨앤에스(SAE-A GLOBAL CNS)로 설립됐다. 초기 사명에서 볼 수 있듯이 주력사 세아상역 등 그룹사들의 IT 서비스 및 컨설팅을 담당하던 SI(시스템통합) 업체다.

2020년부터  IT벤처 투자업에 뛰어들었다. 화인그린뉴딜 제1호 창업벤처전문 PEF(지분 68.97%) 70억원을 시작으로 해시드 벤처투자조합 1호(4.25%) 50억원, 유방암 조기진단 의료기기(마스토체크) 업체 베르티스(4.10%) 84억원 등 2021년 말까지 총 204억원(2023년 말 기준)의 IT 투자가 이뤄졌다.   

2021년 11월 돌연 IT사업을 접었다. 자본금을 5000만원→31억원으로 확충했다. 후계자인 김 사장이 이사회에 합류한 시점과도 맞아 떨어진다. 이듬해 5월에는 현 사명으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이어 그 해 7월 그룹의 서울 강남구 대치동 3개 사옥 중 하나인 에스-타워(S-TOWER에 갤러리 ‘S2A’를 오픈했다. 본점을 기존의 세아빌딩에서 에스-타워로 옮긴 것도 이 무렵이다. 

적잖은 자금이 소요됐지만 세아상역이 그룹 ‘캐시 카우(현금창출원)’답게 이 과정에서 돈줄 역할을 했다. 특히 2020년 90억원 시작으로 대여금은 점점 불어나고 있고, 원금을 돌려받지 못한 채 줄곧 만기를 연장하고 있어 작년까지 S2A에 빌려준 액수가 총 541억원에 달한다. S2A의 총자산보다 훨씬 많은 셈이다. 

S2A는 매출은 늘고 있지만 수익을 못 맞추고 있다. 매출이 2022년 12억원에서 지난해 51억원으로 증가했지만 각각 11억원, 8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순손실은 적잖은 이자비용까지 더해져 오히려 25억원에서 58억원으로 불어났다.  

결국 세아상역의 S2A 편입은 자금만 대주다가 부실이 커지고 있는 김 창업주 세 딸의 개인회사를 자회사로 편입한 모양새다. 비록 S2A 매각으로 투자금을 회수하지는 못했지만 세자매는 덕분에 재무개선 부담을 덜었다.

에스투에이(S2A) 이사진 및 재무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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