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라인(LINE)을 비롯해 페이스북 메신저, 위챗, 왓츠앱 등이 겨루는 모바일 메신저 시장에서 미국이 최대 격전지가 될 전망이다. 미국은 인구 수로도 3억명을 넘고 있을뿐 아니라 스마트폰 보급률도 높아, 영토 확장 의지를 갖고 있는 모바일 메신저에게 핵심 승부처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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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관련업계와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현재 전세계 1위 모바일 메신저는 페이스북이다. 페이스북은 가입자 12억명을 보유하면서 페이스북 메신저 일평균 사용자 4억명(2013년 7월 기준)을 넘어섰다. 2위를 달리고 있는 왓츠앱도 최근 4억명을 돌파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미국에서 절대 강자는 없는 상태다. 시장점유율(2013년 6월말 아이폰 사용자 기준)로 보면 페이스북 메신저 12%, 왓츠앱 9% 수준에 불과하다. 오히려 페이스북은 최근 사용자가 왓츠앱으로 이탈하고 있는 상태다.
조성원 KT경제경영연구소 연구원은 "미국은 이동통신사의 무제한 단문메시지(SMS) 요금정책과 아이폰의 높은 보급률로 인해 i메시지등 메시징 서비스의 무료화가 이미 진행됐다"면서 "미국시장에서 모바일메시지가 성공하려면 통신비 절약이라는 가치만 추구해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이민 국가인 미국은 민족 단위를 중심으로 특정 모바일 메신저가 확산되는 경향을 보인다"고 덧붙였다.
즉 모바일 메신저가 미국시장에서 성공하려면 단순한 무료 메시지 이외의 부가기능을 추가해야 하고, 미국 이민률이 높은 국가공략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런 측면에서 라인의 현지화 전략과 스티커 등 감각적인 콘텐츠는 승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라인은 유럽과 남미에서 현지 유명 모델을 기용, TV 광고를 집행해 인지도를 높이고, 스티커에도 현지 문화를 반영한 디자인으로 호응을 얻고 있다. 예를 들어 말레지아에서는 라마단 기간중 라인 캐릭터의 라마단 스탬프를 발행하기도 했다.

또 라인은 신용카드가 없더라도 선불카드나 페이팔(Pay-pal) 등 다양한 결제수단으로 유료 스티커, 게임용 가상통화 구매가 가능한 라인 웹스토어(LINE Web Store)를 구축, 신용카드 보급률이 저조한 신흥국 사용자 편리를 도모했다. 일본과 대만에서는 전용 선불카드인 라인 카드(LINE Card)를 발매한 바 있다. 페이스북도 이에 대응해 메신저 사업을 강화하고 스티커 판매 등 후발업체 사업모델을 따라가고 있다.
라인이 최근 공략국가로 스페인, 인도를 정한 것도 주요하다. 스페인은 유럽과 남미, 나아가 미국시장 진출에 도움을 줄 수 있다. 12억 인구 인도시장도 마찬가지다. 아직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지 않아 시간이 갈수록 잠재성장률이 높다.
이선애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왓츠앱은 메신저 본연의 기능에 충실하고 있지만 사용자들에게 계정 이용료를 징수, 경쟁사와의 다툼에서 사용자를 붙잡아두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최근 왓츠앱도 스티커를 도입했지만 수익 모델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3000억~4000억원의 마케팅 예산을 편성한 위챗이나 2500억원의 마케팅 예산을 집행할 예정인 라인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