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1년부터 통신비 부담 낮추기 일환으로 추진된 알뜰폰이 4년 4개월만에 시장점유율 10% 벽을 넘어섰다.
하지만 기존 이동통신사와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 개발력 부족, 취약한 개별 사업자의 가입자 기반과 재무능력, 시장확대를 견인할 선도 사업자 부재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하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알뜰폰의 이동통신시장 가입자 점유율이 11월30일 기준 10.1%(584만8000명)를 기록했다고 16일 밝혔다. 전체 이동통신시장 가입자수는 5778만명이다. 점유율 10% 달성속도는 국내 알뜰폰 도입시 1인당 GDP, 이동전화 보급률, 1위 사업자 시장점유율, 이동통신사수 등을 고려할 때 프랑스·스페인 등 해외 주요국에 비해 빠른 편이다.
현재 알뜰폰 사업자는 SK텔레콤 망을 빌려쓰는 SK텔링크·유니컴즈 등 12개사, KT 망을 빌려쓰는 CJ헬로비전·에넥스텔레콤 등 20개사, LG유플러스 망을 빌려쓰는 인스코비·머천드코리아 등 14개사 총 38개사가 서비스 중이다.
이중 KT망 사업자는 273만1000명, SK텔레콤 망 사업자의 가입자수는 266만3000명, LG유플러스 망 사업자는 45만3000명으로 이통3사 망의 가입자 점유율은 각각 46.7%, 45.5%, 7.8% 수준이다.
미래부 관계자는 "특히 2개 이상의 이통사의 망을 빌려 서비스를 제공하는 알뜰폰 사업자가 8개사에 달할 정도로 복수거래가 활성화 되고 있다"면서 "복수거래 활성화는 가입자를 직접 모집하는 소매시장 뿐만 아니라 알뜰폰 사업자를 통해 간접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도매시장의 중요성을 이통3사가 인식하고 치열한 가입자 확보 경쟁을 벌인 결과로, 알뜰폰 시장이 지속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미래부는 후불 요금제 가입자와 LTE 서비스 가입자의 지속적인 증가도 알뜰폰 시장 확대를 견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알뜰폰이 활성화된 해외 주요국들의 시장점유율도 10% 정도인 것에 비추어 볼 때, 이번 10% 점유율 확보를 통해 알뜰폰이 이동통신시장에서 자력으로 생존하고 보다 내실있게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갖추어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2014년말 기준 주요국 알뜰폰 시장점유율은 영국 13%, 스페인 12%, 프랑스 11% 수준이다.
◇월 평균 통신비 2만원 절감
미래부는 알뜰폰 점유율 10% 돌파에 따른 통신비 절감 효과를 추정했다.
이통3사의 평균 가입자당매출(ARPU) 3만6481원과 알뜰폰 사업자의 후불 가입자 평균 ARPU 1만6026원을 고려하면, 알뜰폰으로 전환한 이용자들은 월 평균 2만455원, 연간 약 24만원을 절감한 것으로 추전된다. 이는 기존 이통사 대비 최대 56% 수준이다.
또 2015년 3분기까지 집계된 알뜰폰 서비스 매출은 4908억원(단말기 매출 제외)으로 작년 전체 매출액 4555억원을 넘어섰다. 영업손실 규모는 2012년 562억원, 2013년 908억원, 2014년 965억원으로 매년 적자폭이 늘었지만 올해는 영업손실 596억원(추정치)으로 다소 감소세를 보일 전망이다.
특히 대기업 계열 알뜰폰 사업자들은 LTE, 신형 중고가 스마트폰에 대한 수요 대응, 이통3사와의 직접 경쟁으로 인해 중소 사업자에 비해 추가 비용이 발생하나 유통망, 영업전산 등에 대한 초기 투자가 마무리되고 규모의 경제가 어느 정도 달성되면서 적자폭은 2013년을 정점으로 2014년부터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는 흑자 전환에 성공한 사업자가 출현할 것으로 기대된다.
◇알뜰폰 IoT 서비스 등장
알뜰폰이 이동통신시장 점유율 10%를 넘어설 만큼 성장하면서 기존 이통사가 상대적으로 소홀한 니치마켓을 목표로 한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도 등장하고 있다.
30여개 업체와 제휴해 쇼핑하면 할수록 통신비도 함께 인하되는 쇼핑 연계 모델(이마트), 로밍요금이 비싼 중국시장 특성에 착안한 단기체류 중국인 관광객 대상 상품(세종텔레콤·EG모바일), 자녀 위치확인·긴급출동 등 개인신변 보호서비스와 연계한 서비스 제공(에스원), 휴가 외출 군 장병 대상 스마트폰 대여 서비스(EG모바일)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알뜰폰을 활용한 다양한 사물인터넷(IoT) 서비스도 등장했다. 경비(에스원·KT파워캅), TRS 음영지역 보완(KT파워텔), 휴대용 결제기(KICC) 등 일부 IoT 분야에서 알뜰폰이 이미 활용 중이며, 올 하반기부터 그 영역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
미래부 관계자는 "이러한 추세가 지속된다면 다양한 사업과의 융합을 통해 알뜰폰 사업범위가 확대되고, IoT 산업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직도 기존 이통사 대비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 개발력 부족, 취약한 개별 사업자의 가입자 기반과 재무적 능력, 시장확대를 견인할 선도 사업자의 부재 등은 해결과제로 남았다는 지적이다.
미래부 조규조 통신정책국장은 "통신시장 경쟁촉진을 통한 요금인하 정책이라는 큰 방향에서 알뜰폰이 점유율 10%를 달성해 소기의 성과를 이뤄으나, 이제는 내실있는 성장을 위한 사업자와 정부의 노력이 더욱 필요한 시점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