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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와 환경파괴 무슨 상관이길래?

  • 2020.04.09(목) 10:07

야생동물 불법밀수, 공장식 축산정책, 기후변화 다양한 원인
국회입법조사처 “코로나바이러스 무분별한 환경파괴의 결과”

세계적 전염병 대유행(펜데믹) 현상을 다룬 영화 '컨테이젼'은 엔딩크레딧이 올라가기 직전에야 바이러스의 원인을 공개한다. 인간의 무분별한 산림 훼손으로 서식지에서 쫓겨난 야생박쥐가 공장식축사에 있는 새끼돼지에게 바이러스를 옮기고, 이 돼지가 식당에 식재료로 공급된다. 도살한 돼지를 맨손으로 조리하던 요리사는 앞치마에 손을 슥슥 문질러 닦고 나와 손님과 악수하고 사진을 찍는다. 손님은 자신도 모르게 바이러스에 감염됐고 순식간에 주변 접촉자들에게 옮긴다. 바이러스 최초 전파자였던 그 손님(기네스펠트로)은 산림을 불도저로 밀어버리고 박쥐를 쫓아냈던 대기업의 간부였다.

영화는 박쥐에서 중간숙주를 거쳐 인간에게 전염되는 경로를 보여주면서 마치 코로나19를 예견한 듯하다는 평을 받는다. 그러나 영화가 주목한 것은 박쥐나 중간숙주(새끼돼지)가 아니라 인간에 의한 산림자원의 훼손, 이로인한 야생동물의 서식지 감소다. 환경파괴를 바이러스 전파의 출발점으로 본 것 이다.

영화 컨테이젼(출처: 네이버 영화)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환경정책의 사각지대를 살피고 환경파괴로 인한 전염병 확산에 대비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환경보건시민센터가 리서치뷰에 의뢰해 지난 4~5일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10명 중 8명꼴로 코로나19 사태의 근본 원인이 기후변화와 생태계 파괴 때문이라고 답했다.

코로나19와 환경문제는 무슨 상관이길래 이런 분석이 나오는 것일까.

코로나19의 발생 원인은 아직 분명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과학계에서는 2003년의 사스(SARS)와 2015년의 메르스(MERS)가 각각 박쥐에서 발원해 사향고양이, 낙타를 거쳐 인간에게 전파됐던 것처럼 코로나19도 박쥐에서 발원해 중간숙주 동물을 거쳐 인간에게 전해졌을 가능성을 유력하게 본다.

박쥐 코로나바이러스가 코로나19와 전체 게놈 수준에서 96% 동일하다는 논문이 발표됐고, 중간숙주로 지목받는 천산갑에서 채취한 바이러스 유전체의 염기서열이 코로나19 감염자의 바이러스 서열과 거의 일치한다는 연구도 나왔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최근 '환경파괴로 늘어나는 전염병 현황 및 대응방안'이란 보고서를 통해 "인간이 동굴 속 박쥐의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은 인간의 무분별한 환경파괴의 결과로 볼 수 있다"며  "야생동물의 불법 밀수 관리의 미비, 공장식 축산정책의 문제점, 기후변화 정책의 미비 등의 환경정책의 사각지대에서 발생한 사태"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이혜경 국회입법조사처 사회문화조사실 입법조사관은 "코로나19 중간숙주로 지목되고 있는 천산갑은 멸종위기종임에도 혈액순환에 좋다는 잘못된 속설로 대량 포획돼 밀수출도 공공연하게 이뤄졌다"면서 "우리나라도 멸종위기 야생동물 밀수의 청정지대는 아니므로 야생동물의 밀수규제를 강화하고, 야생동물 카페·체험시설·이동동물원 등의 관리 강화를 위한 입법과 검토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공장식 축산도 코로나바이러스 유발 원인 중 하나라는 지적이 나온다. 영국 가디언은 식량생산의 산업화에서 소외된 일부 소규모 농가들이 생계를 위해 야생동물 거래를 늘렸고, 대규모 공장과 농장들에 밀려 점차 야생지역으로 이전하게 되면서 박쥐 등에서 발생하는 야생 바이러스에 접촉되는 밀도와 빈도가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이혜경 입법조사관은 "공장식 축산시스템에서 가축 전염병이 퍼지면 밀집 사육과 유전자 다양성 결여 때문에 급속도로 확산되기 쉽다"며 "친환경 축산으로의 전환과 함께 가축의 유전적 다양성을 높이는 정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인간의 환경파괴, 이로 인한 기후변화 때문에 사라지는 생물다양성이 코로나19의 발생 원인이라고 보는 견해도 있다. 그린피스는 기후변화로 산불·가뭄·홍수 등의 극단적 기상현상이 자주 발생하면서 서식지를 잃은 야생동물이 사람이 거주하는 지역이나 목축지로 이동하고, 이로인해 사람들이 조류인플루엔자 같은 인수(人獸)공통감염병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본다.

이혜경 조사관은 "기후변화가 생물다양성의 감소를 유발하고, 서식지가 파괴돼 갈 곳을 잃은 야생동물들과 인간의 접촉이 늘어나는 것을 방지하려면, 기후변화·생물다양성·환경보건 정책을 체계적으로 연계해야하는데 우리나라의 기후보건정책은 부처간 정책 일관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 조사관은 또 "코로나19 사태는 매우 유사한 문제점을 안고 있는 우리나라의 환경정책에도 큰 시사점을 준다"며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환경정책을 점검하고 야생동물 밀수 규제 및 체험시설 관리강화, 친환경 축사의 확대, 기후정책과 보건정책의 연계 강화를 추진해야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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