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라는 키워드 자체가 힘을 잃으면서 스타트업의 기회 자체가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시장에 안착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기 위해 치열한 고민 중이지만, 스타트업에게 주어지는 모래시계가 굉장히 짧아 안타깝습니다."
오제욱 디오비스튜디오 대표는 19일 서울 마포구 본사에서 열린 제4차 디지털 국정과제 현장 간담회에서 이와 같이 말했다.
박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 주재로 열린 이날 간담회는 지난달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진행된 '2023 K-메타버스 부스트 위크'에 참여한 스타트업,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박 차관은 간담회에 앞서 "메타버스에 대한 열풍과 관심이 줄어들며 비관론이 나오고 있지만, 메타버스의 본질에 주목해 일상과 산업에 어떤 가치를 가져다 주는지 되짚어볼 때"라고 밝혔다.
특히 산업과 메타버스를 융합해 산업을 혁신하는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고 보고, 정부가 지원하는 실증 사업의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고 봤다. 현대차 울산공장에 적용된 메타버스 플랫폼이나 XR기술을 활용한 의료 플랫폼이 그 예다.
박 차관은 "산업용 메타버스 레퍼런스를 지속적으로 확보, 고도화하고 글로벌 확산을 위한 밑걸음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이어 권오성 마이크로소프트(MS) 상무도 B2B(기업 간 거래) 중심의 산업용 메타버스의 글로벌 동향과 미래 전망을 발표했다.
권 상무는 생성형 AI(인공지능)의 도입으로 메타버스 서비스의 완성도가 급격히 높아지고 있고,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적극 쓰일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도요타, 메르세데스-벤츠, 코카콜라 등 글로벌 기업의 사례를 들며 "인공지능(AI) 사람이 파트너십을 이루어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는 산업형 메타버스가 더 많이 발전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날 모인 메타버스 스타트업들은 사업을 전개하며 겪는 현실적인 고충을 토로했다. 특히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면서 투자 유치가 어려워지거나, 연구개발(R&D) 지원이나 고급 인재가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오 대표는 메타버스 기업의 해외 진출 사례를 공유하면서 글로벌 인재 확보가 어렵고, 현지 시장에 대한 정보가 충분치 않아 해외 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해외 자본을 끌어올 수 있도록 인큐베이션 프로그램에 참가할 기회가 많이 주어지고, 해외 우수 인재를 채용할 수 있는 인프라를 정부 차원에서 도와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양창준 메가톤 대표는 메타버스 기술·서비스 기업과 고객을 연결해줄 수 있는 마켓플레이스를 제언했다.
양 대표는 자사 홀로그램 기술의 다양한 적용 사례를 소개하며 "단순히 제품이 좋으면 시장에서 쓸 수 있었는데 그게 전부가 아니더라"면서 "고객들을 찾는데 오래 걸렸는데, 다른 메타버스 기업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제언했다.
메타버스 심리상담을 진행하는 야타브엔터의 이성찬 대표는 연구개발(R&D)에 대한 꾸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미국에서 수많은 학교를 접촉했는데 굉장히 완성도가 있고, 바로 쓰고 싶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사업하면서)기술을 계속 개발을 할 수 있도록 과기부와 많은 부서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차관은 의견 청취를 마치고 "이번 정부는 시장과 민간이 주도하고 정부가 지원하는 형태의 정책을 국정 철학으로 갖고 있다. 기업들의 의견을 세심히 살펴서 반영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정책과 사업을 재검토해 그동안의 성과는 더 발전시키고 새 환경에서 정부가 추진해야 할 문제는 무엇인지 나눠서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