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월 넷마블게임즈(당시 CJ E&M 게임사업부)는 신작 모바일게임 '다함께 퐁퐁퐁'을 내놓으면서 독특한 마케팅 기법을 선보였다. 기존 인기작에 몰려 있는 이용자들을 공짜 아이템으로 유인해 다른 게임으로 갈아타게 하는 이른바 '교차(크로스) 프로모션'이 그것이다. 넷마블게임즈는 다함께퐁퐁퐁에 앞서 '다함께차차차'를 출시해 인기를 끌었는데, 이 게임의 성공 바톤을 후속작에 넘겨주기 위해 당시엔 생소한 기법을 도입한 것이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넷마블게임즈는 '다함께' 시리즈를 시작으로 '마구마구', '모두의마블', '몬스터 길들이기', '세븐나이츠'로 연이어 '대박'을 터트리고 있다. 게임 자체를 잘 만든 것도 있지만 자사 게임에 한번이라도 발을 들인 '검지족'이 바깥으로 눈을 돌리지 않게 관리를 잘 한 것이 주효했다.

▲ 모바일게임사 게임빌과 컴투스는 각각 자체 플랫폼 '서클'과 '허브'를 통합해 지난 6월 '하이브'라는 글로벌 플랫폼을 선보였다. |
주요 게임사들이 스마트폰게임 시대를 맞아 이용자를 오래 붙드는 전략을 선보이고 있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게임빌과 컴투스가 지난 6월 통합 플랫폼인 '하이브'를 내놓은데 이어 조이시티는 지난달 '조이플'이란 글로벌 이용자 관리 시스템을 공개했고, NHN엔터테인먼트는 지난 17일 게임개발사를 대상으로 '프로모션온'이란 프로모션 플랫폼을 선보였다.
이들 플랫폼의 서비스 방식은 제각각이지만 공통적인 키워드는 교차 프로모션이다. 게임 하나를 성공하는데 그치지 않고 후속타가 연이어 나오게 구(舊)작과 신작, 혹은 인기작과 비인기작 사이에 이용자 유입 통로를 뚫어 놓는 것이다. 이러한 전략은 넷마블게임즈가 지난해 도입해 성공하면서 업계 전반으로 확산하는 모습이다.
교차 프로모션은 이미 PC 기반 온라인게임 시절부터 사용됐다. 게이머에게 또 다른 게임 설치를 조건으로 아이템을 제공한다거나 광고를 노출하는 방식이다. 후속작에 안정적으로 이용자를 유입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온라인 게임사들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한게임'' 넥슨플레이''피망' '넷마블' 등 게임포털을 만들기도 했다. 하나의 아이디로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게임들을 한 곳에 모아 놓는 것이다. 이용자가 타사 게임으로 이탈하지 않고 가능한 오래 머물게끔 울타리를 쳐놓는 셈이다.
모바일게임에 도입되고 있는 교차 프로모션도 따지고 보면 게임포털과 성격이 같다. 모바일게임은 온라인에 비해 흥행 주기가 짧기 때문에 차기작의 성공을 위해서라도 교차 프로모션은 반드시 필요하다. 모바일게임사 네시삼십삼분이 올 한해 '블레이드'와 '영웅'으로 펄펄 날았던 힘도 이러한 마케팅을 적절하게 구사했기 때문이란 평가가 나온다.
최근 게임사들이 선보이고 있는 교차 프로모션에는 '글로벌'이란 키워드가 추가되고 있다. 국내 시장을 넘어 해외로 뻗어가겠다는 것이다. 대표 사례이자 성공 사례가 게임빌과 컴투스다. 두 회사는 각각 별도로 운영해온 플랫폼 '서클'과 '허브'를 지난 6월 '하이브'란 이름으로 통합한 이후 빛을 발하고 있다. 이 플랫폼 덕에 올해 내놓은 '서머너즈워(컴투스)'와 '다크어벤저2(게임빌)'가 해외에서 선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임빌 관계자는 "하이브 가입자 가운데 90% 가량이 외국인 유저"라고 소개했다.
조이시티는 조이플이란 글로벌 플랫폼에 기대를 걸고 있다. 조이시티는 그동안 모바일 게임에서 이렇다할 성과를 내놓지 못했으나 지난 10월 '건쉽베틀'이란 인기작을 사들이면서 글로벌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게임은 글로벌 25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할 정도로 이용자가 많이 몰려 있는데 조이시티는 교차 프로모션을 적용해 자사 게임들에 이용자를 유입시키겠다는 계획이다.
한 게임업체 관계자는 "교차 프로모션은 게임 내에 다른 게임 광고를 직접적으로 노출하기 때문에 홍보 효과가 크다"라며 "이용자 풀을 선순환 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비슷한 시도가 계속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