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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통법 통과]①공짜폰·호갱님 사라진다

  • 2014.05.02(금) 09:30

단통법, 10월부터 시행..'보조금 투명화'
통신비 할인 기대..가격차별 문제 해소

비정상적 휴대폰 유통 구조를 바로잡으려는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이하 단통법)'이 오는 10월부터 시행된다. 소비자는 휴대폰을 언제·어디서든 동일하고 투명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게 된다. 들쑥날쑥하는 휴대폰 가격이 제자리를 찾으면 제값내고 사는 어수룩한 고객이란 의미의 이른바 '호갱(호구+고객)'이란 말도 없어질 전망이다. 단통법을 바라보는 통신 및 제조사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일각에선 시장 안정에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편집자]

 

회사원 김모씨(35세)는 얼마 전까지 스마트폰 판매 정보 사이트를 뒤적이는 버릇이 있었다. 남들 다 구입한다는 이른바 '공짜폰'을 사기 위해서다. 김 씨는 몇해 전 동네 휴대폰 매장에서 최신 기종을 구입한 적이 있다. 당시 27만원 가량의 보조금을 받고도 60만원이란 '거금'을 들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본인이 말로만 듣던 '호갱'이 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주변에 아는 사람이 똑같은 모델을 헐값에 구입했다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그때의 불쾌한 일을 겪은 이후부터 스마트폰 정보 사이트나 커뮤니티를 찾는 일이 많아졌다.

 

앞으로 김씨 같이 제값 내고 스마트폰을 사고도 '분개'하는 사례가 없어질 전망이다. 여야 대립으로 국회에 묶여 있던 단통법이 지난 2일 오후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기 때문이다. 

 

작년 11월 발의된 이 법은 이동통신사 및 제조사가 소비자에게 제공하고 있는 보조금을 투명하게 공개하자는 게 골자다. 보조금을 누군 많이 받고 누군 적게 받게 하지 말고 모두가 똑같이 나눠 받자는 것이다.

 

'보조금 투명화법'이라 불리는 이 법이 시행되면 이통사는 단말기별 출고가 및 보조금과 판매가를 공시해야 한다. 제조사도 장려금 규모를 정부에 보고해야 한다. 보조금 규모가 투명하게 공개된다는 의미다. 이렇게 되면 판매점마다 또는 시간마다 천차만별로 책정되는 보조금 규모가 동일해진다. 누구는 보조금 수혜를 듬뿍 받아 고가폰을 '공짜'에 가깝게 산다거나 누구는 운 나쁘게(?) 제값을 내는 사례가 없어진다는 얘기다.

 

휴대폰 가격이 종잡을 수 없이 제각각인 것은 유통 구조가 복잡해서다. 휴대폰 가격은 크게 출고가와 판매가로 구분되는데 둘 사이 격차가 고무줄처럼 늘었다 줄어다 한다. 출고가란 삼성전자·LG전자 등 제조사가 이통사와 대리점 등 1차 유통업자에 공급할 때 가격이고, 판매가는 일반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실제 가격이다.

 

보통 제조사와 유통업자, 통신사는 휴대폰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혹은 자사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 보조금을 투입한다. 이를 판매 장려금이라 부르기도 한다. 여기에는 이통사가 의무약정 기간에 따라 제공하는 약정 보조금 등이 포함된다. 단말기 재고 물량을 털어내고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최신 인기 휴대폰을 전략 제품으로 설정해 뭉칫돈을 투입하는 것이다.

 

제조사도 장려금을 지급한다. 대리점에 판매 실적에 따라 지급하는 리베이트 형식으로 다양한 재원을 지원해준다. 대리점은 시장 상황을 봐가며 보조금 지급 수준을 결정하고 적장 판매가를 단가표 형식으로 판매점에 배포한다. 일선 휴대폰 매장은 단가표를 기준으로 고객과 흥정해 최종 판매가격을 매긴다. 

 

여기에다 유통 비용 및 마진 등이 붙고 요금제까지 결합되기 때문에 일반 소비자는 휴대폰 가격이 어떻게 책정되는지 파악하는 것이 어렵다. 유통 구조가 복잡하다 보니 휴대폰 가격을 놓고 소비자와 판매자 사이의 정보 비대칭 현상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 한쪽에서는 호갱님이 있는 반면에 다른 쪽에서는 '2.11 보조금 대란' 같은 현상이 벌어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단통법이 시행되면 소비자간 가격 차별 문제가 해소될 전망이다. 통신사가 제품별 보조금 규모를 인터넷과 판매점에 일일이 공개해 전국 어디서든 큰 가격 차이 없이 휴대폰을 살 수 있게 된다.

 

소비자는 보조금과 요금할인 가운데 한 가지를 선택할 수 있게 된다. 대부분 고객들은 일시에 받는 보조금 보다 요금할인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휴대폰을 오래 사용하면서 요금할인을 꾸준히 받는게 더 유리할 수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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