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과 중국 저가폰의 공습으로 휘청이던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이 바닥을 찍고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반등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주력 스마트폰 사업도 최악의 상황은 벗어났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8일 삼성전자가 발표한 2014년 4분기 연결기준 잠정 영업이익과 매출은 각각 5조2000억원, 52조원이다. 영업이익은 전분기(4조605억원)보다 1조1000억원 이상 늘어났으며, 증권가 예상 평균치(4조8193억원)도 웃돌았다. 삼성전자의 분기 실적이 지난해 3분기 바닥을 찍고 4분기 들어 반등했다는 점에서 영업이익 감소세는 멈춘 셈이다.
삼성전자는 잠정 실적을 내놓으면서 각 사업별 실적을 별도로 공개하지 않는다. 다만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 가운데 IM 부문(정보통신·모바일)의 비중이 여전히 높은데다 이번 실적이 전분기 대비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이라는 점에서 스마트폰 사업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3분기 전체 영업이익에서 IM부문의 비중은 43%였다.
증권가에서는 지난해 4분기 IM부문 영업이익이 전분기(1조7500억원)보다 개선된 1조8000억원~1조9000억원으로 전망하고 있다. 달러·원 환율이 올라 수출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됐으며, 프리미엄폰 '갤럭시노트4'가 예상보다 선전한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노근창 HMC리서치 센터장은 "스마트폰 비용 절감 효과가 나타난데다 갤럭시노트4 등 프리미엄폰의 판매량이 예상보다 양호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번 실적 개선이 스마트폰 출하량 증가로 인해서라기 보다 비용 절감 노력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IM부문의 회복을 말하기는 시기상조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가근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실적은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분기 대비 증가하지 못할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나온 수익성 개선이어서 마케팅 비용 축소 등 전체적인 비용절감에서 나온 수익개선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이 바닥을 지난만큼 올해 1분기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인도 등 신흥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중저가 모델 '갤럭시A' 시리즈에 이어 E 시리즈 등을 본격적으로 투입하는데다 신형 프리미엄 모델 '갤럭시S6'가 출시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6일 인도 시장에 30만원대 중저가폰 4종을 선보이고 젊은 인도 소비자층 공략을 강화한다고 밝힌 바 있다.
노근창 HMC 센터장은 "메탈 소재 갤럭시A 시리즈의 디자인이 양호해 보여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며 "오는 3월에는 갤럭시S6가 출시될 예정이라 IM부문의 영업이익은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올 1분기가 애플과의 경쟁이 둔화되는 시기라는 점을 들어 스마트폰 사업이 회복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