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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 담당 'NK세포' 치료제, 악성 뇌종양 환자 희망될까

  • 2025.03.14(금) 08:20

NK세포, 암줄기세포 제거에 효과적
교모세포종 치료제 아직 제한적
싸이토이뮨·차바이오텍 개발 나서

NK(자연살해)세포를 기반으로 만든 치료제가 악성 뇌종양인 교모세포종의 치료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NK세포는 우리 몸에서 선천적인 면역을 담당한다. 또 다른 면역세포이자 항암 치료에 주로 쓰이는 T세포와 다른 방식으로 암세포뿐만 아니라 재발을 유발하는 암 줄기세포를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관심을 모은다.

교모세포종에 강한 이유

미국 인디애나대 의과대학 연구진은 지난 5일 미국 유전자세포 치료학회의 공식 학술지인 '몰레큘러 테라피'에 교모세포종을 치료할 수 있는 NK세포의 잠재력을 소개했다. NK세포가 T세포 등의 면역세포와 달리 신경교종 줄기세포를 효과적으로 인식하고 이를 사멸할 수 있는 기능이 있어서다.

신경교종 줄기세포는 암 줄기세포의 한 종류로 교모세포종의 전이와 재발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이다. 암 줄기세포는 면역세포 공격에 대한 높은 저항성을 가져 T세포로 제거하기 어렵다. NK세포는 T세포와 다른 방식으로 암세포를 인식해 암 줄기세포의 면역회피 전략을 무력화할 수 있다.

지난달 SCIE(과학기술논문 색인지수확장판)급 학술지인 '셀즈'에는 프랑스계 생명공학기업인 싸이테아바이오의 NK세포치료제 연구가 실렸다. NK세포에 표적항암제로 쓰이는 항체를 결합한 약물이 교모세포종에 강한 세포독성효과를 나타낸 것이다. 

NK세포는 항체와 함께 투여하면 항암효과가 강해지는 특징이 있다. 이를 'ADCC(항체 의존성 세포 독성)' 효과라고 부른다.

이러한 연구결과가 주목받는 이유는 교모세포종이 성인에게 발생하는 가장 흔한 원발성 뇌종양(뇌 조직에서 처음 발생한 종양)인 데 반해 치료법이 제한적으로 신약이 개발되면 높은 시장성을 확보할 수 있어서다.

현재 교모세포종 1차 치료제로 허가를 받은 약물은 세포독성항암제인 '테모졸로마이드' 뿐이다. 이 약물이 허가를 받은 지 2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환자들의 중앙 생존기간(병 진단을 받은 후 환자군 절반이 생존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15개월로 췌장암, 폐암 등 다른 고형암과 비교해 낮은 편이다. 약물의 효과가 제한적이란 의미다.

개발 현황은

NK세포는 항암 능력이 우수하지만 체내 수명이 2~3주 정도로 짧다는 단점이 있다. 항암 효과를 지속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이에 글로벌 바이오기업이나 연구기관들은 이러한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독자적인 기술력을 접목한 NK세포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미국계 바이오기업인 싸이토이뮨 테라퓨틱스는 NK세포에 암세포를 인식하는 CAR(키메릭항원수용체)를 발현시킨 'CAR-NK'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이 약물을 머리뼈 안쪽 공간(두개강)에 투여한 전임상 시험에서 교모세포종 성장이 유의미하게 감소한 것을 확인했다.

지난 2019년 다케다제약에 CAR-NK 파이프라인을 이전한 미 텍사스대학교 MD 앤더슨 암센터는 현재 교모세포종 환자를 대상으로 NK세포치료제의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 약물은 유전자 조작을 가해 NK세포의 항암 능력을 저해하는 수용체(TGF-βR2, NR3C1) 발현을 억제한 것이 특징이다.

국내에서는 차바이오텍이 이 분야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환자의 NK세포를 추출해 외부에서 증식한 후 다시 투여하는 'CHANK-101'이 주력 파이프라인이다. 연구자주도 임상에서 이 약물을 투여받은 재발 교모종세포 환자의 평균 생존기간이 22.5개월로 나타났다. 재발 교모세포종 환자의 평균 생존기간은 약 10개월이다. 

독보적인 NK세포 배양기술이 우수한 효과를 낸 비결으로 평가받는다. 차바이오텍은 현재 CHANK-101이 지난해 정부의 '국가신약개발사업' 지원대상에 선정돼 2년간 대량생산 공정을 개발하고 임상 2상에 진입하는 데 필요한 자료와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

차바이오텍 관계자는 "(치료방법이 없는 질환을 대상으로 임상단계에 있는 세포치료제를 처방받을 수 있도록 허가한) 첨단재생의료법 개정안 통과에 따라 치료목적으로 CHANK-101의 허가를 받을 계획"이라며 "원가절감 등을 위해 배양과 공정을 개선하는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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