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공공기관 이전 쟁점]①서울 잔류 '제로' 외쳤지만

  • 2026.08.31(월) 06:37

예외 기관 선정 불가피…시기도 밀려
금감원 등 금융권 공공기관 노조 반발 거세
각지서 유치 총력전…국토부 "가속 어려워"

"대한민국이 가지고 있는 많은 문제 중에 가장 핵심적인 문제가 수도권 1극 체제. 이 체제를 극복하지 않으면 수도권은 미어터지고 지방은 소멸하는 그런 위험을 받게 된다."(이재명 대통령)

"공공기관과 행정기관이 서울에 남는 것은 '제로(0)'에 도전하라는 게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다"(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

정부가 국토균형발전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5극3특(5개 초광역권, 3개 특별자치도 발전 전략)' 정책의 핵심은 서울에 있는 공공기관의 대규모 지방 이전이다. 앞서 2005년 전국 10개 혁신도시를 중심으로 150개가 넘는 기관을 지방으로 옮기기로 했던 1차 이전 이후 다시 공공기관 이전이 본격화하고 있다. 

모두가 만족할 답, 있을까

이 대통령의 위기의식과 정책 추진 의지와 달리 공공기관 이전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지방선거 직후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공공기관 이전의 마지노선을 9월로 제시했다. 하지만 지난 24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 회의에서는 "공론화를 거쳐야 해 10~11월 정도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공공기관 이전의 주무 부처인 국토부는 연내 공공기관 이전 계획을 발표하고 내년부터는 기관 이전을 시작하기로 목표를 세웠다. 다만 이전 대상 기관 및 발표 시기는 확정된 바가 없다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이전 대상 기관의 반발은 거세다. 최근 금융권 공공기관은 지방 이전을 반대한다며 집단행동의 수위를 높였다. 금융감독원 노조는 금융 관련 기반 시설이 수도권에 집중된 만큼 지방 이전이 금융 위기 대응을 어렵게 한다고 주장한다. 국책은행인 산업은행·기업은행·수출입은행 노조도 지난 11일 지방이전에 반대하는 공동 집회를 열기도 했다.▷관련기사: 금융위·금감원 옮긴다더니…'2차 지방이전' 숨고르기?(2026년 8월25일)▷관련기사: 금감원 노조 "지방이전, 금융안전망 치명적 공백 야기"(2026년 8월24일)▷관련기사: "서른명씩 한달, 출장비 어째요"…금감원 지방 '부분이전'?(2026년 6월16일)

국토부는 공공기관의 서울 잔류를 최소화하겠다고 했으나 이전 대상으로 거론되는 350여곳의 공공기관을 지방으로 모두 옮기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김 장관도 "여러 이유로 전부가 지방에 가지는 못한다"고 강조했다.

국토부는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을 관계부처와 협의, 노정 협의, 지방정부 의견수렴 등 공론화 절차 및 지방시대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추진할 예정이라고 한다. 다만 공론화 과정을 거치더라도 정부와 공공기관이 서로 만족할 수 있는 이전 방안을 만들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대한주택보증(현 주택도시보증공사)과 한국도로공사, 한국석유공사 등을 비롯해 150개가 넘는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을 추진했을 당시에도 노조를 중심으로 강한 저항이 있었다. 결과적으로는 강제 이전이었다는 평가다.

앞서 1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 당시 본사를 지방으로 옮긴 기관의 한 직원은 "당시에도 이전에 대해 불만은 많았으나 정부 결정에 따라 사실상 강제 이전이 됐다"며 "기능이 서울에 집중된 기관은 본사와 서울을 오가면 업무 효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당장 팀장과 팀원이 온종일 대면하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강조했다.

2026년 공공기관 분포 현황./그래픽=비즈워치

지방은 유치 총력인데

공공기관의 반발과 달리 지방 정부는 공공기관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각 지방자치단체가 관련 태스크포스(TF)나 팀을 꾸리고 공공기관 유치 전략 등을 수립하고 있다.

부산시는 산업은행과 IBK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금융 공공기관을 핵심 유치 대상으로 선정했고 전북도도 산업은행과 농협중앙회 등의 금융 기관 유치를 거론하고 있다.

경남도는 중소기업 진흥, 친환경 기술 경쟁력 강화, 글로벌 문화관광 거점을 목표로 핵심 유치 대상 기관을 추리고 있다. 제주도는 마사회 등 말산업 관련 기관과 항공, 기후·에너지, 해양, 국제통상 등 지역 산업과 연계할 수 있는 기관을 유치하려는 움직임이다.

2020년 혁신도시로 추가 지정된 대전시에는 과학기술 분야와 관련된 공공기관을 추가로 더 유치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특허전략개발원과 기상산업기술원, 기상청 등이 대전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임업진흥원도 이전 예정이다. 

지자체의 이 같은 노력에도 중앙 정부에서 공공기관 이전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 지자체의 행정력 낭비만 심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토부 내부에서는 공공기관 이전 관련 협의에 속도를 내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공공기관 노조와도 계속해서 만나 소통하는 등 공론화 과정을 거치고 있으나 협의가 만만치 않다"면서 "공공기관 이전 발표까지는 꽤 시일이 걸릴 것 같다. 추후 이전 기관 선정이 마무리되면 선정 배경과 이전 예외 기관이 있다면 그것에 대해서도 설명하는 자리를 당연히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naver daum
  • 오늘의 운세
  • 오늘의 투자운
  • 정통 사주
  • 고민 구슬