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가 대리점의 고객 개인정보 관리·감독 소홀 책임을 물어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이하 개인정보위)로부터 과징금 제재를 받았다.
올 8월 '데이터 3법' 시행으로 권한과 위상이 한층 강화된 개인정보위가 통신사의 대리점 개인정보보호 관리 책임을 물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개인정보위는 9일 전체회의를 열어 LG유플러스와 대리점 등 4곳에 총 7500만원의 과징금 및 과태료를 부과했다고 밝혔다. 이번 제재는 통신사 대리점의 개인정보 보호 규정 위반에 대해 위탁사인 통신사의 관리·감독 책임을 물어 제재한 첫번째 사례다.
개인정보위는 지난해 1월 1월 통신사 대리점 등의 개인정보 불법거래에 대한 조사를 요청하는 민원을 접수해 조사에 착수했다. 이어 이날 개최한 전체회의에서 논의를 거쳐 이 같은 행정처분을 의결했다.
개인정보위는 LG유플러스가 개인정보 처리를 위탁한 대리점에 대한 관리‧감독을 소홀히 했으며 이로 인해 대리점 등이 개인정보 보호 규정을 위반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조사 결과 LG유플러스 2개 대리점은 초고속인터넷 회원가입 업무를 본사 동의없이 매집점에 재위탁하거나 고객정보시스템 접속계정을 권한이 없는 매집점과 공유했다.
매집점이란 유선인터넷 서비스 가입 희망 고객정보를 각종 광고 등으로 자체수집하거나 다른 판매점으로부터 받아 통신사 대리점 등 영업점에 판매하는 자를 말한다.
LG유플러스는 접속 권한이 없는 매집점에서 2016년 9월부터 2019년 6월까지 본사의 고객정보시스템에 접속했음에도 접속장소와 기록에 대한 점검을 소홀히 하는 등 대리점의 법규 준수 여부에 관해 적절한 관리·감독을 하지 않았다.
개인정보위는 LG유플러스가 수탁자에 대한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행위를 중대한 위반행위로 봤다. 과징금 부과기준에 따라 116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으며, 고객정보시스템에 대한 접근통제를 소홀히 한 행위에 대해 과태료 1000만원을 부과했다.
수탁자인 2개 대리점에도 개인정보 처리를 매집점에 재위탁시 위탁사의 동의를 얻지 않은 행위 등으로 총 232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대리점으로부터 개인정보 처리업무를 재위탁받은 매집점에 대해선 주민등록번호를 법적 근거 없이 수집‧이용한 행위 등과 관련해 총 3020만원의 과징금과 과태료를 부과했다.
윤종인 개인정보위 위원장은 "대리점의 개인정보 오‧남용에 대해 위탁사인 통신사의 관리‧감독을 강화하도록 경종을 울릴 필요가 있다"라며 "개인정보위는 이번 제재뿐 아니라 통신사와 대리점의 개인정보 규정 위반행위에 대한 지속적인 점검을 통해 국민의 생활 속에서 국민의 개인정보가 안전하게 보호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개인정보위는 2011년 개인정보보호법 제정과 함께 만들어진 기구로 원래 개인정보보호 정책을 심의·의결하는 행정기관이었다.
올 8월 데이터 3법(개인정보보호법·정보통신망법·신용정보법 개정안) 시행과 함께 권한과 위상이 한층 강화되었으며 행정안전부와 방송통신위원회,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등에 분산돼 있던 개인정보보호 기능이 개인정보위로 일원화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