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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3·4세 시즌2]⑯부광약품, 막 내리는 공동경영

  • 2018.11.19(월) 14:32

동업자 김성률 타계 후 김동연 회장 측 2세 경영시작
OCI가 자사주 인수 '백기사' 역할…지분율 격차 확대
김성률 회장 측 지분 열세지만 아직 주주권 행사가능

부광약품은 고(故) 김성률 회장과 김동연(81) 회장이 공동으로 경영해왔다. 

1960년 10월 부광상사로 시작해 1962년 3월 부광약품공업으로 이름을 바꿨다. 김성률 회장과 김동연 회장이 1973년 이 회사를 공동 인수해 1988년 8월 주식시장에 상장했고, 2000년 5월 지금의 부광약품 주식회사로 상호를 변경했다.

# 동업자 타계 이후 김동연 회장 2세 등장

부광약품은 2006년 김성률 회장 타계 전까지 전문경영인이 대표이사를 맡으면서 소유와 경영이 어느 정도 분리된 체제를 유지했다. 하지만 김성률 회장이 타계한 이듬해인 2007년 5월 김동연 회장의 아들 김상훈(51) 씨가 상무이사로 선임되며 변화가 생겼다. 두 동업자 가문 중 한 가문에서 2세 승계의 기반을 만든 것이다.

 

김 상무는 2008년 전무로 승진했고 2011년 등기임원 선임에 이어 2013년 3월 정기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대표이사에 올랐다. 오랫동안 대표이사를 맡아온 전문경영인 이성구 사장이 물러나면서 단독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했다. 김 대표이사 선임은 부광약품의 역사에서 전문경영인 대표이사 체제가 막을 내리고 오너 경영체제가 출범한 전환점으로 꼽힌다.


2015년 또 다른 전문경영인 유희원 대표이사가 공동대표로 선임된 데 이어 올해는 유 대표가 단독대표에 오르면서 외형상으로는 다시 전문경영인 체제로 돌아섰다. 김상훈 사장은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 최고전략책임자(CSO)로 재직하고 있다.

다만 김 사장이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고 2세 경영이 뒷걸음질쳤다고 보기는 어렵다. 김 사장은 CSO로서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올해 7월 OCI와 합작해 바이오사업 투자를 위한 비앤오바이오를 설립하고, 본인이 직접 이 회사의 등기임원이 사례가 대표적이다. 합작파트너인 OCI의 이우현 사장도 나란히 등기임원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두 사람은 비앤오바이오 설립은 물론 지분관계에서도 끈끈한 결속력을 보였다. 부광약품이 보유한 자사주 3.1%를 OCI가 매입한 것이다.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지만 외부에 매각하면 의결권이 부활한다.

부광약품 2세 경영자 김상훈 사장과 OCI 3세 경영자 이우현 사장은 1968년생 동갑내기다. 그러다 보니 OCI의 부광약품 자사주 취득은 백기사(우호주주) 역할을 자처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해석이 나온다. '백기사 OCI'는 현 부광약품 지분구도를 볼 때 의미심장하다.

 

# 김동연 일가 vs 김성률 일가, 지분율 격차 확대


김동연 회장의 2세 김상훈 사장이 회사 경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과 대조적으로 동업자 고(故) 김성률 회장 자녀들은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주주로만 존재한다.

부광약품의 주주 구성은 김성률 회장 타계 전까지 동업자 간 지분율이 비슷한 수준이었다. 2005년 3월 기준 양측 지분율은 김동연 측 27.66% 김성률 측 27.86%로 적절한 견제와 균형을 이루고 있었다.

하지만 김성률 회장의 지분(7.8%)이 자녀 6명에게 1.3%씩 균등 상속되면서 점차 격차가 벌어졌다. 김성률 회장의 자녀 중 차남 김기환(62) 씨를 제외한 다른 자녀들이 상속세 납부 등을 이유로 순차적으로 지분을 팔았기 때문이다.
 
결국 부광약품의 현재 지분율은 김동연 회장 측 26.13%, 김성률 회장 측 6.54%로 크게 벌어졌다. 김성률 회장의 동서 정창수 부회장(12.11%)은 김 회장 생전 특수관계인으로 묶여 공동의결권을 행사했지만 지금은 별도로 지분을 신고한다. 정 부회장의 보유지분을 김성률 회장 측과 합쳐도 18.65%로 김동연 회장 측에 뒤진다.

이 와중에 현재 경영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김동연 회장의 2세 김상훈 사장이 OCI를 백기사로 끌어들이면서 양측의 지분율 격차는 더 벌어졌다.

 

 

 

# 지분율 뒤지지만 주주권 행사...'긴장의 끈'


물론 김성률 회장 측 지분도 주요주주로서 충분히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는 수준이다. 올해 정기주총에서 이사회가 제안한 정관변경 안건을 김성률 회장의 차남이자 부광약품 지분 5.67%를 보유한 김기환 씨가 반대하면서 제동을 건 사례가 대표적이다. 

현재 부광약품의 지분구도나 경영참여 상황을 종합하면 김동연 회장 측이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앞으로도 동업자 가문의 김기환 씨가 자신의 지분을 완전히 정리하기 전까진 언제든 주주권을 행사하면서 긴장의 끈을 이어갈 전망이다.


아울러 과거 동업자 가문의 지분율이 상속 과정에서 자연 감소한 것처럼 김동연 회장의 자녀들도 향후 어느 시점에 증여나 상속으로 지분율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도 변수다.

 

다만 이를 의식한 듯 김동연 회장은 올해 4월을 포함해 지금까지 여러 차례에 걸쳐 김상훈 사장 등 자녀들에게 사전 증여를 진행하며 증여세 부담을 분산하고 있다. 김 회장은 11년 전인 2007년 일부 주식을 김동환(19) 등 손주 6명에게 증여하면서 3세 지분 승계까지 준비하고 있어 부광약품의 공동경영은 사실상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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