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이지메(집단괴롭힘)라고 말하고 싶다."
김태규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직무대행은 30일 정부과천청사에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의 감사원 감사요구 의결을 반박하는 내용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김 직무대행은 국회 과방위 소속 야당 국회의원들의 감사요구안 의결과정을 '졸속'이라고 비판했다. 김 직무대행은 "감사요구안을 통과시킨 당일 주된 의제는 KBS(한국방송공사)와 EBS에 대한 결산"이라면서 "회의의 전체적인 맥락과 상관없이 감사원의 감사요구안을 상정했다"고 말했다.
김 직무대행은 "대통령이 임명한 2인 체제에 기반한 방송통신위원회의 불법적 운영을 문제 삼았지만, 이에 관해 이미 지독한 3일간의 청문회를 실시한 바가 있고, 그 과정에서 어떠한 불법도 확인된 바가 없다"며 "감사원 감사는 판결에 영향을 미치려는 꼼수"라고 주장했다.
또한 김 직무대행은 방문진, 한국방송공사 이사 선임과정에서 위법이나 부당한 일처리가 있었는지 등을 과방위가 지적하지 못헀다고 했다. 국회증언감정법을 위반해 자료제출 의무를 불성실하게 이행하고, 증언을 거부했다는 주장도 터무니없다고 했다.
김 직무대행은 방통위 사무처가 제출한 '공영방송 이사 선임이 적법한 이유' 문건과 관련해 감사해달라는 것과 관련해서는 "저의가 다른 곳에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정무직을 불러 압박하고 고위 공무원을 불러 압박하더니 실무 책임자인 과장까지 불러 압박한다. 더 가면 아예 주무관까지 부를 태세다. 이게 과연 정상적인 운영이라고 말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 직무대행은 "과방위 운영이 상식의 선을 넘어섰다"면서 "국회가 정상적으로 작동해 토론과 타협의 장이 되길 바란다"고 입장문을 마무리했다.
김 직무대행은 이날 방문진 이사 3인의 임명처분 집행정지 결정문에서도 방통위 '2인 체제'가 위법하다고 단정한 건 아니라고 강조했다. 앞서 서울행정법원은 방문진 이사들이 방통위를 상대로 낸 신임 이사 임명처분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면서 대통령 추천 2인만으로 주요 정책을 결정하는 것은 위법의 소지가 있다고 봤다.
김 직무대행은 "방통위법에서는 '2인 이상'(이면 의사를 진행할 수 있다고) 표현하고 있다. 2인 체제가 이상적이라는 생각은 안 하지만, 법에서 필요한 최소한의 요건, 이 정도면 일단 진행하라고 정해둔 것"이라면서 "그걸 갖고 위법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